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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남대표 건설사로 알려진 중흥건설의 위기가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다. 정원주 중흥선설 사장의 비자금 조성 및 탈세 혐의로 이미지 타격을 입은 뒤 부실시공 논란 등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막대한 채무보증액을 놓고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업계에선 정원주 사장의 동생 정원철 시티건설(사진) 사장이 대표 법인명 변경을 통해 계열사 분리를 절차를 밟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호남, 광주를 기반으로 성장한 중흥건설이 그룹 안팎으로 시끄러운 일들에 휩싸이며 위기를 맞고 있다.
중견건설사였던 중흥건설은 호남 지역 건설사 중 최초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상호출자 제한 기업집단’에 지난해 4월 선정돼 대기업 반열에 올라섰다. ‘상호출자 제한기업 집단’은 기업집단 중 계열사 자산을 다 합쳐서 5조원이 넘는 기업 집단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중흥건설은 총 자산 약 5조5650억원을 기록해 61개 대기업집단 중 59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성장가도를 달리던 중흥건설은 지난해 정원주 중흥건설 사장이 비자금 조성 혐의로 인해 구속되면서부터 위기를 맞았다. 오너의 검찰수사로 인해 회사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데 이어 탈세·하도급 대금 미지급·부실시공 등 연이은 부정적 이슈들과 맞물려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계열사 중흥종합건설이 시티건설로 사명을 변경하자 일각에선 중흥그룹이 위기를 탈피하기 위해 계열사 분리를 진행한다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
비자금 스캔들 후 ‘잡음’…동생기업 사명 변경, 흙탕물 발 빼기 시선
지난달 22일 중흥종합건설은 사명을 시티건설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그 배경을 놓고 재계에선 여러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
그 중 하나는 그룹의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한 이미지 개선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중흥건설은 정원주 사장의 비자금 스캔들과 시티건설의 부실시공 및 불공정 행위 등 부정적 이슈들이 이어지고 있다.
▲ 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2014년 12월 기준.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시티건설은 정원주 중흥건설 사장의 동생 정원철 사장이 운영하는 중흥건설 그룹의 계열사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최대주주는 51.18%의 지분을 보유한 시티글로벌이다. 시티글로벌은 정원철 사장이 지분 100%를 소유해 사실상 시티건설은 정원철 사장 소유라는 것이 재계의 시선이다.
지난해 4월 정원주 사장은 비자금 조성 혐의로 구속됐다. 이 과정에서 광주지방국세청의 심층 세무조사를 통해 탈세 혐의까지 밝혀지며 물의를 빚었다. 결국 수 백억원 상당의 회사 돈을 횡령한 혐의가 인정 돼 지난 1월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 120시간 사회봉사를 선고받았다.
또 중흥건설은 국세청 조사 결과 탈루세액이 적발되며 300여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추징키도 했다.
중흥건설 계열사 시티건설 역시 마찬가지로 부정적인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다. 부실시공으로 인한 입주민과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으며 하도급 대금 및 지연이자 등을 지급하지 않아 8억원에 가까운 과징금을 부여받았다.
입주민들은 시티건설을 상대로 하자 보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며 저가 중국산 옥상 대리석이 갈라져 추락해 안전을 위협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거 중흥건설도 양주, 덕정, 김포 등에서 입주민들과 부실시공 논란을 겪었다. 논란은 계속 이어져 지난해 9월부터 일산 중흥 S-클래스 타운하우스에서도 부실공사 비난이 일고 있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2016년 2월 기준. ⓒ스카이데일리
시티건설은 부실시공 논란에 이어 불공정 행위도 드러났다. 지난 1월 공정위는 시티건설(당시 중흥종합건설)이 건설공사와 레미콘 제작 등을 위탁한 후 하도급 대금, 지연이자와 어음 할인료를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적발했다.
이로 인해 시티건설은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7억9200만원을 부과 받았다. 이는 그동안 대금 미지급 행위로 인한 과징금 부과 금액 중 최대 금액으로 알려지며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높은 채무보증비율, 일감 몰아주기 지적…부담스런 ‘대기업 간판’ 내려놓기 의혹도
시티건설 사명 변경을 놓고 제기되는 또 다른 해석은 대기업 반열에 오른 중흥건설이 떠안아야할 부담스런 문제들을 피할 수 있도록 계열사를 분리하기 위한 전초작업이라는 것이다.
대기업 건설사에 포함되는 중흥건설은 높은 채무보증비율과 내부거래율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기업 집단 지정 후 2년의 유예기간 동안 채무보증을 해소해야하지만 중흥건설은 높은 계열사간 채무보증액을 보유하고 있다. 대기업집단에 속하면 상호출자뿐 만 아니라 신규순환출자, 채무보증 등이 금지된다.
지난달 16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중흥건설그룹은 대기업 집단 중 자기자본 대비 계열사 채무보증 비율이 높은 상위 10개 기업 중에 포함됐다. 계열사 간 채무보증액이 자기자본의 2.6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2014년 12월 기준. ⓒ스카이데일리
게다가 중흥건설은 계열사 간 내부거래율도 높아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건축업계의 중론이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중흥건설 지난 3년간 내부거래율은 ▲2012년 103%(매출액 3426억원, 내부거래액 3522억원) ▲2013년 87%(매출액 3963억원, 내부거래액 3446억원) ▲75%(매출액 6372억원, 내부거래액 4807억원)이다.
그룹 측은 계열분리 의혹에 대해 부정했다. 사명 변경은 지난해부터 적용된 아파트 브랜드명 ‘시티 프라디움’과 대표법인명의 동일성을 높여 소비자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을 전했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회사운영 자체는 개별적으로 했지만 동일 브랜드를 쓰다 보니 고객들이 혼선이 온다는 민원이 있었기 때문에 새롭게 론칭했을 뿐이다”며 “이런 게(사명을 바꾼 것이) 큰 문제가 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남은 기간 동안 채무보증액을 현재도 갚아나가는 중이다”며 “어차피 법적으로 주어진 기간 안에 무조건 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일감몰아주기에 대해선 건설사 특성상 시행과 시공이 같이 있기 때문에 서로 맞춰가는 과정에서 그렇게 비쳐질 수도 있으며 계열사들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내부거래가 많을 수밖에 없다”며 “다른 곳도 다 그렇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중원건설은 2014년 기준 중흥주택, 그린세종, 시티건설 등 43개의 계열사를 거느렸다. 자본 1조2120억원, 부채 4조3520억원으로 부채비율이 약 359%다. 매출액 3조2610억원, 당기순이익 4680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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