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시설 설립을 둘러싼 지역갈등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경기도 화성시에서도 ‘석포리 폐기물최종처분시설’ 승인 최종결정을 앞두고 있지만 지역주민·시(市)의회와 지자체·사업추진기업 간에 갈등이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아 향후 사업 향방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4만1000평 규모 폐기물매립장 조성 사업 두고 지역갈등 발발
지난 2016년 8월 지정 외 폐기물 수집·운반업체인 케이이에스환경개발(주)은 화성시에 석포리 폐기물매립장 조성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경기 화성시 장안면 석포리 708-2번지 임야 일대에 △면적 13만6991㎡(4만1000여평) △매립면적 7만8120㎡(2만3000여평) △매립고 지하 25m·지상 14.7m(총 39.7m 높이) △매립량 180만㎥ △처리용량 일 750톤 △매립기간 10년 등의 규모로 지어진다.
사업은 첫 삽을 뜨기 전부터 파열음이 끊이지 않았다.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는 화성시가 현행법령에 규정된 폐기물매립시설 결정기준을 무시한 채 사업계획 적정통보를 내줬다며 반발의 목소리를 높였다. 화성시가 노골적으로 업체의 편을 들어주고 있다고도 피력했다.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현행 ‘국토교통부령 도시·군 관리시설의 결정·구조 및 설치기준에 관한 규칙’(설치기준규칙) 제157조에는 폐기물처리·재활용시설 결정기준을 △인구밀집지역·공공기관·학교·연구시설·의료시설·종교시설 등과 가깝지 않고 △풍향과 배수를 고려해 주민의 보건위생에 대한 우려가 없어야 하며 △대기·수질오염 등 각종 환경오염문제를 고려해 결정하도록 규정돼 있다.
화성시가 적정통보를 내준 폐기물매립장 부지 300m이내에는 국내 최첨단 자동차 연구소인 현대기아자동차남양기술연구소(남양연구소)가, 500m이내에는 주거시설, 1.5km이내에는 석포초등학교(장안초 석포분교)가 위치해 있다. 또한 폐기물매립장 부지에서 250m 떨어진 자안천은 화성호와 연결돼 있어 자칫 침출수가 누출될 경우 대규모 환경오염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 화성호는 인근 농작물·벼농사 농수로도 사용된다.
지역주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2016년 11월 화성시의 적정성통보에 이어 2018년 1월 도시관리계획(시설:폐기물처리시설) 결정(안)에 대한 주민공람·공고됐다. 주민대책위는 결국 ‘폐기물처리업 사업계획에 대한 적정통보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행정심판을 제기했지만 적정통보 이후 3개월 이내에 소송을 제기토록 한 행점심판 규정에 따라 각하됐다.
그 이후에도 주민들은 지자체가 노골적으로 업체 측의 편을 들고 있다는 논리를 앞세워 폐기물 처리장 사업을 격렬히 반대했다. 현재도 마찬가지다. 윤광열 주민대책위원장은 “업체 측이 기존 사업계획을 취소했다가 변경된 내용으로 다시 화성시에 제출했는데 화성시가 절차를 무시하고 일사천리로 진행시켰다”며 “지자체의 적정통보 단계부터 새로 절차를 시작해야 하는데도 (화성시는) 편의를 봐 준다는 개념으로 (바로) 결정안을 주민공람·공고를 했다”고 피력했다.
이런 가운데 화성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지난달 석포리폐기물매립장 관련 회의를 열고 논의를 진행한 결과 폐기물매립장 부지 현장답사 후 차기 회의에서 도시계획시설 적합성 여부를 최종 결정짓기로 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폐기물매립장사업 승인·철회여부를 놓고 위원들 간 의견대립이 팽팽해 ‘위원들의 투표를 통해 결정하자’는 의견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승인결정 안 해주면 회사가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느냐’, ‘회사에 그 만큼 고통을 줬으면 승인을 해줘야 하지 않느냐’는 등의 폐기물매립장 사업 승인 결정을 주장한 위원들도 상당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빠르면 내달 열릴 예정인 도시계획위원회에서 폐기물매립장 사업 승인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도계위 최종 결정만 남은 폐기물매립장 사업…주민들 “절대 반대” vs 화성시 “결과 존중”
주민들과 환경단체의 격렬한 저항 속에서도 화성시는 담담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절차상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석포리 폐기물매립장 승인 여부를 결정토록 돼 있는 만큼 전문가인 위원들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화성시 관계자는 “도시계획위원회가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사항이다”며 “현재 코로나 사태로 인해 위원회 회의가 언제 열릴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주민들과 환경단체는 이런 화성시의 태도에 못마땅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석포리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일은 화성시가 다 벌려놓고 결정단계에서는 도시계획위원회 뒤에 숨어든 꼴이다”며 “화성시는 위원회에 책임을 미루지 말고 적정성 통보를 내준데 대해 책임을 지고 사업을 철회시켜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한 “석포리에 최종 처분시설인 폐기물매립장이 들어서게 되면 중간재 처리업체, 유통업체 등 폐기물 업체가 몰려들게 된다”며 “현재도 폐기물처리업체가 난무하는 마당에 더 들어오게 된다면 화성시는 폐기물 지역으로 전락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화성시에 등록된 폐기물사업장은 573곳이다. 미등록 업체까지 더하면 수천 곳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화성환경운동연합 박혜정 사무국장은 “석포리 부지는 폐기물매립장 건설 기준으로 봤을 때 환경적으로나 입지적으로 폐기물매립장이 들어오면 안 되는 곳이다”며 “주민들이 주장하는 부분들에 대해 납득할만한 근거가 제시되지 않은 상태라 그런지 시에서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지역에는 공단이 많다보니 위해도 평가에서 발암물질 등 몇 가지는 이미 기준치를 초과하고 있다”며 “이런 상태에서 폐기물매립장이 추가됐을 경우 주민들은 물론 약 2만명에 달하는 남양연구소 근로자와 방문자들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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