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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의 예술과 인생
권력자에 의해 국민들은 죽고 산다
‘1917’ 독특한 영화 리뷰
김수영 필진페이지 + 입력 2020-04-27 11:55:44
▲ 김수영 서양화가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기피하다 보니 외출을 못하고 지내던 차이다. 그 유명한 아카데미 영화 3관왕 ‘1917’을 개봉한지 두 달이 지나서야 보게 됐다. 그래서인지 300석이나 되는 극장에 관객이 단 세 명만이 덩그러니 앉아 있어 극장 역시 코로나 비극의 피해자인 곳이구나 하고 영화 매니어인 나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1917’은 영국 감독인 ‘셈 멘데스’감독 작품으로 1차 세계대전을 무대로 ‘죠지 맥케이’와 ‘딘 찰스 체프먼’이 주연한 영화다. 참혹한 전장에서 두 전령 병사들의 임무수행을 그린 영화이다. 즉, 독일군의 작전 하에 갇혀 있는 ‘멕켄지’ 중령의 부대 1600명을 구하는 공격중지 명령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전쟁의 참화와 비극적인 살육현장을 보여 주는 참으로 잘 만든 영화였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없었더라면 이 영화가 작품상과 감독상을 따 놓은 당상이었으니 단 2%가 부족하여 ‘기생충’에게 영광을 돌린 아쉬운 영화였다.    
 
영화는 1917년 벨기에 들판에서 독일군과 영국군이 대치한 상태에서 참호전을 벌이는 중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 무려 6개월 동안이나 리허설을 한 노력파 제작에다 촬영기법이 독특하여 아카데미 촬영 감독상을 수상한 수작이다.   
 
1차 대전 중, 가장 치열했던 전투는 ‘베르됭 전투’ ‘솜 전투’ ‘파스 샹달 전투’ 세군데인데 영화의 무대는 ‘파스 샹달 전투’다.   
 
이 전투가 벌어진 벨기에 지방의 들판은 우리나라의 장마철 논바닥처럼 질펀하고 물과 습기 그리고 전염병과 썩은 시체가 뒤섞인 진흙바닥이 있는 아주 견디기 힘든 땅이다. 이곳에서 독일군과 영국군은 참호를 파고 불과 250미터를 차지하기 위해 3년을 치고 박고, 돌격과 후퇴를 거듭한 최악의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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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17 포스터 (다음 이미지 제공)
 
병사들이 파 놓은 참호는 길이를 모두 합치면 지구의 둘레를 감싸는 길이가 되는 깊고 길다란 참호 속에서 서로 상대를 겨냥하여 살육을 벌이는 참혹한 전투였다.
 
영화는 전쟁의 잔혹하고도 추악한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 독일군 포격에 의해 어린 병사가 뱃속의 창자가 다 드러난 상태에서 "마마 마마" 하고 울부짖는가 하면, 전령사 한명이 강으로 떨어져 폭포에 휩싸여 물에 떠내려가다 시신이 수 십구 떠밀려 있는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시체를 밟고 떠밀고 뛰어 넘어 가는, 놀랍고 비극적인 장면이 있는가 하면, 체리 꽃잎이 하얗게 물에 떠 있는 속에 병사들의 죽음이 함께 보이는 대조를 비치며 전쟁으로 인한 젊은 유럽인들의 안타깝고 처절한 모습까지 보여준다.   
 
‘로져 디킨스’ 촬영감독이 아카데미 촬영상을 받을 정도의 세련되고 특이한 촬영기법이다. “원 콘티뉴어스 숏(one continuous shot)” 이라는 방식으로 촬영되었는데, 두 병사가 참혹하고도 잔인한 전장의 사지로 달려가면 화면도 같이 따라가는 방식이다.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독특함에 전쟁의 현장감이 살아 있다.   
 
제1차 세계대전은 역사시간에 배웠듯, 오스트리아 황태자가 사라예보를 방문했을 때, 보스니아 청년이 우리의 안중근 의사처럼 침략국의 황태자 부부에 총격을 가하여 벌어진 유럽의 비극이다. 이 전쟁은 독일과 오스트리아, 헝가리 동맹국과 미국, 영국, 러시아 연합군이 싸워서 4년 동안에 양측 군인과 민간인을 포함하여 1500만 명이 사망하는 비극적인 전쟁이었다.   
 
전쟁의 목적은 단순명료하다. 언제나 집권권력자들이 영토 확장과 권세 확장, 그리고 물욕과 삐뚤어진 명예 과시에 바탕을 두고 있다.   
 
히틀러가 그랬고 모택동, 김일성이 그랬으며 몽골이 무지막지하게 사람들을 파리 목숨처럼 알고 백성들의 인권과 나라의 정의를 휘두르며 잘못된 판단으로 저질러진 것이 전쟁이다. 전쟁으로 인하여 죽어나가는 것은 군인과 백성들이며 애꿎은 젊은 군인들이 끌려가서 개죽음과 고생을 하는 것이다.   
 
영화에서도 시신이 둥둥 떠다니는 강물 위에 하얀 벚꽃 잎들이 같이 떠 있는 모습은 평화와 자연, 그리고 아름다운 계절과 무심하게 죽음으로 변한 불쌍한 젊은 군인들의 처절한 시신이 아이러니하게 대비를 보여준다.   
 
그리고 폭격으로 폐허가 된 오두막집에 혼자 아가를 데리고 숨어 있던 여인에게 병사는 우유와 통조림을 나누어 주고 아름다운 시를 들려준다.   
 
병사가 숲속을 찾아갈 때, 휴식하는 병사들 중 한 병사가 노래를 부른다. 미국 민요 “I am a poor way faring stranger” “나는 그곳으로 가네” 라는 노래다.    
 
“나는 방황하는 나그네입니다. 전쟁으로 가득 찬 이 세상을 떠돌고 있지요. 하지만 내가 가는 밝은 그곳에는 병과 위험이 없습니다. 나는 아버지를 뵙기 위해 그곳으로 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헤매지 않아도 되는 그곳으로 요단강을 건너 내 집을 행해 갑니다.” (이하 생략)
 
가사는 오리지널과 다르게 개사하였지만, 전장의 혹독함 속에서 평화와 가족을 그리는 아름다운 가사였다. 평화를 갈구하는 병사의 마음과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상징성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1917’ 이 영화는 크게 감동을 주거나 대단히 놀라운 영화의 메시지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참혹한 전장의 비극을 관객에게 현장감 있게 보여주는 반전영화라고나 할까?   
 
여기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생각하면, 기생충은 정말로 대단한 영화라고 생각이 된다. 부자와 가난한 자의 사회성을 가미하고도 재미를 잃지 않는 기발하고 찬란한 내용의 ‘기생충’은 대한민국의 문화와 영화의 우수성을 세계 만방에 과시한 쾌거다.
 
전쟁은 아무리 빛나고 당연한 역사라 말을 하고 선전을 해도 정당화 할 수 없는 인류 최대의 적이다. 평화 평화로다 하늘 위에서 내려오네 라는 찬송가가 생각난다.
 
“평화 평화로다 하늘 위에서 내려오네!”   
 
이 땅에 평화와 안정, 그리고 번영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하면서 저 높은 대한민국의 푸른 봄 하늘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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