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직원들에게 올해 희망퇴직 시행 협조문을 공지했다. 50세 이상,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이달 22일까지 희망퇴직을 신청받는다는 내용이다. 사무직 약 1450명 중 480여명이 대상자다.
이는 앞서 지난 2월 에쓰오일이 직원을 대상으로 한 인사설명회에서도 언급된 바 있다. 당시 에쓰오일은 희망퇴직 계획안을 통해 연령별 퇴직금 규모와 학자금 추가 지급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이달부터 연말까지 임원진 50여명의 급여 20%를 반납하기로 했다. 회사 경영 사정이 어려워진 만큼 위기관리 및 극복 차원에서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임금 반납을 결정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에쓰오일은 세간으로부터 ‘신의 직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직원에 대한 처우와 복지가 좋은 곳이다. 에쓰오일의 직원 평균 연봉은 2018년 기준 1억3760만원으로, 직장인 평균 연봉 3634만원의 3배가 넘는다. 본인은 물론 배우자와 자녀 병원비 및 건강검진이 지원되고, 자녀의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교육비가 지원되는 등 최고 수준의 복지혜택이 제공되고 있다.
덕분에 에쓰오일의 직원 평균근속연수는 국내 정유업체 4곳 가운데 가장 높다. 지난해 9월 기준 전체 직원 수 3200명의 평균근속연수는 17년이다. 나머지 정유회사의 경우 SK이노베이션 9.3년, GS칼텍스 14.5년, 현대오일뱅크 13.8년 등이다.
그만큼 현재 에쓰오일이 처한 상황은 심각하다. 에쓰오일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만 1조73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창사 이래 최대 적자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정제마진 악화에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 등의 여파로 실적에 직격타를 입었다.
사정은 다른 정유사도 마찬가지다. 올 1분기 기준 SK이노베이션은 1조775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현대오일뱅크 역시 5632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다.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GS칼텍스 역시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고 있어 이들 정유 4사는 1분기에만 4조원이 넘는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정유업계 불황이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위기감은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제 마진 악화에 수요 감소까지 겹치면서 정유사들은 공장을 돌릴수록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며 “당장 코로나19가 진정된다고 해도 사우디와 러시아 간 유가전쟁 등 정유업계 악재가 산적해 있어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현범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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