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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직장 내 괴롭힘’ 20대 청년은 유서를 썼다

오리온 “깊은 애도…고용부 권고 수용, 경직된 조직문화 바꿀 것”

강주현기자(jhka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06-30 18: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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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리온 익산 공장에서 20대 직원이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사고와 관련해 고용노동부가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판단을 내렸다. 사진은 오리온. ⓒ스카이데일리
 
오리온 익산 공장에서 20대 직원이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사고와 관련해 고용노동부(고용부)가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판단을 내렸다. 5월 오리온이 입장문을 통해 “극단적 선택의 동기는 회사 외 다른 데 있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낸 상황이다”고 설명한 내용과는 다소 간극이 있다. 오리온은 고용부의 판단·권고를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뜻과 함께 조직문화 개혁의지를 밝혔다.
 
오리온은 지난 3월 17일 익산 공장에서 근무하던 직원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고용부 조사결과와 권고안을 겸허히 수용하고 고인에겐 큰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30일 밝혔다.
 
오리온은 입장문을 통해 “오리온과 전 임직원은 지난 3월 17일 익산 공장에서 근무하던 직원의 사망 사건에 대해 큰 애도와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본 사건과 관련한 고용노동부의 조사결과 고인의 상관이 고인에게 시말서 제출을 요구한 행위에 대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익산공장의 경직된 조직문화에 대한 개선지도 및 권고를 받았다”며 “오리온은 고용노동부의 권고를 겸허히 수용하고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업계 등에 따르면 오리온 공장에 다니던 직원 서모씨(여·향년 22세)는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등을 호소하며 지난 3월 17일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3쪽 메모 분량 유서를 남겼다. 유서엔 “오리온이 너무 싫어” “돈이 뭐라고” “이제 그만하고 싶어” 등이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서 씨가 남긴 유서에는 가해자의 실명과 함께 “그만 좀 괴롭혀라”는 글도 있었다.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고인은 생전 사내 유언비어와 부서이동 등으로 괴로움을 호소했다. 이에 시민단체 등은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을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근로기준법의 위반을 묵인·방조했다며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하기도 했다. 고용부도 해당 사고에 대한 조사에 돌입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오리온은 5월 21일 입장문을 통해 “이 사건에 관해 고용부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에 회사는 적극적으로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회사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어떠한 책임도 감수할 것이며 문제가 된 임직원이 있다면 법과 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조치할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도 “이 사건과 관련해서 두 차례에 걸친 경찰 조사가 있었으며 고인의 자살 동기와 회사는 직접적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사 내부 조사에서도 공장 내 일부 경직된 조직 문화는 문제가 있으나 극단적 선택의 동기는 회사 외 다른 데 있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낸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용부 조사 결과 생산현장에서 관리자 임의로 경위서나 시말서를 받는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오리온 측은 “오리온은 먹거리를 제조하는 식품회사로 업의 특성상 식품위생과 소비자안전을 위해 엄격하게 생산공정을 관리했고 생산 현장에서 품질관리를 위해 경위서나 시말서를 받는 경우가 있었음이 고용노동부 조사결과 확인됐다”며 “그러나 회사 규정에 의하면 시말서 처분은 본사 차원에서 내려지는 인사 징계 중 하나로 현장에서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위반하고 본인의 권한 범위를 넘어선 해당 팀장에 대해서는 사규에 따라 징계 할 예정이다”며 “경위서나 시말서를 받은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확립된 판례나 선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번 고용부의 판단을 겸허히 수용하고 개선지도 및 권고 조치를 이행하겠다”고 전했다.
 
고인이 가해자로 지목한 동료에 대해서는 고용부 조사 결과 고인의 정신적 고통과의 구체적인 인과관계를 찾기 어려워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인정되지 않았다. 다만 고용부는 오리온의 재조사를 권고했다. 오리온은 권고에 따라 엄격한 재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 밝혔다. 아울러 현재 진행 중인 고용부의 특별근로감독 이후에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유족들과도 진실 되게 대화에 임하겠다는 뜻도 전달했다.
 
오리온 측은 “이번 사건을 통해 고인이 애로 사항 등을 쉽게 털어놓을 수 있는 대상이 마땅치 않았고 또 공장 내 경직된 조직 문화가 존재했음을 알게 됐다”며 “현재 본사차원에서 공장의 업무 문화, 근무 환경 등을 개선하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다각도로 청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를 바탕으로 공장 내 존재하는 경직된 조직문화를 개혁하고 노동조합과도 함께 머리를 맞대 노사 공동으로 현장의 문화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들을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임직원들이 회사 생활 외에도 개인적인 고충이나 고민 등을 털어놓고 보다 안정적인 회사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외부 기관을 통한 ‘근로자 심리 상담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다”며 “이 외에도 나이 어린 신입사원들을 지원하는 멘토링 제도 등 공장 내 임직원들의 근무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사내 정책들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필요한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이를 지속적으로 시행해가겠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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