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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의 성경&정치경제

나라꼴이 엉망진창이다

잘못된 부동산 정책으로 민심 요동…인플레이션 우려도`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0-08-01 12:02:32

“그의 노염은 잠깐이요 그의 은총은 평생이로다. 저녁에는 울음이 깃들지라도 아침에는 기쁨이 오리로다.”<시편 30 : 5>
 
▲ 深頌(심송) 안호원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니스트. 한국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나라꼴이 엉망진창이다. 법도 없다. 집권 세력이 제 세상 만난 듯 브레이크 없는 독주를 하고 있다. 쓰나미가 곧 몰려올 것 같은 분위기로 국민들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 아니 폭발 일보 직전이다.
 
3년 전 ‘사람이 먼저다’고 말했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 중에서도 복지에 거는 기대가 컸다. 촛불 혁명덕으로 새롭게 태어난 문재인 정권이 복지한국의 기틀을 만들어주기를 희망했다. 초기엔 좋았다. 병원에 가면 문재인 케어 덕을 톡톡히 보았다. 실업급여도 더 많이 받게 되고, 기간도 길어졌다.
 
태평성대(太平聖代)가 오는 가 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쯤에서 끝이다. 전 국민 고용보험은 아직도 실현되지 않은 꿈이다. 기틀은커녕 몇 군데 흉내만 냈다. 정부는 해마다 추가경정예산을 짰다. 올해만도 세 번씩이나 돈이 모자란다며 국책을 대책 없이 마구 찍었다. 그 바람에 나랏빚이 국내 총생산(GDP) 대비 40%를 넘어섰다.
 
한국인의 재정건전성 집착은 유별난 것 같다. 후세 사가(史家)들은 문재인 통치기를 재정건전성 훼손기로 기록할 지도 모른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평소 임기웅변식 말잔치로 국민을 희롱하며 무분별하게 땜질만 하고 정작 관심을 가져야 할 증세는 ‘난 몰라라’ 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 된다.
 
올 한해 재정적자 전망 112조원(관리재정수지 기준). 올해 말 나랏빚 어림잡아 840조원, 2년 뒤엔 1031조원. 나라 회계 장부가 온통 시뻘건 색으로 물들었다. 소득주도성장과 포퓰리즘이 생채기를 낸 위에 설상가상, 미중 무역 분쟁이 소금물 뿌리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19 세균 가득한 구정물을 뿌린 결과다. 거센 재정적자의 소용돌이다.
 
그런 와중에 적자를 줄인 일등공신이 있으니 그가 바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다. 기획재정부를 설득, 열심히 세금을 올려 재정건전성을 지키는 데 일조를 했다.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취득세, 양도소득세 같은 부동산 세수가 문재인 정권 들어서면서 32조원 늘었다는 말도 장안에서 떠돈다. 양도세, 종부세율을 올린 2017년 8·2대책과 2018년 9·13 대책이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집값을 잡겠다고 세율을 올렸더니 오히려 부동산가격이 폭등했다. 증폭 효과가 발생, 세수가 왕창 늘어난 것이다.
 
덕택에 무려 스물두 번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김 장관은 고군분투하는 재정건전성 수호천사로 비춰졌다. 그 뒤에선 국민은 긴 한숨을 쉬고 있다. 하릴 없이 ‘이생집망’(이번 생애엔 집사기는 망했다)을 되뇌이며 원망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용히 살고 있는데 생뚱맞게 집값이 껑충 뛰어 졸지에 종부세를 더 내게 된 국민들, ‘화’(禍)를 넘어 허탈하긴 매한가지다.
 
성난 민심을 달래겠다고 정부와 청와대, 여당은 또 생 쇼를 벌린다. 청와대 인사와 여당 국회의원, 고위 관료에게 ‘집 한 채 남기고 다 팔라’고 지시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관내 4급 이상 공무원 및 단체장에게 무조건 집 한 채만 남기고 다 팔라며 거역할 경우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요즘 세상에 이런 지시가 가당키나 한가. 노골적인 쇼로 국민의 신뢰를 얻어 부동산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면 착각이고 오산이 아닐 수 없다.
 
이 시점에서 우려되는 것은 우선 인플레이션이다. 물론 코로나로 인해 경기가 침체되기는 했지만 돈이 너무 풀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이 갈 데가 없다는 것이다. 세금을 뗀 정기예금 실질 금리가 사실상 마이너스다. 이런 판국에 누가 투자를 하겠는가. 478조원에 이르는 사모펀드는 툭하면 사고다. 불안할 수 밖에 없다.
 
또 하나 이에 앞서 교육 정책이 불난 집에 부채질 하듯 부동산을 들쑤셔 놨다. 지난 해 말 자사고 특목고를 없앤다는 발표가 나자마자 교육 특구인 서울 강남, 목동 등에서 부동산이 들썩였다. 그렇지 않아도 강남, 목동 등지는 교육 노마드 행렬이 끊이지 않았던 지역이다. 자사고 폐지는 그야말로 불난 데 부채질하는 격이다. 아예 기름을 부었던 것이다. 그 영향은 앞으로도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곳곳에 살얼음판임에도 불구, 정부가 엊그제 22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주요골자는 말할 것도 없이 세금 폭탄 투하다. 이번엔 거의 핵 폭탄급 수준이다. 종부세 최고세율이 지난 해 12·6 대책의 두 배가 뛰었다.
 
이에 대해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갸우뚱이다. 이해를 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도 단기 효과는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볼 땐 아니올시다 라는 입장으로 있다. 많은 세입자들은 세금 부담의 불똥이 전월세금으로 튈까 봐 전전긍긍하며 불안해하는 눈치다.
 
이런 와중에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임대차보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전날 소관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후 만 하루 만에 본회의까지 통과한 것인데,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다. 일하는 국회를 강조하는 민주당의 입장과 달리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는 지난 달 30일 본회의를 열고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상가건물임대보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미래통합당은 예고한대로 반대토론만 하고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의 의원들은 전원 찬성표를 던졌다.
 
임대차보호법은 임대차 3법 중 하나로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의 내용을 담고 있다. 세입자들은 2년의 계약기간이 끝난 후 추가로 2년 계약을 연장할 수 있게 됐다. 1989년 임대차 계약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바꾼 후 31년 만의 개정이다. 임대료 인상률은 5% 이내로 제한했다.
 
임대차 3법은 대표적인 민생법안이다. 앞서 민주당은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 임대차 3법을 7월 임시국회의 핵심법안으로 규정한 바 있다. 그러나 야당이 의사일정에 합의하지 않자 무소불위의 민주당이 이 같은 강수를 둔 것이다. 상임위 상정과 의결 모두 단독으로 처리됐다. 민주당이 비록 단독이지만 다수 표결로 의결한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절차적으로는 큰 오점을 남겼다.
 
176석이 의미하는 건 대통령이 늘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야당과의 협력을 이끌어서 일하라는 뜻이지 이렇게 다수 표결을 명분으로 밀어붙이라는 건 아니다. 지금의 상황이 결코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현 정부가 ‘국민의 봉이냐’는 민심의 반발을 뚫고, 증세를 단행할 역량과 뱃심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늘 한시적인 실책으로 신뢰를 받지 못할 만큼 무지하고 무능한 정권이기 때문이다. 올해 5년 중기재정계획에는 증세가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추측하건데 골치 아픈 증세를 다음 정권에 슬쩍 떠넘기려는 움직임이 간파되고 있다.
 
잘못은 무조건 전 정권 탓만 하면서도 자신들의 실책의 결과에 대해서는 빚더미와 함께 넘기려고 한다. 이대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쉬쉬하며 적당히 덮을 일이 아니다. 국민에 나라곳간 사정을 소상히 알리고 증세를 하든지 아님 씀씀이를 줄이든지 결단이 필요한 때다. 책임감 있는 정부라면 돈만 풀어서 생색나는 일만 할 수는 없는 게 아닌가.
 
한국판 뉴딜의 한 축인 사회안전망도 결국은 돈이 성패를 가름한다. 단박에 보편 증세가 어렵다는 것은 모두가 안다. 증세라는 말을 꺼내기 무섭게 집중포화를 받으며 욕을 바가지로 먹는다. 지금으로선 공론화의 주춧돌만 놓아도 성공이다.
 
우려되는 것은 3년 후 정부가 지고 있는 빚이 한 해 한국경제 전체가 한 해 벌어들이는 돈의 절반을 넘어서게 된다는 것이다. 대책 마련이 필요한 때다. 문 대통령은 3년 전 취임사에서 “제 가슴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열정으로 뜨겁다”고 말했다. 숫한 공약(公約)이 모두 공약(空約)으로 날아갔지만 우려스럽게도 이 공약만은 실현되는 것 같다.
 
문 대통령의 말처럼 정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여러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이 나라가 걱정이 된다. 특히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여성 장관들의 언행이 두렵고 불안하다. 자칫 문재인 정권은 ‘이생 집망’도 부족해 ‘삼생 집망’ 소리를 듣는 정권이 될 것 같다. 집권 여당의 독주를 보면서 엉뚱하게도 두 딸을 왕비로 만들고 부귀영화를 누렸던 한명회의 ‘부관참시(剖棺斬屍)’가 생각난다. 끝난 것이 끝난 게 아니다.
 
“그러므로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견실하며 흔들리지 말고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되라 이는 너희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 앎이라.”<고린도전서 15 :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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