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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석 교수의 부동산 진단&분석

부동산규제 로또판을 키운다

청약·기존 아파트 모두 로또화

참여정부 교훈 다시 떠올릴 때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0-08-02 17:09:44

▲ 심형석 미SWCU교수(우대빵부동산연구소 소장)
 부동산시장이 갈수록 로또(lotto)화 되는 경향이 늘고 있다. 내집 마련에서부터 시작한 로또는 이제는 전세 계약에까지 적용되려는 중이다. 일단 내집을 마련하는데 가장 인기있는 방법인 청약시장이 로또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유망지역에 청약을 받기 위해서는 가점제라는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지만 가점이 낮은 주택수요자의 경우 운에 기댈 수밖에 없다. 운 좋게 특정 지역의 분양아파트가 가점이 낮아 당첨된 경우도 로또이며, 부적격자로 인해 나온 추점제 물량에 당첨되는 것 또한 로또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의하면 2019년 상반기 16.8대1이었던 서울 아파트 1순위 청약경쟁률은 2020년 상반기 무려 4배 넘게 치솟은 74.6대1로 상승했다. 이렇게 청약시장이 로또화되는 가장 큰 원인은 공급물량은 대폭 줄었지만 내집을 마련하려는 수요는 증가했기 때문이다. 2019년 상반기 서울 청약시장은 4,881가구가 공급되어 8만2,238명이 청약했지만 2020년 상반기에는 2,430가구 공급에 무려 18만1,294명이 청약했다. 청약시장에 몰려든 주택수요자들도 문제지만 2019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청약 물량이 더 큰 문제였다. 줄어든 물량은 수요자들의 조급증과 불안감에 불을 지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청약가점도 당연히 높아졌다. 2019년 상반기에는 평균 54점이었던 청약가점은 2020년 상반기는 58점으로 올랐다.
 
분양물량만 로또가 아니다. 기존 아파트를 사는 것 또한 로또다. 7.10 부동산대책이 발표되기 전 매입한 다주택자는 기존 취득세율이 적용되나 대책 이후의 시점에 매입한 다주택자들은 8% 또는 12%의 취득세율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으로의 임대차계약 또한 로또다. 법 시행 이전에 한 계약은 로또이지만 시행 이후에 한 계약은 쪽박이다. 56주째 상승 중인 서울 전세시장으로 수억원씩 전세금이 오르는 중이다. 전세물량도 거의 없어 세입자들은 울며겨자먹기로 수억원의 전세금을 받아들이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이렇게 로또판으로 돌아가는 가장 큰 원인은 정부의 규제 때문이다. 장기적인 부동산정책이 아닌 단기 부동산대책만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미래의 부동산시장을 고려한 정책은 실종상태다. 이렇게 단기적인 대책만이 나올 경우 발표되는 시기에 따라 적용되는 규제가 엄청나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어디에 줄을 서느냐에 따라 수익이 크게 달라지니 갈피를 잡기 어렵다. 규제는 규제를 만들고 그 규제는 또 다른 규제를 만든다. 시장을 규제로만 해결하려고 하면 규제에 규제가 꼬리를 물고 늘어나게 되어 정책 담당자들조차 본인들이 만든 규제를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된다.
 
대표적인 것이 우리의 청약시장이다. 청약제도가 만들어지고 난 이후 150번 가까이 변경되었는데 2020년 하반기에도 계속 바뀔 예정이다. 변경하면 할수록 제도는 복잡해지고 이 복잡성에 따라 다시금 제도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다. 이제는 청약담당자들마저 청약제도를 이해하기 어려워 법안을 찾아보면서 조심스럽게 상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첩첩히 싸인 규제의 그림자이다.
 
좌파정부는 규제를 좋아한다. 기본적으로 큰 정부를 지향하기에 규제를 통해 시장을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활동을 지원하려는 의지는 없어 보인다. 문재인정부에서 발표되는 대부분의 정책에 뉴딜이란 단어가 포함된 것을 보면 이들 생각의 단초를 읽을 수 있다. 사실 뉴딜(New Deal)이란 천재지변(대공황)과 같은 전대미문의 상황에서의 정부개입을 의미하지 지금과 같은 시기에 사용할 정책은 아니다. 오히려 규제로 인해 우리 부동산시장을 천재지변의 상황으로 만들어놓고 이때다 하고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시행하지도 않는 말도 안되는 법들을 추진하는 중이다.
 
민주당 의원들이 앞다퉈 내놓고 있는 전월세 무한연장, 부동산 민주화, 주택 공개념 등은 정치적 선전 구호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런 법적 근거를 계속 만들려는 이유는 규제로 인해 로또화 되어가는 시장실패를 가리려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일 것이다. 선전 구호는 국민을 편가르기 하고 지지층의 결집도 강화시키는 좋은 정치적 수단이 될 수 있다. 부동산 정책실패가 정권의 무덤이 되고 정권 재창출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었던 참여정부의 교훈을 다시 떠올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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