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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조성우 차장|이창현·허경진 기자] 문재인정부 들어 23번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지만 청년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은 더욱 멀어져 가고 있다. 지난달 30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서울 3분위(소득 40~60%) 가구의 3분위 주택가격배수(PIR)는 14.1배다. 서울에 살면서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려면 가족 모두가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4년 1개월가량 모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지표는 4월 13.9배에서 6월 14.1배로 상승했다.
갈수록 치솟는 집값에 청년들은 좌절감을 토로하고 있다. 앞으로 꾸준한 소득이 예상됨에도 대출을 받을 수 없고 집값은 갈수록 오르는 탓에 사실상 내 집 마련은 어렵다는 게 청년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청년들의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면 결국 결혼·출산 포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스카이데일리 ‘언택트 좌담회-청년 자유발언대’에 참석한 강하린(21·여), 구대호(25·남), 김건호(30·남), 김관우(29·남), 김명섭(20·남), 김정운(26·남), 김준형(35·남), 문성환(27·남), 민정기(28·남), 박민수(20·남), 박선민(26·여), 박예슬(26·여), 백열준(19·남), 성현준(26·남), 오종택(26·남), 이명재(26·남), 이수지(26·여), 정세환(26·남), 조주영(21·남), 한민솔(20·여), 한진우(25·남) 등 20여명의 청년들도 내 집 마련은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꿈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실과 동떨어진 정부 청년주택 대책… 현실은 전세는커녕 월세조차 구하기 어려워
문성환 씨는 현재 춘천에서 전세로 살고 있다며 지방에서조차 전세를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모아둔 돈으로 전세를 마련하려 노력했지만 결국 돈이 부족해 부모님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사람처럼 살 수 있는 방은 춘천 기준으로 3000~3500만원부터 시작하는 것 같아요. 일반적으로 대기업에 취업하지 않는 이상 연봉은 2600~2800만원 수준이에요. 이처럼 전세도 얻기 힘든데 과연 집을 살 수 있을지 의문이 들어요. 부모님의 도움으로 겨우 전세를 얻었지만 더 이상은 지원받기 어렵죠. 내 집 마련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죠. 현실 속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좌절감만 들어요.”
정세환 씨는 자신의 사례를 이야기하며 내 집 마련의 어려운 실정을 토로했다.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내 집 마련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충북 청주 자취방에서 월세로 살고 있어요. 사람들이 청주는 서울에 비해서는 집값이 싸고 안정적인 편이라고 생각해요. 아마 충북이 집값이 저렴하다고 알려져서 그런 것 같아요. 하지만 청주의 상황도 서울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최근 세종시 수도 이전이 거론되면서 청주 일대가 부동산 투기과열로 인해 규제에 묶였기 때문이죠. 결국 정부와 여당의 성급한 정책과 뜬구름 잡는 이야기들 때문에 국민, 특히 청년들은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에요.”
김동민 씨 역시 극심한 전세난을 체감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독립을 하는 친구들을 도와주면서 지켜본 결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서울의 전세값이 뛰었다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 집을 구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절실히 느끼고 있어요. 사람이 어느 정도 윤택하게 살 수 있는 중간 단계의 방들이 전부 다 사라진 상황이더라고요. 이로 인해 청년들이 집을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에요. 내 집 마련을 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가격의 전셋집을 구해서 살면서 돈을 차곡차곡 모아 추후 매수를 하기 마련인데 전세 매물이 사라진 것은 물론 청년들이 살 수 있는 원룸, 1.5룸의 전세마저 사라졌어요. 내 집 마련의 중간 사다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죠.”
결혼을 앞두고 있는 김준형 씨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청년들에게 가혹하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내 집 마련은 꿈도 꾸지 못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신혼집으로 많이 선택하는 전세 매물이 없어 근심이 크다고 토로했다.
“현재 서울 집값 평균이 10억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느끼고 있어요. 10억이라는 돈은 월급만 모아서는 평생 만질까 말까 한 돈이에요. 청년들이 자력으로 내 집을 산다는 것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하는 이야기죠. 특히 신혼부부들은 전세 매물조차 없어 근심이 많은 상황이에요. 결혼을 앞두고 있지만 정말 그 과정이 너무 힘들어요.”
청년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져 가는 상황에서 정부가 청년들의 주거복지 실현을 위해 제시한 청년주택 역시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지원을 신청했던 김동민 씨는 청년주택 등에 당첨되기가 낙타가 바늘구멍 뚫기보다 어렵다고 털어놨다.
“저는 세 번의 시도 끝에 겨우 정부의 지원을 받았어요. 처음에는 신청을 했지만 탈락했고 두 번째는 지원 대상이 됐으나 정부가 제시하는 까다로운 조건의 집을 구하지 못해 혜택을 받지 못했죠. 세 번째에는 건물 하나를 청년에게 주는 좋은 집주인을 만나서 전세를 구해 들어갈 수 있었어요. 앞으로 지금 사는 집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요. 정부가 내세우는 조건들이 너무 까다로워요. 당첨이 되지 않아도 문제, 당첨이 돼도 문제인 상황인 것이죠.”
오종택 씨 역시 청년주택 등 지원을 받기 위한 조건이 너무나도 까다롭다고 지적했다. 평범한 부모를 둔 청년은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게 정책이 설계돼 있다는 지적이다.
“청년임대주택은 우리와 같은 평범한 청년들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닌 것 같아요. 소득기준을 따져서 3인이나 4인 가구소득이 220만원 이하인 사람들을 위한 곳이에요. 물론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필요하지만 과연 몇 명이나 혜택을 받을 지 의문이에요. 일반 청년들은 결국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이죠. 이런 건 청년 주거대책이라고 말 할 수 없어요.”
청년주택 등이 청년의 주거복지를 실현시키지 못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구대호 씨는 정부가 많은 청년을 수용하기 위해 주거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청년들을 청년주택 등에 넣어버린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청년들을 위해 공급해주는 청년주택도 문제가 많다고 생각해요. 주거 환경이 너무 좋지 않아요. 사람이 사는 주택이 아니라 마치 닭장 같아요. 너무나도 좁은 면적에 청년들을 때려 박고 있는 실정이죠. 정부가 청년 주거복지를 외치지만 결국 생색내기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요.”
“대출규제 완화, 시장개입 최소화 등 정부 부동산정책 기조 대전환 시급”
스카이데일리 언택트 좌담회에 참석한 청년들은 청년 주거복지 실현을 위해서는 공공임대 주택 사업 등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집을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민 씨 역시 정부가 청년임대주택을 지원해주는 것보다 청년들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이야기했다.
“LH에서 지원하는 청년주택에도 살아봤지만 민간 주거 형태에 비해서는 수준이 떨어진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에요. 사람들은 민간주택에서 살고 싶지 임대주택에서 평생을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거예요. 대출이나 적정한 수준을 거쳐서 수요에 맞는 주택으로 옮겨 갈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주는 것이 더 바람직한 선택인 것 같아요.”
언택트 좌담회에 참석한 청년들은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부동산 정책의 완화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명재 씨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프로그램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일각의 투기세력이 존재하는 것은 맞지만 지금은 주택을 가진 사람들 모두를 투기 세력으로 몰아가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결국 부동산 규제로 이어지는데 이러한 규제로 인해 무주택자, 특히 청년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에요.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대출규제를 완화해 청년들이 살고 싶은 지역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절실해요.”
성현준 씨는 내 집 마련의 중간 과정인 전세제도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며 임대주택 지원이 아닌 대출규제 해소 등 제도적인 측면의 개선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특히 전세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과도한 시장개입이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임대 형식의 지원이 지속되면 당장 해결은 주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는지는 몰라도 결국 나라의 집에서 살게 되는 것이죠. 내 것이 아닌 것이죠. 이때 결국 사람들의 내 집 마련의 욕구는 더욱 커지고 집값은 또 올라가게 된다고 생각해요. 공공임대주택보다는 전세제도를 잘 살렸으면 좋겠어요. 전세로 거주하면서 돈을 모으고 나중에는 매매로 바꿀 수 있도록 하는 본질적인 정책을 바라고 있어요.”
김준형 씨 역시 부동산 정책을 완화해 수요자들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 바람직한 정책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임대주택을 공급해서 임대주택에 사람들을 살게 해주는 것은 좋은 곳에서 또는 내 집에서 행복하게 살 권리를 빼앗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돈 많은 사람들은 돈 많은 사람들끼리 살고 돈 없으면 여기에 갇혀 살아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져요.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지만 1, 2주택자와 무주택자들에게는 대출을 완화해주고 선택권을 주는 것이 옳은 정책 방향이라고 생각해요.”
[허경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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