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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청년월세의 비극(中-열악한 환경)

청년의 눈물… “월급 20% 꼬박 써도 결국엔 지·옥·고 신세”

서울 원룸 월세 민간업체 54만원, 국토부 45만원

청년 1인가구 밀집지역 40만원대 월세 거의 없어

지하·옥탑·고시원 합친 주거빈곤층 신조어도 탄생

윤승준·홍승의 기자(suho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09-14 00: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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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으로 출·퇴근 하기에 접근성이 좋고 강남`서초지역보다 집값이 싼 신림역 근처는 3~4평 남짓한 원룸 월세가 직장인 월급의 5분에 1 수준인 40~5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신림동 일대 전경.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임현범 부장|강주현·윤승준·홍승의 기자] 정부의 ‘임대차 3법’ 시행으로 청년세대의 주거문제 해결 선택지가 월세로 좁혀지는 분위기지만 여전히 ‘월세살이’가 지닌 단점이 많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소득이 높거나 여유자금이 많다면 전혀 문제될 게 없지만 사실상 그렇지 못한 이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청년세대가 제대로 된 집을 구하기 위해서는 월에 수백만원의 월세를 부담해야 한다.
 
여러 통계결과를 분석해보면 청년세대가 현실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한 달 주거비는 약 40만원대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월세 40만원대의 집을 구하기란 하늘에 별 따기에 가깝다. 설령 구한다 해도 원하는 수준의 주택은 꿈도 꾸기 어렵다. 대부분 고시원 수준의 협소한 방 한 칸이 전부이거나 어느 정도 공간적 여유가 있다면 여지없이 반지하 또는 옥탑이다.
 
40만원대 월셋방은… 노옵션, 햇빛 없는 반지하, 가벽 세운 협소한 쪼개기방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25~29세 청년의 월평균 급여액은 258만원이다. 월 급여액에서 국민연금·건강보험료·소득세 등을 빼면 약 230만원정도 남는다. 20대 후반 청년들은 이 돈을 가지고 주거비를 포함한 생활비를 해결해야 한다. 주거지가 서울이라면 주거비 부담은 더욱 커진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서울 소재 원룸 평균가는 2020년 2월 기준 보증금 1000만원, 월세 54만원이다. 여기에 약 5~6만원의 관리비가 추가된다.
 
반면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자료는 현실과 다소 동떨어져 있다. ‘2019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4세 청년들은 소득 중 19.3%를 주거비로 부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대 후반 청년들의 월 평균 소득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주거비로 약 45만원을 지출한다는 의미다. 민간업체의 조사와 약 15만원의 차이가 있다.
 
스카이데일리는 민간업체와 국토교통부(국토부)의 조사 중 어떤 결과가 현실과 가까운지 직접 확인해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국토부가 내놓은 자료는 현실과 전혀 딴판이었다. 월 45만원으로 제대로 된 집을 구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서울 일대 원룸 매물을 물색해본 결과 월세 40만원대 원룸 매물은 교통편의성, 일조권 등 혜택을 다수 포기해야 했다.
 
그나마 집값 수준이 저렴해 1인 청년가구 비율이 높은 마포구(57.11%), 관악구(63.84%) 등도 예외는 아니었다. 마포구 동교동 소재 한 부동산중개업소를 찾아 월세 40만원대 원룸 매물을 문의하자 가장 먼저 소개받은 매물은 반지하 원룸과 원룸텔이었다. 40만원대 월세로 지상층 집을 구하긴 어렵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재차 간곡하게 요청하자 중개인은 주변 부동산과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고 마침내 저렴한 지상층 집 2곳을 찾았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직접 집을 보기로 했지만 거리가 만만치 않았다. 지하철역에서 차를 타고 가야 할 정도였다. 차에서 내린 곳은 연남동에 위치한 좁은 주택가였다. 중개인은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45만원이라며 집을 소개했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노후화된 다세대 주택이었지만 지상 2층에 40만원대 월세인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다. 그런데 안으로 들어서자 가스레인지와 에어컨 외 다른 가전·가구 등은 보이지 않았다. 중개인은 세탁기와 냉장고를 비치하려면 월세 50만원에 계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원룸은 소위 풀옵션(기본 가구 배치)이 아니었던 것이다. 중개인은 탐탁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요즘 제대로 된 방을 구하려면 1000에 40이거나 500에 50은 있어야 한다”며 “돈을 올리거나 컨디션(방 상태)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 마포구에서 40만원대 월세 집을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사진은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건장한 성인 한명이 눕기에도 작은 원룸, 습한 냄새가 풍기고 낮에도 어두운 지하방, 한 층에 5가구가 붙어 있는 쪼개기 방, 비좁은 곳에서 생활하는 고시원. ⓒ스카이데일리
  
정말 ‘방만 있는’ 집을 둘러본 후 이번엔 마포구 서교동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40만원대 원룸을 구한다는 말에 한 부동산 중개인은 한참 매물을 확인하더니 월세 45만원의 매물을 소개했다. 이번엔 역세권에 위치한 곳이었다. 방을 보기 위해 따라가 도착한 곳은 편의점, 카페 등 상가시설(1,2층)과 주택시설(3~5층)로 구성된 한 건물이었다. 소개받은 방은 5층에 있었는데 엘리베이터가 없어 계단으로 올라가야 했다.
 
중개인은 “맞은편 건물 옥탑방이 최근 60만원에 거래됐다”며 “45만원이면 굉장히 저렴한 금액이다”고 말했다. 5층엔 501호부터 504호까지 4가구가 다닥다닥 모여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작고 깔끔한 방이 눈에 들어왔다. 주거 조건은 만족스러웠지만 뜻밖의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중개인은 뒤늦게 관리비 5만원을 납부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관리비를 포함하면 총 월세 금액이 50만원이었던 셈이다.
 
허탈한 감정을 뒤로한 채 다음으로 향한 곳은 마포구와 서대문구 경계선에 위치한 한 부동산중개업소였다. 풀옵션에 관리비 포함 40만원대 방을 요구하자 이곳 중개인은 “지하철역과 조금 멀어도 상관없느냐”고 말하며 창천동에 위치한 원룸을 소개했다. 가격은 보증금 500만원에 관리비를 포함해 월세 40만원대였다.
 
차를 타고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반복하는 동네에 도착했다. 역세권에선 한참 벗어난 곳이었다. 중개인을 따라 건물에 들어가자 한 층에 쪼개기 방 5가구가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문을 열고 방에 들어가자 협소한 내부가 시야에 들어왔다. 건장한 성인 남성이 혼자 눕기에도 벅찬 크기였다. 창문이 있었지만 바깥엔 옆 건물의 외벽만이 보일 뿐이었다. 가벽을 설치해 공간을 분리한 탓인지 옆방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근접한 거리에 위치한 한 빌라의 반지하 원룸도 보러갔다. 확실히 지상보단 넓었고 쪼개기 방도 아니었다. 그러나 전날 비가 내려서인지 습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한낮에도 불구하고 방은 칠흑같이 어두웠다. 창문에 설치된 방범창은 마치 감옥을 연상케 했다. ‘더 좋은 방은 없냐’는 질문에 묻자 중개인은 “솔직히 이 동네에서 40만원대 원룸 구하기 힘들다”며 “차라리 고시원에 들어가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늘에 별 따기’보다 어려운 월세 40짜리 집 구하기과 전세매물 찾기
 
스카이데일리는 청년 1인가구 거주 비율이 높은 신림역 일대를 찾았다. 부동산 중개인은 희망 입주일과 예산을 물었다. 중개인은 원룸의 경우 계약을 하고 입주하는 데까지 일주일에서 이주일 정도 소요돼 빠르게 계약이 진행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월세 40만원대 방의 경우 보통 보증금은 500만원부터 시작한다고 부연했다.
 
중개인은 먼저 보증금 500만원, 월세 40만원짜리 신축 빌라 원룸을 보여줬다. 4평짜리 작은 방이었다. 싱글사이즈 침대를 넣으면 사실상 여유 공간은 전무하다 시피했다. 화장실 크기도 매우 작았는데 이마저도 불투명한 유리로 설치된 공간이라 이용하기 불편해보였다. 방을 어느 정도 살펴보니 중개인은 관리비가 따로 6만원이 추가되며 가스·전기 요금은 별도라고 설명했다. 결국 주거비로만 매월 50만원 가까이 소모해야 하는 셈이었다.
 
해당 원룸을 둘러본 후 조금 더 큰 규모의 집을 보고 싶다고 요구했다. 중개인은 건물이 연식이 있는 편이지만 규모는 앞서 본 원룸보다 크다며 다른 곳을 소개했다. 약 6평정도 되는 원룸은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50만원, 관리비 6만원 등이었다. 규모가 넓다는 이유로 가격은 다소 비쌌지만 벽지가 얼룩져 있어 도배가 필요해보였고 기본 옵션으로 설치된 에어컨과 세탁기 등도 연식이 상당해 보였다.
 
▲ 한 층을 내려가야 하는 반지하 방은 가격은 비교적 저렴하지만 습하고 환기가 잘 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었다. 왼쪽은 바깥에서 바라본 방의 창문 모습 오른쪽은 방의 입구사진. ⓒ스카이데일리
 
중개인은 한 곳의 원룸을 더 보여줬다.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5만원 그리고 관리비 4만원인 반지하 원룸이었다. 가격이 싸고 크기는 첫 번째 방보다 큰 편이었지만 반지하 특성상 환기가 어려웠고 집안엔 습기가 가득했다. 환기를 위해 작은 창문을 여니 바로 앞 도로변에서 날아 온 먼지가 집안으로 들어왔다.
 
매물을 살펴보던 중 중개인에게 전세 매물은 없는지 물어봤다. 중개인은 역 근처 매물은 모두 월세로 나갔고 전세는 대부분 외진 지역에서 잘 나가지 않는 곳들이라고 답했다. 지하철역 앞 정류장에서 버스를 탄 후 15분 정도 들어가야 전세보증금 1억2000만원대의 5~6평 매물들이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중개인에 따르면 전세대출을 받아 이자를 내는 게 월세보다 싼 편이지만 매물이 거의 없고 전세 대출을 받는 조건도 까다롭다. 특히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일정기간 동안 소득이 있었다는 사실이 증명돼야 하기 때문에 갓 취업한 사회초년생이 대출을 받기 더욱 힘든 게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임대차 3법’ 등 전세시장을 위축시키는 각종 법안은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을 늘릴 것이라고 경고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은 “정부가 보유세를 강화하고 전·월세 전환율을 5%로 제한하면서 수요가 많은 매물은 보증부 월세가 많다”며 전세 매물보다 월세 매물이 많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청년들은 월세보다 전세보증금대출을 받아 이자를 내는 것이 더 저렴하지만 임대인 동의를 받는 행정적인 절차가 복잡하다”며 “임대인 입장에서도 세입자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는 것은 어느 정도 기간을 조정할 수 있지만 은행이나 공공기관의 경우 경매 반환 소송을 걸기 때문에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이처럼 전세계약이 복잡해져 시장 자체가 위축된다면 결국 임대인은 월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며 “월세의 경우 주거비 부담은 큰 반면 매물의 질 자체는 좋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 청년들의 주거복지는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윤승준·홍승의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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