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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의 성경&정치경제

어설픈 지원은 갈등만 부른다

통신비 2만원에 대한 불만…취약계층 두텁게 지원해야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0-09-12 14:52:40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기라 이는 그가 너희를 돌보심이라”<베드로전서 5 : 7>
 
▲ 深頌(심송) 안호원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니스트. 한국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문재인 선장이 키를 잡고 항해(航海)하는 대한민국 호(號)가 망망대해(茫茫大海)에서 태풍을 만난 것처럼 요동을 치고 있다. 승객들은 출렁이는 배안에서 멀미를 하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돈 준다는 데 싫어 할 사람이 어디 있겠나. 그런데 통신비 2만원 지원한다며 세금 1조원을 쓴다는 건 정말 추석용 생색내기로 속보이는 것 같아 역겹기까지도 하다. 결국 나라 빚을 감당해야 하는 건 바로 국민이 아닌가? 그런데도 이렇게 혈세를 함부로 써도 되는가?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안 간다.”
 
정부의 통신비 2만원 지급 정책을 두고 한 시민이 한숨을 쉬며 하는 말이다. 또 다른 시민은 “대통령이 작은 위로라고 말씀하셨는데 애들 용돈 주는 것도 아니고 정말 국민들이 도움이 된다고 믿고 위로가 될 줄 아는 것인지 의아하다. 또 2만원으로 생색내고 앞으로 얼마를 더 떼 갈지도 걱정이 된다. 그럴 돈이 있으면 차라리 영업정지로 문을 닫고 있는 영세업자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 피해를 본 이 들을 더 도와주는 게 좋을 것 같다.”
 
악세사리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한 업자는 “우리 입장에서 제일 필요한 것은 사실 월세 지원인데 통신비 2만원 지원이라니, 그것도 직접 지원이 아니라 통신사에 지원을 한다고 하니 정말 장난치는 것 같고 희롱당하는 기분이다”라며 불쾌한 감정을 표출했다.
 
“왜 뜬금없이 통신비 2만원을 지원해주나요? 그렇게 우리나라 곳간이 차고 넘쳐난다. 고작 2만원 주면 달래지는 민심 정도로 우리 국민을 봤다는 게 더 열 받는다. 요즘 논란에 지지율 떨어지는 것 같으니 위기감 느껴 이거 받고 조용히 내 편들어 달라는 건지. 국가 재정을 카드 돌려막기 식으로 생각하면 안 되죠. 모두 우리 자식들이 물어야 할 빚인데 돈으로 정치하려들지 말고 바른 정책으로 보여줘요. 특히 말만 번들하게 하지 말고요. 이건 너무 아닌 것 같아요. 1조 가까운 돈을 이렇게 마구 쓰다니, 이 돈이면 한 기업의 생사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금액인데, 또 기업을 만들고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엄청난 돈인데, 도대체 뭐를 하겠다는 건지...” 사방에서 국민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소리다.
 
2차 긴급재난지원금이 생뚱맞게도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맞춤형 재난 지원이란 취지는 어느 덧 퇴색돼 버렸다. 추석 용돈 주듯 전 국민 2만원씩 통신비를 나눠주는 데 무려 1조원 가까이를 쓰겠다고 한다. 이건 누가 뭐라 해도 통신비를 빙자한 포퓰리즘이 아닐 수 없다. 그 사이 재정적자는 100조원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움찔하고 불안하다.
 
정부가 나랏돈을 마구 쓸 때마다 많은 국민들이 갖게 되는 생각이다. 안타깝게도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의결한 4차 추경에서도 이런 염려는 기우(杞憂)로 끝나지 않았다.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위기에 과감하고 충분한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원칙과 기준도 없고 효과마저 의문시 되는 방법으로 재정을 마구 쏟아 붓는 건 심각한 문제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피해 맞춤형 재난 지원은 한정된 재원으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며 “재정상 어려움도 크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7조8000억원 규모의 4차 추경안을 들여다보면 맞춤형 지원은 줄어들고 재정상 어려움은 어느 나라의 얘긴지 도대체 알 수 없을 뿐더러 분간이 안 된다.
 
4차 추경의 내용을 자세히 보면 초등학생 이하는 돌봄쿠폰, 13세 이상엔 통신비라는 명목으로 전 국민이 지원 대상으로 포함돼 있다. 문 대통령은 이 같은 통신비 지원에 대해선 “작은 위로이자 정성”이라고 말했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콧방귀를 뀐다.
 
처음부터 일괄지급은 아니었다. 당초엔 35~49세를 제외하고 17~34세, 50세 이상에게만 선별 지급할 계획이었으나 현 정부의 핵심지지층으로 분류되는 30~40대의 반발을 의식해 애초 방안이 슬그머니 사라지면서 백지화 됐다.
 
소상공인을 자처하는 한 상인은 “고통 받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집중지원이 될 줄 알았는데, 웬 뚱딴지같이 일괄 지급인가”라며 “2만원 통신비를 모두에게 지급하는 것은 추석 민심 달래기용, 끼워 팔기이자 포퓰리즘이 아닌지 묻고 싶은 심정”이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털어놓았다.
 
더 더욱 안타까운 것은 받는 국민 대다수는 크게 체감하지 못할 정도의 미미한 금액이지만 실제 지급될 경우 통신비로만 이번 추경(7조원)의 10%를 훌쩍 뛰어넘는 1조원 가까운 돈이 세금으로 나가게 된다. 통신비 지원처럼 야금야금 대상을 늘려 잡다보니 2차 재난지원금 지급대상이 사실상 전 국민이 돼 버렸다.
 
당장 일자리를 잃고 살길이 막막한 사람은 오락가락하는 기준 때문에 혹시라도 재난지원금 못 받을까 전전긍긍하며 마음 졸이는데 집권여당은 자기 돈도 아닌 세금을 방만하게 쓰면서 생색을 어지간히 내고 있다. 이러니 선별 지원이 아니라 선별 낭비라는 비아냥마저 나오는 게 아닌가.
 
이 바람에 정작 집중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계층에 갈 돈이 줄어들 가능성이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애초에 소상공인 새 희망자금에 약 3조원, 긴급고용안정지원금에 약 2조원을 쓰고 나머지를 저소득층 생계비, 2차 아동 돌봄 쿠폰 예산 등으로 배정할 방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도 지난 7일 “피해가 가장 큰 업종과 계층에 집중해 최대한 두텁게 지원하겠다” 고 약속했었지만 이 역시 물거품이 될 공산이 크다. 다른 부분을 줄이지 않으면 빚을 더 내 4차 추경 규모를 더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4차 추경으로 올해 말 국내총생산(GDP)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5%에 근접하게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내수 활성화로 연결하지도 못하면서 재정 건전성만 악화했다는 것이다. 실업급여가 넉 달째 1조원 대를 넘어섰고 지난달엔 9만명이 신규 신청했다. 소상공인 중 영업제한을 받고 있는 식당엔 150만원, 영업금지가 된 노래방은 200만원씩 지원을 받을 예정이다. 이미 폐업한 소상공인에게도 재도전 장려금 명목으로 50만원 지원한다. 또한 단란주점은 지원 대상에 포함되었지만 유흥주점은 제외돼 매출도 제각각인 상황에서 ‘누군 더 받고, 누군 덜 받고’하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15~34세 청년 20만명에게 1회 50만원을 지원 할 계획이다. 그러나 대상은 청년구직 프로그램 참가자만 가능하다. 더 큰 문제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대응에 일회성 예산을 거듭 투입하는 바람에 재정 건전성이 급속도로 나빠지는 악순환이 우려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책 당국자들은 이런 식의 즉흥적 추경은 결국 재정만 축내고 국민 부담만 늘린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지지율을 의식한 정치적 고려나 선거, 명절을 의식해 즉흥적으로 예산을 쓴다면 민생 안정은 물론 경제 회복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총선 직전 지급을 결정한 전 국민 대상 1차 재난지원금은 선거용 포퓰리즘 성격이 짙었다. 그 당시 큰 재미를 봤기 때문인지 청와대와 집권 여당은 부동산 실패에다 제2조국 사태로 비화하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장관 사태 등 날로 악화하는 민심을 반전시키기 위해 또 나중에 어떻게 되든 또 돈 쓸 궁리만 하고 있는 것인지. 이제라도 취약계층을 두텁게 아우르며 도울 수 있도록 지원 대상을 집중해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끌고 나가야 할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코로나 사태는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지출은 가능한 줄여야 한다. 대통령 측근들은 하나 같이 임00이나 한00같은 간웅(奸雄)들만 있는 것일까. 목숨을 내놓고 ‘직언’을 할 가신(家臣)은 정녕 없는 것일까. 그렇다면 대통령은 불쌍하다.
 
“나의 하나님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 가운데 그 풍성한 대로 너희 모든 쓸 것을 채우시리라.”<빌립보서 4 :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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