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안전공단이 고급 SUV 차량에 대해 자동차 안전도 평가에서 1등급을 받았다고 홍보하는 동안 국토교통부가 해당 차종에 주행 중 시동이 꺼질 우려가 있다며 리콜을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교통안전공단의 안전도 평가 기준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교통안전공단은 최근 SNS 등을 통해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GV80이 올해 자동차 안전도 평가에서 92.5점을 획득해 1등급을 받았다고 홍보했다.
교통안전공단의 자동차 안전도 평가는 충돌·보행자·사고예방 안전성 등 3개 분야 20개 항목을 평가해 소비자에게 각 차량의 안전도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또 제작사가 안전한 자동차를 제작하고 나아가 안전 기술을 개발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목적도 담고 있다. 이에 올해에만 약 27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GV80은 안전도 평가 결과 △ 충돌 안전성 점수에서 60점 만점에 60점 △ 사고예방 안전성 점수에서 20점 만점에 18.57점 △ 보행자 안전성 점수에서 20점 만점에 13.96점을 받는 등 총 92.5점으로 1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토부는 “GV80 제조 과정 중 고압연료펌프에서 발생한 흠집으로 내부에 이물질이 발생하고 연료 공급이 되지 않아 시동이 꺼질 가능성이 확인됐다”며 총 8783대에 대해 시정 조치할 것을 결정했다. 이에 GV80에 대한 리콜은 올해만 4번째로 늘었다.
더구나 GV80 외에도 2017년 이후 자동차 안전도 평가 1등급을 받은 차량 27종 가운데 18종, 55만2021대가 리콜 명령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에는 엔진 꺼짐, 화재 발생 등 중대 결함이 발견돼 리콜 결정된 차량도 3종이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현재의 안전도 평가 기준에 따르면 주행 중 시동이 꺼지거나 화재가 발생하는 등 중대 결함이 발생해도 안전도 평가에서 1등급을 받는 것은 어렵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교통안전공단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에 따라 평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소비자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박 의원은 “교통안전공단이 자동차 안전도 1등급을 받은 특정 차종을 홍보하는 동안 국토부가 시동이 꺼질 가능성이 있어 리콜을 발표했다”며 “이는 특정 브랜드 차종에 대한 특혜로 볼 수 있는데다 소비자에게 자동차 안전도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는커녕 혼란만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전형적인 전시 행정과 예산 낭비의 전형이다”며 “소비자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중대 결함 등의 리콜 사유를 자동차 안전도 평가 기준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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