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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지방 저축은행 위기
존폐기로에 선 지방 저축은행, 생존 발버둥마저 규제에 막혔다
코로나·역외유출·인구감소 ‘3중고’에 실적 악화, 반등도 미지수
“M&A규제 완화 시 수도권 저축은행 자금 유입 가능성 높아”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11-05 14:47:59
▲ 지방 저축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제조업 불황에 따른 지방경기 악화 등으로 연체율 증가와 순이익 감소 등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사진은 저축은행중앙회. [스카이데일리DB]
 
지방 저축은행들의 보릿고개가 예사롭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제조업 불황에 따른 지방경기 악화 등으로 인한 연체율은 올라가고 순이익은 감소하고 있다. 수도권 비대화로 지방 인구마저 감소하면서 존립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지방 저축은행위 위기가 심화될 경우 지방경제가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맴돌고 있다.
 
점점 가난해지는 지방, 더 빨리 가난해지는 지방 저축은행
 
금융권 등에 따르면 수도권이 영업권역인 저축은행들과 지방 연고 저축은행 간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비수도권 저축은행 37곳의 이자순이익은 3161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 3365억원 대비 약 6%(204억1600만원) 가량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수도권 저축은행들은 2조1112억원의 이자순이익을 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사태로 경기가 악화되면서 저축은행 주 고객인 서민들의 신용대출이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수도권과 지방 간 저축은행의 온도차는 대손충당금 적립잔액에서도 나타났다. 올해 2분기 수도권 저축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적립잔액은 2조7372억원으로 작년(2조4553억원)보다 11%(2819억원) 늘어났다. 반면 지방 저축은행들은 5272억원을 기록하며 8%(421억원) 상승하는데 그쳤다. 대손충당금은 돈을 빌려준 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수익의 일부를 충당해 향후 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자본이 잠식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자금이다.
 
‘코로나 사태’라는 호기에 지방 저축은행의 실적이 악화된 배경에는 지방경기 악화가 자리하고 있다. 제조업 불황 등의 여파로 지방경기가 크게 악화되면서 부실채권이 급격하게 늘었고 실적에까지 여파를 미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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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올해 2분기 지방 저축은행의 3개월 이상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한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6.25%였다. 반면 수도권 저축은행들은 4%에 불과했다. 연체금액도 마찬가지다. 2분기 방 저축은행의 연체금액은 전년 동기(5871억원) 대비 626억원 오른 6497억원을 기록한 반면 수도권 저축은행의 연체금액은 1조2135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956억원)에 비해 오히려 821억원 줄었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 인구 유출이라는 근본적인 악재가 지방 저축은행 앞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도권 인구는 2603만명, 비수도권 인구는 2581만명 등으로 수도권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지방 인구를 넘어섰다. 젊은 연령층이 직장과 학교를 찾아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여파다.
 
설상가상으로 유동자금 역시 수도권으로 흘러가는 추세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비수도권 자금역외유출 비율은 26.3%에 달했다. 여신초과 수신액(역외유출)은 약 283조3000억원으로 총수신액 중 16%에 달했다. 지방의 돈이 주로 서울에 있는 금융기관 본사로 옮겨져서 유가증권이나 부동산 매입 등에 활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권·지방 저축은행과 국민 모두에게 유익한 M&A 규제 해소 절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그동안 저축은행은 저축은행 간 M&A 규제로 비수도권 지역까지 활동영역을 넓히기 힘들었다. 2011년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영업구역 확대를 막기 위해 동일 대주주가 3개 이상 저축은행을 소유·지배하지 못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규제 이후 저축은행 부실사태 같은 대형 사고는 줄었지만 저축은행 간 양극화 현상은 오히려 심화됐다.
 
저축은행 업계는 저축은행 간 M&A 규제가 풀려야 지방 저축은행의 활로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에는 투자를 해서라도 영업권역을 넓히고 싶은 저축은행의 수요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M&A 규제 완화는 성장을 꾀하는 대형사와 경영난에 처한 지방 저축은행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게 저축은행 업계의 주장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M&A 규제로 인해 저축은행 간 격차가 너무 많이 벌어졌다”면서 “규제가 엄격하게 적용 돼 부실률이 높고 적자에 허덕이는 저축은행이 넘쳐나고 이로 인한 국민 피해가 우려되지만 M&A규제 때문에 자금력이 풍부한 저축은행이 어려운 저축은행을 돕고 싶어도 돕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현재 지방 저축은행 중에는 인수자만 있으면 매각에 나설 의향이 있는 곳도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많은 지방 저축은행들이 영업 구역 의무대출 비율, 대출 총량규제 등 한계에 부딪혀 회생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어서다. 1세대 저축은행 오너의 고령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거액의 세금 부담에 경영승계가 힘들어 등장한 매물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지방 중소 저축은행은 요즘 어려움이 많다”며 “그럴 때 일수록 자본력 있는 회사에서 인수를 해 운영하면 인수자나 매도자, 그리고 고객인 국민에게 모두 유익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은 연내에 저축은행 간 M&A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저축은행 발전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저축은행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그간 저축은행 합병, 지점 설치 등에 관한 것들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저축은행의 M&A 규제에 대해 “저축은행의 지역·서민금융 활성화에 필요한 규제 개선 및 인센티브 제공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승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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