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10-0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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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앱에 디지털자산, 거래소 인수까지… 전통금융 ‘코인 경계’ 허문다
상원 빗장 뚫은 금융공룡, 규제에도 왜 코인 삼키나
미래에셋, 거래소 인수 이어 RWA·온체인 사업 확대
한투證·카카오, 디지털자산 발행·유통·보관 추진 가속
클래리티법 좌절에도 비트코인 반등…기관자금 유입
이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6-10-05 09:00:00
▲ 금융사들이 가상자산을 자사의 인프라로 통합하는 디지털자산 행보를 본격화하는 추세다. 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전통 금융회사들이 가상자산을 새로운 금융 인프라로 끌어들이고 있다. 증권사 투자 플랫폼에 디지털자산 정보를 넣는 수준을 넘어 가상자산거래소를 인수하고, 상장지수펀드(ETF)를 블록체인 네트워에 올리거나 디지털자산 지갑과 송금·정산 서비스 개발에 나서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5일 본지에 “미국 클래리티법이 상원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단기적으로 시장이 충격을 받았지만 비트코인은 다시 8만 달러대를 회복하고 주요 알트코인도 반등했다”면서 “기관 자금과 RWA,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증권 등 전통 금융과 연결되는 영역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한 흐름이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1일 기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M-STOCK’을 통합 투자 플랫폼 ‘MAPS’로 개편하면서 디지털자산 메뉴를 신설했다. 시장 정보와 시세를 제공하는 ‘마켓’과 블록체인 기술·전문 리서치를 담은 ‘인사이트’로 구성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주식과 ETF 등 전통 금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하나의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플랫폼을 이끌어 갈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AI가 시장 변화를 감지하고 투자 행동까지 제안하는 ‘Agentic WM’으로 확대한다.
 
거래소 인수에 ETF 토큰화까지… 미래에셋 영토 확장
 
미래에셋그룹의 디지털자산 행보는 플랫폼 개편을 넘어섰다. 비금융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은 올해 7월 국내 원화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지분을 인수해서  경영권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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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 부문에서는 실물연계자산(RWA) 토큰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6월 글로벌 RWA 플랫폼 온도파이낸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ETF 토큰화와 온체인 자산운용 인프라 구축, 글로벌 투자자 대상 디지털 투자상품 개발에 나섰다.
 
기존 ETF를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증권 형태로 구현해 24시간 거래와 빠른 결제가 가능한 새로운 유통망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온도파이낸스의 제도권 금융 진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온도파이낸스 자회사는 지난달미국 증권예탁결제원(DTCC)의 펀드 거래·정산망 ‘Fund·SERV’에 토큰화 사업자로 가입했다. 전통 금융상품의 토큰화가 실험 단계를 넘어 기존 금융 인프라와 연결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투證도 카카오와 맞손… 투자 넘어 송금·정산까지
 
한국투자증권도 1일 카카오·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와 디지털자산 발행·유통 관련 서비스 공동 개발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디지털자산을 활용한 투자·송금·정산 서비스를 비롯해 전자지갑 구축, 디지털자산 보관, 대고객 서비스 연계 등을 추진한다. 한국투자증권의 금융 전문성과 카카오그룹의 은행·결제·플랫폼 인프라를 결합하는 구조다.
 
한국투자증권은 앞서 카카오뱅크와 전자지갑, 스테이블코인, 토큰증권 유통 등을 검토해왔으며 이번 협약으로 카카오와 카카오페이까지 협력 범위를 넓혔다.
 
최근 금융권의 움직임은 과거처럼 비트코인을 직접 거래할 것이냐는 논의와는 다르다. 거래소와 전자지갑, 스테이블코인, 토큰증권, RWA, 커스터디, 블록체인 결제·정산 등 디지털자산 인프라 자체를 선점하려는 경쟁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클래리티법 좌절에도 비트코인 반등… 시장 회복세
 
규제 불확실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미국 상원은 지난달 15일 디지털자산 시장구조를 규율하는 ‘클래리티법(CLARITY Act)’을 진전시키기 위한 절차 표결을 진행했지만 필요한 60표를 확보하지 못했다. 표결은 50대49로 법안 진전이 무산됐다.
 
당시 비트코인은 7만5000달러대로 밀렸지만 지난달 30일 8만3000달러 안팎까지 반등했다. 시가총액도 약 1조6700억 달러 수준까지 회복했고 이더리움 등 주요 알트코인도 비트코인의 반등을 뒤따르는 흐름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규제 변수 하나보다 제도권 금융의 참여 확대와 기관 자금 유입, 자산 토큰화 등 구조적 변화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금융사들이 가상자산을 단순 투자상품이 아닌 결제·정산·자산관리 인프라와 결합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의 성격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트코인의 이른바 ‘4년 주기’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약 4년마다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거치며 과거에는 이를 전후해 상승과 조정이 반복됐다. 직전 반감기는 2024년 4월이었고 다음 반감기는 2028년으로 예상된다. 다만 2024년 반감기 이후 상승 국면이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만큼 최근 반등을 단순히 반감기 효과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기관 자금 유입과 제도권 금융사의 시장 진입, 자산 토큰화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의 4년 주기를 기계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새로운 사이클을 준비하는 구간이라는 해석은 있다”며 “과거와 다른 점은 이번에는 가격 상승뿐 아니라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은행이 거래소·토큰화·스테이블코인·커스터디 같은 인프라에 직접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래에셋의 코빗 인수와 온도파이낸스와의 ETF 토큰화, 한국투자증권과 카카오의 협력은 모두 같은 방향”이라며 “앞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전통 금융과 별개로 성장하기보다 기존 금융상품과 결제·정산·자산관리 체계 안으로 편입되는 속도가 더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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