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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문가들 “文 대북 인식은 오판…순진하다” 한목소리

文 대북 정책 겨냥…“김정은 비핵화 의지 믿는 건 순진한 발상”

한대의기자(duhan@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1-23 00: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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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북한의 제8차 노동당대회 이후 문재인 정부의 대북 인식과 접근법에 대한 미국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각종 첨단무기 개발 현황을 과시하며 핵무력 강화를 선언했는데도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언급했다. 북한의 의도를 직시하지 않은 채 어떤 도발적 성명이나 위협도 대화 신호로 오판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라고 발언했다. 하지만 워싱턴에서는 이 발언으로 인해 문 대통령의 대북 인식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불거지고 있다집권 5년 차에 들어서도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낙관하면서 답방과 추가 회동 등을 거론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제안이자 심각한 오판이라는 설명이다.
 
미국의소리방송(VOA)22(현지시간) “30년 동안 북한 핵 문제와 씨름해 온 미 조야에 북한 지도자의 평화와 비핵화 의지를 믿거나 주장하는 인사는 거의 남아있지 않다”며“1,2차 핵위기를 거치며 협상을 통한 단계적 접근법으로 북 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던 협상의 주역들과 워싱턴의 대화파전문가들조차 북한의 비핵화 의도에 대해선 진작부터 선을 긋고 비관적 입장으로 돌아선 지 오래다고 전했다. 
 
빌 클린턴 정부 때 대북 조정관을 지내며 소위 협상파로 분류되던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대표적으로, 그는 이미 6~7년 전부터 비핵화 협상의 비현실성을 주장하며 북한 정권의 붕괴를 위협하는 제재 압박을 공개적으로 주장해 왔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김정은의 최근 8차 당대회 발언을 읽으면서 분명한 비핵화 의지로 읽힐 만한 신호를 도무지 발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김정은의 당대회 연설은 핵무기를 계속 보유하고 핵무기 역량을 강화하며 완전한 핵 보유국 자격으로 미국을 대하겠다는 북한의 결의를 보여주는 그 어느 때보다도 명백한 신호였다고 분석했다. 
 
또 바이든 미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워싱턴에서는 문 대통령의 이러한 인식이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하여금 북한에 대한 오판으로 귀결시켰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의 임기가 4년이 지나 1년여 남은 시기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동맹국 정상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을 자제하던 워싱턴의 전문가들도 문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며 상황 오판과 대북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돌리고 있다. 
 
랠프 코사 태평양포럼 명예회장은 김정은이 평화나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분명히 있다는 발언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얼마나 순진한지 다시 한번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당대회를 통해) 핵무기라는 보검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고, 심지어 핵무기에 대한 말이라도 꺼내려면 첫 번째 조치로 주한미군부터 철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사 명예회장은 지금쯤은 문 대통령이 그 정도는 알아야 하지만, 그의 유산을 통일의 진전과 너무 강하게 결부시키는 바람에 북한에 쉽게 이용된다고 비판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도 문재인 대통령이 모든 가용 정보와 반대로 김정은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니 나로서는 몹시 놀랍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의 8차 당대회 발언은 분명하고도 확실했으며, 핵무기를 북한 안보에 필수적인 것으로 보고 2차 보복 공격 능력을 확보하고자 새 미사일과 운반 시스템, 핵무기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김정은 비핵화 의지인식은 북한과의 오랜 협상 경험이 있는 미 전직 관리들과 북한을 탈출한 전 고위 인사들로부터 우려를 사고 있다. 그동안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성명과 도발 등 모든 행동에서 숨은 메시지를 찾으려 오판해왔으며, 그로 인해 현실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북한은 자신들이 미국 등에 알릴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공식·비공식 연락 채널을 통해 직접 전달해오는 방법을 썼지, 특이한 움직임에 메시지를 숨겨 간접적으로 흘리는 복잡한 방법을 쓰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리비어 전 수석 부차관보는 김정은의 의도를 알고자 한다면 그의 말을 그대로 들으면 될 뿐이라며 그의 말속 어디에도 비핵화 의사는 들어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노동당 39호실 고위 관리를 지낸 리정호 씨는 21(현지시간)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에 대한 정보와 이해가 부족한 미국 조야는 전략 부재에서 비롯된 북한의 단순한 행동을 지나치게 복잡하게 분석해 비현실적인 해법을 내놓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협상하려면 협상하겠다고 직접 제안하지 3차원적으로 복잡한 메시지를 전하지 않는다. 북한의 행동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SLBM과 같은 첨단 무기를 만들어 보여주면 위험이 닥쳐오고 있다고 인식하면 되는데, 왜 자꾸 협상의 여지를 보여줬다고 분석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북한의 전략과 대외 정책 결정 구조를 전혀 모르기 때문에 나오는 잘못된 해석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대흥총국 선박무역회사 사장과 금강경제개발총회사 이사장, 중국 다롄주재 대흥총회사 지사장을 지낸 리 씨는 대화 신호 운운하면서 계속 김정은의 숨은 메시지를 발견하려는 시도는 문제의 본질을 흐려 올바른 대응과 거시적 정책을 만들지 못하게 막는다고 비판했다. 
 
또한 워싱턴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약속은 이미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공식 합의의 핵심인데, 시계를 거꾸로 돌려 같은 약속을 반복할 협상에 무게를 둔 문 대통령의 제안은 모든 것을 초기화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사실을 잊고 있다김정은과 문재인 대통령은 20184월 발표한 판문점 선언 11항에서 앞서 채택된 남북 선언들과 모든 합의들을 철저히 이행하기로 약속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이어 여기에는 남과 북이 핵무기의 시험, 제조, 생산, 접수, 보유, 저장, 배치, 사용을 하지 않고, 핵 에너지를 오직 평화적 목적에만 이용하며, 핵 재처리 시설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유하지 않기로 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베넷 연구원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북한 정권의 핵무기 프로그램 해체 약속으로 북한이 핵무기나 핵무기 생산 역량을 갖지 못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면서 김일성과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도 이 선언을 위반했는데, 특히 김정은은 그렇게 함으로써 판문점 선언까지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는 세 명 모두 핵무기 프로그램을 중단하거나 축소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핵무기 생산 역량과 재고를 확대했다. 김정은이 이미 비핵화 약속을 한 만큼,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협상할 필요가 없다문재인 대통령은 왜 이런 사실을 말하지 않고, 기존 약속을 이행하라고 북한에 요구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베넷 연구원은 김정은은 판문점 선언에서 약속한 대로 무기 프로그램을 해체할 시간이 3년 가까이 있었지만, 오히려 이를 증강하고 있다고 거듭 지적했다. 
 
미국의 대북전문가들은 심지어 김정은이 대화와 협상을 원한다 해도 이는 문 대통령이 거듭 주장해 온 비핵화 대화가 아니라 북한을 핵 강국이자 동등한 군축 회의 상대로 간주하고 마주 앉아 달라는 요구라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이미 헌법에 핵 보유를 밝힌 북한은 냉전 당시 전략무기제한협상전략무기감축협상을 이끌었던 미-소 관계와 같은 동등한 입장에서 미국과 협상하기 원한다그런 협상을 시작하면 북한은 미국의 핵무기 감축을 요구할 것이고, 이는 미국이 수용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대의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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