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악법 논란’에도 불구하고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언론중재법)’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언론단체들은 해당 법안 처리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9일 국회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는 10일 전체회의를 열고 언론중재법 등 소위 의결사항을 심사한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8일 열린 문체위 소위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 16건을 병합한 위원회 대안을 사실상 단독처리했다.
민주당은 상임위원회 재분배 전인 25일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야당이 반대할 경우 수적 우위를 앞세워 강행처리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언론중재법은 언론의 고의·중과실에 의한 허위‧조작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규모를 손해액의 5배로 늘리는 게 핵심이다. 배상액 하한선은 언론사의 전년도 매출액 1만분의 1에서 1000분의 1 사이에서 책정토록 했다. 또 정정보도 시 기존 보도와 동일 시간·분량 및 크기로 싣도록 규정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언론중재법의 쟁점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다. 언론사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개별 법안으로 입법한 사례를 전 세계적으로 찾아볼 수 없으며 손해배상액 산정 근거도 부실해 언론의 자유를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사실적시의 명예훼손,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등이 존재해 이중처벌의 소지가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구상권 청구 요건 역시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고의·중과실이 인정될 때 언론사가 손해배상 책임을 기자에게 물을 수 있도록 한 것인데 기자가 취재시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언론단체들의 반발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전국 17개 방송사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전국방송사노동조합협의회는 9일 공동성명을 내고 “민주당은 언론의 자유가 과도하게 제한될 수 있다는 시민사회와 언론 단체의 반대와 우려에도 독소조항으로 가득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힘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권력과 자본에 대한 감시라는 언론의 본질적 기능을 저해하고 헌법 21조에 보장된 언론·출판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련의 시도에 강하게 반대하며 즉각 입법 추진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허위, 왜곡 보도로 인한 언론 피해자를 막기 위해서라고 입법 취지를 밝히고 있지만 조금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권력에 비판적인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라는 것을 명확히 알 수 있다”며 “정치, 경제 권력자들이 자신에게 불리한 기사에 막대한 피해 배상 청구 소송을 남발할 수 있게 보장해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에 족쇄를 채우겠다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앞서 한국기자협회·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한국신문협회·한국여기자협회·한국인터넷신문협회 등 언론 5단체는 공동입장문을 통해 “향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 및 정부 정책의 비판·의혹보도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시도로 간주한다”고 했으며 64년 역사상 처음으로 성명을 낸 관훈클럽도 “헌법에 보장된 언론·출판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을 ‘언론재갈법’이라고 규정하며 처리 저지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문체위에서 언론중재법 단독 처리를 시도할 경우 안건조정위원회 소집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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