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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가 상승, 시중 유동성 증가 등에 힘입어 지난해 기업공개(IPO) 공모금액이 2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새 4배 이상 커진 규모다. 이 과정에서 기관투자자의 경쟁률과 의무보유 확약이 크게 증가했고 일반투자자의 청약경쟁률도 치열했다. 금융당국은 신기술 업종의 공시 충실도를 높이고 특례상장사에 대한 심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7일 금융감독원(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IPO 기업 수는 89개사로 전년(70사) 대비 19곳(27.1%) 증가했다. IPO 공모금액도 전년(4조5426억원)과 비교해 333.9% 급증한 19조708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IPO 사상 역대 최대 규모다. 시장별로 코스피는 2조1122억원에서 16조3658억원으로, 코스닥은 2조4304억원에서 3조3426억원으로 각각 674.8%, 37.5% 늘었다.
금감원은 지난해 IPO 시장 주요 특징으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경쟁률 상승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확약 증가 △일반투자자 청약경쟁률 과열 △상장 당일 수익률 상승 집중 △특례상장 기업 지속 증가 등을 들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수요예측 참여기관과 수요예측 경쟁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참여기관 수는 전년 대비 197사 늘어난 1271사, 경쟁률은 871대1에서 1193대1로 크게 확대됐다. 수요예측 경쟁률 상승 등으로 인해 공모가격이 밴드 상단 이상에서 결정된 비중도 80.0%에서 86.5%로 6.5%p 높아졌다.
기관투자자 간 경쟁 심화로 의무보유 확약비중은 전년 대비 14.1%p 상승한 33.6%를 기록했다. 보유기관별 확약비중은 3개월14.5%, 1개월 8.9%, 6개월 8.1%, 15일 1.7%, 기타 0.5% 등이었다. 배정내역으로는 △운용사(펀드) 55.0% △기타(투자일임업자·저축은행) 17.0% △외국인 16.5% △연기금·은행 등 8.8% △투자매매·중개업자 2.6% 등 순이었다. 외국인 배정물량 중 의무보유 확약 비중은 9.8%로 국내 기관(37.8%)보다 적었다.
일반투자자들의 청약 경쟁도 치열했다. 지난해 일반투자자의 평균 경쟁률은 1136대 1로 전년 대비 18.8% 증가했다. 이는 2020년 중반 이후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크래프톤(4조3000억원) 등 대형 IPO 기업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작년 1월에 상장한 앤비티의 청약경쟁률은 무려 4398대 1에 달했다. 경쟁이 과열되자 지난해 청약증거금은 전년(342조원)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총 784조원을 기록했다.
특히 수익률 상승은 상장 당일에 두드러졌다. 공모가격 대비 상장 당일의 종가 수익률은 평균 57.4%로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2019년(27.5%)와 비교하면 두 배 넘게 커졌다. 속칭 ‘따상’(신규 상장 종목이 첫 거래일에 공모가 대비 두 배로 시초가가 형성된 뒤 가격제한폭인 30%까지 올라 마감하는 것)을 기록하는 등 상장 첫날 주가가 폭등한 사례는 15사(16.9%)로 전년(7사·10.0%)보다 크게 늘었다.
반면 상장 당일 종가가 공모가격 대비 하락하는 등 공모시장에서 양극화가 발생하는 경우도 14사에서 15사로 소폭 늘었다. 공모가격 대비 연말수익률은 54.8%로 높았지만 상장 당일 종가수익률(57.4%)보다는 낮았다. 심지어 진시스템 등 28사(31.5%)의 연말 종가는 공모가격을 밑돌기도 해 IPO 공모주 투자 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고 금감원은 당부했다.
한편 코스닥 IPO 중 특례상장 비중은 전년 대비 8.0%p 증가한 48.0%였다. 세부적으로 기술평가 23건, 사업모델 평가 3건, 성장성 추천 5건, 이익미실현 5건 등 총 36건이었다. 특례상장 기업 중 정보기술(IT) 업종(11사)의 비중은 31.0%였고, 메타버스·NFT 등 신(新)기술·IT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IT업종의 상장이 증가했다. 반면 바이오업종 특례상장은 2020년 16사에서 2021년 10사로 감소했다.
금감원은 향후 △신기술·IT업종 공시 충실도 제고 △특례상장사에 대한 심사 강화 △IPO 주관사 주관업무 수준 평가 등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트렌드인 메타버스 관련 기업에 대한 시장 내 관심이 높아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개별종목에 투자자금이 집중되고 있다. 여기에 메타버스 관련 기업 IPO도 증가할 전망이라 증권신고서 등에 산업동향·위험요소, 사업모델·계획 등이 체계적으로 기재되도록 공시 충실도를 제고할 방침이다.
또한 특례상장기업의 IPO와 관련해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기술평가 세부내용, 상장주선인의 성장성 평가 등에 대해 면밀히 심사하고 공모가격 산정 관련 미래이익 추정 근거의 적정성 등을 중점 심사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IPO 주관업무의 품질 향상을 위해 금융투자협회와 공동으로 주관사의 주관업무 운영실태에 대한 평가를 실시할 것”이라며 “평가결과를 주관사에게 통보해 주관업무 수준을 자율적으로 개선토록 하는 한편 해당 평가결과를 심사업무에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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