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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출범 한 달이 지나도록 새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수장 자리를 비워놓고 있어, 공정 경제를 위한 정책 추진을 뒷전으로 미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2일 관가와 경제계 등에 따르면 그간 공정위원장 하마평에 오른 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사 후배’ 인사 독식 논란 등으로 사실상 낙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초 후보로 거론되던 박해식 변호사(법무법인 율촌), 김은미 변호사(법률사무소 선능) 등이 재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새 공정위원장 임명이 늦어지면서 공정위가 주요 업무나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는 데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공정위 내부에서는 위원장 자리가 오랫동안 공석인 점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조성욱 위원장이 직무를 수행하고 있으나 새 위원장 임명과 함께 사퇴할 예정이다. 주요 의사 결정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요 국·과장급 등 대부분의 인사도 연기됐다.
지난 정권의 강한 규제 기조가 시장 친화적인 분위기로 바뀌길 기대한 경제계에서도 아쉽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현 정부는 국정과제 중 하나로 ‘공정한 경쟁을 통한 시장경제 활성화’를 제시한 바 있다.
한 핀테크 기업 관계자는 “전 정부(에서 공정위)가 별도로 법을 만들어 온라인 플랫폼의 중개서비스를 규제하려 했는데, 중개서비스의 범위에 대한 해석 등 논란의 여지가 많았다”며 “새 정부는 좀 더 시장이 발전하는 방향으로 공정 거래를 추진하지 않을까 기대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공정위가 추진한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은 한때 국무회의에서 의결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무산됐다. 당시 빅테크·핀테크 등 온라인 플랫폼 중개업자들은 공정위가 외국계 플랫폼의 횡포를 가만히 두고 국내 플랫폼만 규제하는 점 등에 반발했다.
한편, 지금껏 새 정부가 출범 한 달이 넘도록 공정위원장을 지명하지 않은 적은 없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17일 만에 한만수 후보자를, 문재인 전 대통령은 7일 만에 김상조 전 위원장을 지명했다. 한만수 후보자는 대형 로펌 변호사 경력과 탈세 의혹 등으로 도중 자진 사퇴했다.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도 새 정부 출범 뒤 공정위원장 지명·취임까지 보름을 넘기지 않았다. 다만 당시에는 공정위원장이 인사청문회 대상이 아니어서 기본적인 소요 기간이 짧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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