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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의 후계자인 정의선 부회장의 행보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고 있다. 정 부회장은 그룹 내 건설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의 합병으로 보유했던 주식가치가 크게 올랐고, 과거 보유했던 이노션 지분의 매각결정으로 약 4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하게 됐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의 후계구도 형성이 가속화 될 것으로 보는 견해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사진은 현대엔지니어링 본사 전경. ⓒ스카이데일리
일감몰아주기 규제 회피 및 자금 마련 ‘1석2조 효과’
현대자동차그룹 내 건설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는 지난 1월 16일 합병을 발표했다. 공시에 따르면 합병방법은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엠코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합병 비율은 1:0.1776171이다. 기존의 현대엠코 주식을 보유했던 주주들에게 주식 1주당 합병 법인 주식 0.1776171주를 교부하는 것이다. 두 기업은 당초 공시한 바와 같이 지난 1일 합병됐다.
두 기업은 합병목적에 대해 설계 및 시공역량을 결합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고, 사업수행역량 및 수주경쟁력 강화를 통한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이들 두 계열사의 합병 발표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두 계열사 모두 합병이 필요할 만큼 실적이 부진한 편도 아니었고, 재무건전성도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연결)은 매출액 약 2조6236억원, 영업이익 약 2655억원, 당기순이익 약 2195억원 등 비교적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경쟁업체인 삼성엔지니어링과 포스코엔지니어링 등의 실적부진과 사뭇 대조된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현대엠코(연결)도 같은 기간 매출액 약 3조4071억원, 영업이익 약 2543억원, 당기순이익 약 1371억원 등을 시현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013년 12월 31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이에 재계와 증권가에서는 두 계열사 합병의 원인이 ‘일감몰아주기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불어 ‘반쪽짜리 후계자’로 불렸던 정의선 부회장의 지분 승계를 위한 물밑 작업이라는 해석에도 힘이 실렸다.
합병 직전인 지난해 말 기준 현대엠코의 지분구조는 정의선 부회장 25.06%, 정몽구 회장 10.00%, 현대글로비스 24.96%, 기아자동차 19.99%, 현대모비스 19.99% 등이었다. 또 지난해 현대엠코가 대주주인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제철 등과의 거래를 통해 올린 매출액은 매출액(개별) 2조7668억원의 약 37%인 1조261억원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금지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지난 2월 발효됨에 따라 총수 일가가 지분 30% 이상을 보유한 계열사 가운데 내부거래 규모 200억원 또는 연간 매출액 12% 이상을 차지했던 현대엠코는 규제대상에 포함됐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그러나 합병으로 인해 기존 현대엠코의 대주주였던 정의선 부회장의 신설법인 지분율은 11.72%로 감소했다. 정몽구 회장 지분율 또한 4.68%로 떨어져 오너 일가 지분의 합계는 총 16.4%로 추산됐다. 자연스레 일감몰아주기 제재 대상에서 제외된 셈이다.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합병은 단순히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벗어난 것에 그치지 않는다. 정의선 부회장은 기존 현대엠코 보유 주식으로 합병법인의 지분을 획득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해당 주식은 추후 정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위한 자금줄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04년 현대엠코 주식을 매입하는데 약 261억원 가량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합병 당시 평가된 합병법인의 주식가치가 주당 40만3586원인 점을 감안하면, 정 부회장 소유 주식의 가치는 약 3593억원으로 추산된다. 최근 비상장 주식 거래 시장에서 합병법인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주식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어 이 같은 주식가치는 당장에 동원할 수 있는 현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 증권가 관계자의 해석이다.
4000억원 실탄 확보, 경영 승계 본격화 관측
▲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보유했던 이노션의 지분을 약 4000억원에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이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돌았는데, 그 중 “정의선 부회장의 그룹 경영 승계 자금 확보와 동시에 ‘일감몰아주기 규제 회피’라는 1석 2조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지난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부회장은 보유했던 이노션 지분 40%를 모건스탠리PE-SC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대금은 4000억원으로, 고스란히 정 부회장에게 돌아간다.
이번 거래로 인해 현대자동차그룹 오너 일가가 보유했던 이노션 지분율은 기존 80%에서 40%로 낮아졌다. 지난해 말 기준 이노션의 지분구조는 정몽구 회장의 장녀인 정성이 고문 40%, 정의선 부회장 40%, 정몽구 재단 10%, 기타 10% 등으로 나타났다.
정 부회장의 이노션 지분 매각을 두고 재계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돌았다. 그 중 “정의선 부회장의 그룹 경영 승계 자금 확보와 동시에 ‘일감몰아주기 규제 회피’라는 1석 2조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장 큰 설득력을 얻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광고대행 및 광고물의 제작 등을 영위하는 종합광고 대행사 이노션은 현대차그룹 내 계열사들의 광고대행을 주로 맡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매출액 4113억원의 54%인 2220억원, 지난해에는 매출액 3562억원의 44%인 1580억원을 각각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시켰다.
그동안 이노션은 내부거래를 통해 실적을 올린 것과 동시에 일정금액 이상의 배당금을 오너 일가에게 챙겨줘 ‘오너일가 현금지급기’라는 비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실제로 지난해와 올해 지급된 배당금은 각각 72억원씩으로 대부분이 오너 일가에게 돌아갔다.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정 부회장의 주식 매각이 진행되면 앞으로 이런 비난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정성이 고문이 직접 보유한 주식이 40%에 달하는 점은 앞으로 규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해결해야 할 숙제”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현대위스코, 서림개발 등 비상장 계열사 ‘주목’

▲ 정의선 부회장이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현대위스코 및 서림개발 등에도 재계와 증권가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전경. ⓒ스카이데일리
현대엠코, 이노션이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 승계를 위한 자금원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그룹 내 비상장 계열사인 현대위스코 및 서림개발 등에도 재계와 증권가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두 계열사 모두 정의선 부회장이 다수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룹 내 타 계열사들과의 내부거래를 통해 꾸준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위스코는 지난해 매출액 6136억원 중 4051억원을 그룹 내 계열사들과의 거래를 통해 발생시켰다.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비중이 66%에 달하는 셈이다. 현대위스코는 지난해 말 기준 정의선 부회장이 57.87%, 현대메티아가 38.63%, 우리사주조합이 3.50% 등의 지분구조를 보였다. 그동안 현대위스코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재계 관계자는 “이 때문에 내부거래 관련 비난을 꾸준히 받으면서도 ‘오너 일가 곳간’의 논란에서는 비교적 자유로는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언제든 배당가능한 미처분이익잉여금이 지난해 말 기준 937억원에 달하는 점은 여전히 이목을 집중시키는 사안으로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정의선 부회장이 지분의 100%를 보유해 사실상 개인회사나 다름없는 서림개발은 지난해 매출액 2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까지는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않지만 언제든 정 부회장의 개인 창고로 쓰일 여지가 있다는 것이 재계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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