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계의 화두는 단연 ‘경제민주화’다. 경제정의 및 부의 분배라는 명분으로 이슈화 된 경제민주화 칼날이 재계를 향해 가자 기업체들은 일제히 볼멘소리를 하고 있지만 몸은 바짝 낮추고 있는 중이다. 후계구도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기업들은 더욱 신경이 곤두서 있는 모습이다. 예전처럼 변칙 증여나 불법 후계구도가 더 이상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대기업일수록 더욱 어려운 사항이라는 이야기가 일반화 됐을 정도다. 현대자동차그룹도 그 범주에 있다. 지난 2000년 현대그룹 ‘형제의 난’ 이후 독립한 현대자동차그룹은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면서 2013년 기준으로 재계서열 2위(공기업 제외)에 확고하게 올랐다. 하지만 경제민주화 핵심 법안인 순환출자구조와 관련된 이슈로 인해 지배구조 개편이 시급하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현재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자동차(주)→기아자동차(주)→현대모비스(주)→현대자동차(주)’로 이어지는 순환지배구조로 형성돼 있다. 이는 후계구도 마련에 어려움을 줄 지배구조로 꼽히고 있다. 이 같은 순환출자구조는 또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 부회장이 지분의 31.88%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글로비스(주)’가 주목받는 배경이기도 하다. ‘현대글로비스(주)’는 그룹 내 물류를 담당해 최근 3년간 총 매출액 중 내부거래비중이 50%를 웃돌며 높은 실적을 기록해 주식 가치가 최근 4년간 약 6.8배 가량이나 올랐다. 주식급등은 양호한 실적이 뒷심을 발휘해 주었다. ‘현대글로비스(주)’ 매출액은 지난 2010년 약 5조8340억원에서 2011년 약 9조5460억원, 2012년 약 약 11조7460억원 등으로 급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내부거래 비중이 높으면서 ‘땅집고 헤엄치는 사업’이라는 비판의 시각이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약 6137억원과 약 4677억원을 보여 양호했다. 증권가에서는 실적을 바탕으로 마련된 자금을 감안해 보면 ‘현대모비스(주)’가 보유한 ‘현대자동차(주)’의 지분 20.78%를 ‘현대글로비스(주)’에 매각하는 방안이 지배구조 개편에서 현실적이라는 의견들이 많다. 또 이는 지배구조 개편 및 후계구도 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방안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재계서열 2위인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에서 매우 의미심장하게 평가 받고 있는 ‘현대글로비스(주)’와 함께 지배구조 개편 및 후계 구도, 경영현황 등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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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계서열 2위의 현대자동차그룹은 순환지배구조가 형성돼 있어 향후 ‘경제민주화’ 법안의 핵심인 순환출자 관련 법안의 내용에 따라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후계 구도, 순환고리 단절 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올라 있는 ‘현대글로비스(주)’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이 확실시 된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현대글로비스 본사 전경.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대선을 전후로 우리사회의 화두이자 현안으로 부상한 ‘경제민주화’는 올해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후 더욱 급물살을 타기 시작하면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재계를 직·간접 압박했다.
이에 따라 국내 대기업들 사이에서는 후계 작업이 한창 진행됐던 곳 중 일부가 준비하고 추진했던 후계작업 ‘마스터플랜’을 변경해 ‘플랜B’로 선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기업 규모가 큰 재계 서열 10위권 내의 기업들은 후계 구도 형성에 막대한 비용이 소모되는 만큼 이 같은 움직임에 업계와 증권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재계서열 2위(공기업제외)의 기업인 현대자동차그룹 내 ‘현대글로비스(주)’도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 부회장이 최대주주에 올라 있어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재 정몽구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가 형성돼 있지만 주력계열사들의 순환출자구조가 향후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재계와 증권가의 시각이다.
또 경제민주화 로드맵의 일환으로 신규순환출자 외에 기존 순환출자 구조마저 정부의 제재를 받게 되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오너일가의 지배력에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증권가의 시각이다. 따라서 재계에서는 지배구조 개편과 후계 구도 실행작업이 함께 이뤄질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1년 ‘현대글로비스(주)’와 그 지배체제하에 있는 계열사들의 총 매출액은 약 9조5460억원, 영업이익은 약 4625억원, 당기순이익은 약 3588억원을 각각 시현했다.
또 2012년에는 총 매출액 약 11조7460억원, 영업이익 약 6137억원, 당기순이익 약 4677억원 등을 시현하면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현대그룹 ‘왕자의 난’ 후 현대차 물류 자회사 설립
▲ 지난 2000년 현대그룹 ‘왕자의 난’으로 불렸던 현대가(家) 형제들 간의 후계구도 다툼 이후 정몽구 회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의 물류를 담당할 자회사인 ‘현대글로비스(주)’를 설립했다. ⓒ스카이데일리
‘현대글로비스(주)’의 전신은 지난 2001년 설립된 현대자동차그룹의 물류 전문 기업 ‘한국로지텍(주)’이다.
2000년 ‘왕자의 난’으로 불렸던 현대가(家) 형제들 간의 후계구도 다툼 이후 정몽구 회장은 그해 9월 현대자동차 등 10개 계열사를 이끌고 현대그룹으로부터 독립했다.
독립 이후 현대그룹 내 계열사에 맡겼던 물류와 전산업무를 대신할 새로운 자회사를 설립한 것이 ‘한국로지텍(주)’다.
2003년 ‘한국로지텍(주)’은 사명을 ‘글로비스(주)’로 변경하고 2005년 주식을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이듬해인 2006년 유럽 및 인도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해외 법인 설립에 나섰고 그 후 체코, 터키, 홍콩, 미국 법인을 잇따라 설립했다.
또 2011년에는 사명을 ‘현대글로비스(주)’로 변경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정몽구 회장 후계구도 염두 해석
▲ ‘현대글로비스(주)’는 설립 당시부터 정의선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는 ‘현대글로비스(주)’ 지분의 31.8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사진=뉴시스>
정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주)’의 지분 31.88%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몽구 회장도 전체 지분의 11.51%를 보유 중이다.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주)’는 설립될 당시부터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에 올라 있었고, 이는 ‘정몽구 회장의 후계 구도를 염두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이를 통해 ‘현대글비스(주)’가 향후 현대자동차그룹 후계 구도의 주축으로 자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취재 결과 ‘현대글로비스(주)’ 설립 당시의 감사보고서 상에는 주주현황이 드러나 있지 않았다. 그 후 상장직전인 2005년에 이르러 주주현황이 공시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최초 공시된 ‘소유지배구조 관련 현황’에 따르면 그 당시 ‘현대글로비스(주)’의 지배구조는 정의선 부회장이 지분의 39.85%, 정몽구 회장이 지분의 35.15%를 각각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전에는 주식보유변동 현황이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미뤄볼 때 업계 전문가의 주장대로 최초의 지배구조도 이와 같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두 마리 토끼’ 잡는 현대글로비스 중심 지배
업계와 증권가는 ‘최근 경제민주화 이슈 중 핵심으로 지목되는 순환출자 관련 법안 추진 상황도 현대글로비스(주) 중심의 지배체제 개편 주장에 무게를 실어주는 상황’이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아직까지는 신규순환출자 금지 입법이 유력시되고 있지만 기존 순환출자도 의결권 제한 등을 통해 해소하자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며 “이에 순환출자고리 형태를 띄는 현대자동차그룹 내 오너 일가의 지배구조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그 중 지배구조 개편, 후계 구도 체제 완성 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현대글로비스(주)’ 중심의 지배 구조가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013년 6월 30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그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현대자동차 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자동차(주)→기아자동차(주)→현대모비스(주)→현대자동차(주)’의 구조로 순환출자 고리가 연결돼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순환출자 고리에 위치한 핵심계열사 중 한 계열사가 다른 계열사의 지분을 정리하면 된다.
지난 4일 종가 기준 ‘현대자동차(주)’가 보유한 ‘기아자동차(주)’의 주식 가치는 약 8조8158억원이고, ‘기아자동차(주)’가 보유한 ‘현대모비스(주)’의 주식 가치는 약 4조6160억원이다. 또한 ‘현대모비스(주)’가 보유한 ‘현대자동차(주)’의 주식 가치는 약 11조4226억원이다.
이들 주식보유 가치를 감안할 경우 ‘기아자동차(주)’가 보유한 ‘현대모비스(주)’의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만약 외부에 지분을 매각하게 되면 ‘현대모비스(주)’의 지배력을 사실상 상실하게 된다.
결국 ‘현대모비스(주)’의 지분은 ‘현대글로비스(주)’ 또는 ‘현대자동차(주)’가 매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주)가 매입하게 되면 순환출자는 해소하지만 그룹의 지주회사가 돼 후계구도 밑그림을 다시 그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 현대모비스(주)가 보유한 현대자동차(주)의 지분을 현대글로비스(주)에 매각하게 되면 수직구조의 지배구조가 형성된다. 빨간 점선 부분이 향후 예상되는 지분 구조다. ⓒ스카이데일리
또한 이렇게 된다면 공정거래법상 자회사인 ‘현대모비스(주)’가 최대주주로 있는 9개 계열사(손자회사)의 지분을 모두 100%로 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현대모비스(주)’가 보유한 ‘현대자동차(주)’의 주식을 ‘현대글로비스(주)’가 매입해 수직구조를 형성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주장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이 경우 11조원이 넘는 대규모 자금이 관건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4년간 정의선 부회장 보유주식 가치 6.9배 폭등
▲ ‘현대글로비스(주)’는 설립 후 지금까지 내부거래를 통해 급격한 매출 신장을 이뤄왔다. 특히 최근 3년간은 총 매출액의 50% 이상이 특수관계자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된 것으로 확인됐다. ⓒ스카이데일리
‘현대글로비스(주)’는 최근 3년간 내부거래를 통해 급격한 매출 신장을 달성했다. 이는 그룹 내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대부분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최근 3년간 ‘현대글로비스(주)’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0년부터 2011년 까지 총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액 비율은 꾸준히 50%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0년 ‘현대글로비스(주)’의 매출액은 약 5조8340억원, 내부거래액은 약 3조7087억원을 기록해 내부거래비율은 약 63.6%로 집계됐다.
또 2011년에는 매출액 약 9조5460억원, 내부거래액 약 5조6895어원, 내부거래비율 약 59.6% 등이었다. 2012년에는 매출액 약 11조7460억원, 내부거래액 약 6조320억원, 내부거래비율 약 51.4% 등을 기록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내부거래를 통해 급성장한 ‘현대글로비스(주)’는 주식 가치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09년 12월 주당 가격 3만5700원을 기록했던 ‘현대글로비스(주)’의 주식은 지난해 9월 주당 24만5000까지 급등했다. 또한 지난 4일 종가 기준 주당 가격이 21만2500원을 기록해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2009년 1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약 3년간 주당 가격이 약 6.9배가량 오른 셈이다.
또한 이로 인해 정 부회장 보유 주식의 가치는 2009년 12월 약 4268억원에서 2012년 9월 약 2조9288억원 까지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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