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9일 재건축부담금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면제금액 기준 상향, 부과구간 확대, 공공기여 감면 인센티브, 1주택 장기보유자 배려 등이 골자다.
일단 지난 8.16 부동산대책 발표 뒤 세부 계획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비교적 빠르게 대책을 마련한 점에 대해서는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가능해 보인다.
다만 이번 대책에 대해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정부와 재건축 조합 대부분은 부담금 완화와 함께 재건축 활성화의 물꼬를 텄다는 긍정적 반응이 많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양도소득세 최고세율이 45%인 상황에서 부담금 부과율 최대 50%를 하향 조정하지 않은 것은 지나친 과세가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부담금 부과 시점도 준공 5개월 이내 실현이익이 아닌 평가이익으로 책정돼 사실상 ‘미실현 이익’에 대한 부당한 부과라는 반응도 만만치 않다.
사실 재건축부담금 제도 자체가 재건축 사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투기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이므로 존재 자체만으로도 재건축 조합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정부 역시 이 같은 점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매우 불안정한 현 상황에서 단번에 재건축부담금을 대폭 완화하거나 제도 자체를 무용화하는 것은 되레 시장에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숨어 있던 투기 세력을 수면 위로 꺼내 주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세종시를 제외한 지방 전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한 바 있다. 아울러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의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을 80%로 상향 조정하는 등 전방위적인 규제 완화 대책을 내놓는 상황에서 이번 재건축부담금 대책은 정부 입장에서는 나름의 최선책이었다고 판단된다.
다만, 제도가 이 정도 수준으로 계속 유지된다면 얼어붙을 대로 얼어붙은 부동산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든다. 더욱이 이중과세 또는 중과세라는 불만만 줄줄이 터져 나오는 애매한 상황이 이어질 수도 있다.
지금은 규제를 풀어야 하는 시기임에는 틀림없지만 너무 성급하게 추진해서는 결코 안된다. 정부는 시장을 예의주시하면서 단계적으로 재건축부담금 산정에 대한 규제 방향과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후속대책을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어느 시장에서든 규제를 완화하면 이를 악용해 부당이득을 취하려는 세력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규제를 통해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하는 일도 반드시 막아야 한다. 투기에 대한 대응은 처벌 수위 및 환수조치 제도 등의 강화로 충분히 해낼 수 있고 그래야만 한다.
첫 술에 배 부르랴. 재건축 활성화를 통해 도심에 양질의 주택을 다량 공급하기 위해서라도 재건축부담금 완화는 이뤄져야 한다. 다만 신중히 점진적으로 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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