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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 소규모주택정비사업 활성화 정책
미니 재건축 규제 완화에 각종 지원… 건설사 “돈 되네”
서울시 모아타운 25개 자치구 모두 참여
주택시장 불황 속 현대·대우건설 등 수주
난개발·세입자 보호책 미흡 등 부작용도
김재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0-13 15:36:00
▲ 올해 초 ‘모아타운 추진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뉴시스]
 
중견·중소건설사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소규모주택정비사업에 건설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특히 서울시에서는 ‘오세훈표 모아타운(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 사업이 가속화 되며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주택 270만호 공급책’의 주요수단 중 하나로 여겨지는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일부 부작용도 예상되는 만큼 올바른 발전방향이 모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소규모주택정비사업 수주전 속속 참여하는 대형건설사들
 
자율주택정비사업, 가로주택정비사업 등으로 구분되는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은 세대수 200세대 또는 면적 1만m² 미만 구역이면서 노후·불량 건축물 수가 전체의 3분의 2 이상인 지역을 대상으로 한다.
 
통상적으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필요한 정비구역 지정, 조합설립 목적 추진위원회 설립 등 절차가 생략돼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재개발·재건축이 평균 9~10년 소요된다면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은 3~4년이면 사업을 마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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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소규모 사업인만큼 사업비 규모도 재개발·재건축 대비 작을 수밖에 없다. 이에 그간 쌍용건설, 금호건설 등 중견건설사가 소규모주택정비사업 시장을 지배해 왔는데 최근 들어 전례없이 대형건설사도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어 주목된다.
 
SK에코플랜트는 8월 말 사업비 1623억원 규모의 부산 ‘초량1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했다. 이는 SK에코플랜트가 부산에서 처음 따낸 가로주택정비사업 수주로, SK에코플랜트는 해당 사업을 수주하면서 올해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 1조원을 돌파했다. 앞서 SK에코플랜트는 7월 말 1017억원대 규모의 서울 한강변 ‘광장동 삼성1차 소규모재건축사업’을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사업비 1210억원 규모의 서울 ‘서초구 방배삼호아파트 12·13동 가로주택정비사업’ 수주에 성공하면서 창사 이래 최초로 정비사업 수주액 7조원 돌파에 성공했다. 특히 사실상 미니 재건축 단지인 해당 사업지에 현대건설은 자사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 적용을 제안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에도 대치선경3차아파트 가로주택정비사업과 대치 비취타운 가로주택정비사업 수주에 성공하면서 ‘디에이치’를 적용해 각각 ‘디에이치 대치역’ ‘디에이치 삼성역’이라는 이름의 고급 주상복합 건물로 탈바꿈시킬 예정이다.
 
대우건설도 6월 ‘서초아남아파트 소규모재건축사업’ 수주에 이어, 7월 ‘창동1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연이어 수주하는 등 소규모주택정비사업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 SK에코플랜트가 최근 수주한 부산 초량1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 조감도. [사진=SK에코플랜트 제공]
 
이처럼 100~200가 사이의 소규모 단지 공급에 대형건설사들이 몰리는 것은 정부의 재건축 규제와 경기불황, 해외수주 감소 등 주택시장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소규모주택정비사업 등이 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정부가 새로 출범하면서 도심 지역의 주택 공급 확대 방법으로 재개발·재건축과 함께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을 꼽고 각종 규제 완화와 금융·세제 지원 강화를 예고한 것도 대형건설사들의 발걸음을 분주하게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1가구 1주택 소규모 조합원에 대한 지방세 감면 등 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 즉, 예비 입주자에게도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은 좋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금리인상과 불투명한 경기 전망이라는 불안한 환경에서 사업기간이 짧아 사업비 또는 분담금 증가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덜한 점이 수요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재건축에 해당되지 않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적용을 받지 않고, 청약통장이 없어도 되는 것 또한 강점이 아닐수 없다.
 
특히 서울시에선 ‘모아타운’으로 불리는 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2016년 약 7곳에 불과했던 서울시 가로주택정비사업 추진 단지가 올 6월 기준 약 160곳으로 늘어났다. ‘알짜’로 불리는 강남권에서도 30여곳이 모아타운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 ‘오세훈표 모아타운’ 활황… 빠른 속도에 부작용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적극 추진 중인 모아타운 사업은 신축·구축이 혼재해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10만m² 이내 노후 저층주거지를 하나로 묶어 공동주택·편의시설을 공급하는 정비사업 방식이다.
 
해당 주택 필지 소유자들이 개별 필지를 모아 대지면적 1500m² 이상 확보 시 중층 아파트를 공동 개발하는 본격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모아타운은 준공 20년 이상의 노후 건축물의 대상지 전체의 57%를 넘으면 추진이 가능해 기존 재개발(준공 30년 이상, 노후도 67%) 대비 문턱이 낮다. 시와 함께 추진하기에 정비계획 수립,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 관리처분계획 인가 등 절차가 생략되고 기반시설 조성에 필요한 비용과 용도지역 상향 및 층수 규제 완화 등 인센티브도 받을 수 있다.
 
올 상반기 첫 공모에서 30곳이 신청해 21곳이 선정됐고, 이달 발표 예정인 추가 공모에는 39곳이 지원했다. 특히 이번 추가 공모에서는 현재 모아타운이 추진되지 않고 있는 자치구 내 구역도 다수 신청하면서, 서울 25개 자치구 전체가 모아타운 추진 의사를 밝혔다.
 
건설업계도 모아타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모아타운 1호’인 강북구 번동 사업지 시공사로 선정된 코오롱글로벌은 해당 지역 일대 가로주택정비사업 5개 구역이 모아타운으로 지정돼 대단지 개발이 가능해졌다. 가로주택정비사업 시장에서 입지가 탄탄한 DL건설은 ‘모아타운 2호’ 대상지인 중랑구 면목동 소재 면목역2구역 가로주택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아타운의 경우 서울시와 함께 하기 때문에 사업 안정성이 어느 정도 보장되고 사업 추진도 빨라 시공사 입장에서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더불어 투입한 시간 대비 수익성을 창출하기 수월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올 여름 장마로 많은 피해를 겪은 후 정부는 상습침수 또는 침수 우려 지역과 반지하주택이 밀집한 지역을 모아타운 사업지로 우선 검토하고 서울시 내 노후 주거지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 서울 강북구 번동 일대 ‘모아타운’ 시범 사업으로 선정된 주거지역. [사진=뉴시스]
 
다만, 이 같은 사업 추진에도 여전히 부작용은 존재한다. 공용시설 조성 의무가 없는 가로주택정비사업 특성상 인프라 부족, 난개발 문제가 뒤따를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서울 자체가 이미 과밀 지역인데, 도로, 주차장, 공원 등이 충분히 조성되지 않은 채 용적률을 높여 아파트만 빽빽하게 들어설 경우 인프라 부족, 난개발, 지역 슬럼화 가속 등 풀기어려운 문제들이 한꺼번에 불거질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 세입자 소외 현상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세입자에게 임대주택 마련, 주거이전비 등을 지원해야 하는 재개발과 달리, 소규모주택정비사업에선 세입자 손실보장에 대한 규정이 전무하다.
 
사업이 빠르게 추진되다 보니 모아타운 선정 이후 이주를 준비해야 하는 시간도 재개발 대비 매우 촉박한 편이다. 일부 모아타운 대상지와 신청지에서 거주 또는 자영업을 영위하는 세입자들 사이에서는 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월세 비용이 상승해 이미 현실적인 부담을 안고 있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이에 서울시는 9월20일, 뒤늦게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발의하고 세입자에게 이주비와 영업 보상금을 내주면 법적상한용적률까지 용적률을 완화하거나 공공임대주택 건립 비율을 축소해주는 인센티브를 주도록 하는 방안을 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에서 통과시킨바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강행규정이 아니어서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는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취약계층에 해당하는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소규모주택정비사업에 대한 제도 자체의 개선도 필요한 상황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는 ‘2022 국정감사 이슈 보고서’를 통해 “정비구역 지정 절차가 생략됨으로써 사업구역의 임의 변경 및 조합원 구성 변경 등으로 사업 지연 우려가 있고, 추진위원회 미구성으로 조합설립까지의 절차상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사업 초기단계에서 추진주체가 명확하지 않고, 전문 정비업체나 시공사가 참여하지 않아 전문성 및 자금조달 능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국토위는 오는 24일까지 진행되는 국감을 통해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의 문제점과 개선과제에 대해 논의하고 해결과제를 모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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