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11-04 01:56
뉴스 > 사회·노동
‘소아과 오픈런’에 ‘유모차 주차장’까지… 폐과 선언에 엎친 데 덮친 격
개원 40분 전에 대기자 수만 45명인 곳도
가뜩이나 소아과 부족한 데 ‘폐과’ 선언까지
정부 “긴급대책반 구성해 상황 점검 중”
이건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4-09 13:47:58
▲9일 수원에 있는 한 소아청소년과 병원에 이른 아침부터 많은 사람이 아픈 아이를 데리고 방문하고 있다. 개원 40분 전부터 대기 명단을 거의 다 채운 곳도 있다. ⓒ스카이데일리
 
소아청소년과를 운영하는 개원 의사들이 ‘단체 폐과’를 선언한 가운데 주말에도 운영하는 소아과들에는 아픈 아이를 달래는 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급하게 긴급대책반을 구성하겠다고 밝히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9일 스카이데일리가 취재한 내용을 종합하면 ‘소아과 오픈런’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뜩이나 적어진 소아과 수에 주말 아침이 겹치면서 ‘유모차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다. 
 
이날 오전 8시20분께 수원시의 한 소아과 앞에는 대기 명부가 의자 위에 놓여 있었다. 개원까지 40여 분 남은 시간이었지만 명부에는 45명의 아이 이름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병원 앞에는 두세 명의 사람이 대기하고 있기도 했다. 강아지를 산책할 겸 예약하기 위해 나온 남성은 명단을 보며 탄식을 내뱉기도 했다. 
 
병원 내부에는 개원을 준비하는 듯 불이 켜져 있었지만 아직 불도 켜지지 않은 복도에는 두세 명의 남자들이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약 1시간 뒤 다시 해당 소아과를 찾아갔을 때는 이미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아이들의 울음소리와 부모들의 달래는 목소리가 뒤엉켜 1시간 전과는 정반대의 모습이 연출됐다. 복도 한쪽에는 병원 내부로 들어가지 못한 유모차들이 줄지어 서있기도 했다.
 
8시40분께 또 다른 소아과에서는 열리지도 않은 소아과 앞에 열댓 명의 부모가 아이들과 ‘병원 나들이’에 나선 모습이었다. 이내 직원이 줄을 서던 사람들을 제치고 병원 직원이 문을 열었다. 백화점 ‘오픈런’을 방불케 하는 풍경이었다.
 
감기 기운이 있는 듯 연신 기침하는 아이를 데리고 나온 A씨는 “주말 아침이라 개원하는 병원도 많지 않을뿐더러 아이가 받을 검진이다 보니 후기 같은 것도 신경써서 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근 8곳의 소아과 중 일요일 오전에도 진료하는 곳은 3곳뿐이었다. 그나마도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후기를 확인해보면 “의사가 손을 떤다”는 등의 부정적인 후기가 남아 있는 곳도 있었다.
 
‘소아과 오픈런’ 현상이 계속되고 있지만 소아과 개원 의사들은 ‘폐과’를 선언하면서 모순적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현재 운영하는 병원을 폐업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과목을 진료하겠다는 선언이다.
 
지난달 29일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소아청소년과 폐과와 대국민 작별 인사’ 기자회견을 통해 “아픈 아이들을 고쳐주는 일을 천직으로 여기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은 한없이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오늘부터 대한민국에서 소아청소년과라는 전문과는 간판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은 코로나19로 소아과가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간한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2021년 소아과에 지급된 진료비는 5134억 원으로 2015년보다 24.7%가 줄었다. 비급여 항목이 부족한 소아과 특성상 진찰료로만 수익을 내야 하다 보니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정부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5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긴급 대책반을 구성해 지자체와 상황을 같이 점검하고 있다”며 “제도적으로는 저출생에 따라 수요가 감소해 제대로 된 진료를 받을 수 없다는 목소리가 있어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광고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3
댓글 : 0
방문수(PC&모바일)
오늘(실시간) 16,466 ▶
어제 171,697 ▶
최근 7일 ▶
대한민국 명사들
대면 기회를 가져보세요.
팬클럽 가기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방배천로2안길 82(방배동 463-18) 청송빌딩 3,4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종합일간지 등록번호 : 서울시 가50131,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 주경준,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강
본지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서약사로서 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