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뷰티업계 금남의 장벽이 허물어지는 대표적인 장소는 네일샵이다. 우리나라 사회에서 손톱은 여성들이나 가꾸는 것으로 인식돼 온 것이 사실이나 네일샵이 점차 자리 잡고 동시에 ‘가꾸는’ 남성들이 증가하면서 네일샵을 방문하는 남성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네일샵 관계자는 젊은 층보다 오히려 중장년 남성 손님들의 비율이 더 높다고 전했다. ⓒ스카이데일리
과거 ‘뷰티 산업’은 여성의 전유물이었다. 요즘에는 남녀를 불문하고 드나드는 미용실도 80년대까지만 해도 여성들만의 공간으로 치부됐다. 그러나 남성들이 점차 헤어스타일 등 외모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도 이 같은 남녀 간 장벽은 상당 부분 허물어진지 오래다.
이처럼 뷰티산업이 성별을 가리지 않고 있으나 ‘금남(禁男)의 공간’으로 인식되는 곳은 여전히 존재한다. 대표적인 장소로는 손톱을 관리·치장해주는 네일샵을 꼽을 수 있는데, 최근에는 네일샵에도 남성들의 발걸음이 잦아지는 추세다.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이른 바 ‘그루밍족(grooming)’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층 아닌 30~50대 중장년층 남성들이 단골
스카이데일리는 여성의 전유물에서 남녀 공용으로 변화하고 뷰티산업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서초동의 한 네일샵에 전화를 걸었다. 네일샵 직원은 남성의 예약전화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응대했다. 기자가 ‘관리를 받는 것이 처음’이라고 말하자 ‘요새는 남성고객도 많다’고 안심시키며 능숙하게 예약을 진행했다.
예약 시간에 맞춰 사무실이 밀집된 반포대로 이면도로에 자리 잡은 네일샵 문을 열고 들어서니 매장 안은 예상했던 것처럼 여성들 일색이었다. 여성 고객들은 건장한 체구를 지닌 기자의 등장에 잠시 시선을 줬으나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듯 이내 자신의 손톱에 다시 집중했다.
▲ 관리받기 전(상)과 후의 기자의 손이다. 남성들이 가장 많이 한다는 ‘기본 케어’는 손톱을 고르게 정리하고 손톱가의 큐티클을 정리하며 손톱과 손 등에 원활한 수분 공급을 위해 끊임없이 영양제를 투여하는 방식이다. 관리 전 거칠고 건조했던 손톱은 매끄럽고 윤기있게 변했다. ⓒ스카이데일리
직원의 안내로 빈자리로 이동해 직접 네일 케어를 받아봤는데 TV에서 본 것처럼 손톱을 깎고 다듬은 뒤 수분 유지를 위한 영양제를 계속 덧칠하며 큐티클을 제거하는 식이었다. 기자에게는 생소한 경험이었다.
기자를 담당한 직원은 “예전에는 네일샵을 방문한 남성 대부분은 여자 친구를 따라온 경우였다”며 “하지만 요즘에는 남성들도 손톱 관리를 위해 스스럼없이 네일샵을 찾는다”고 말했다.
직원의 설명에 따르면 뜻밖에도 이곳의 남성 단골 연령대는 대학생 혹은 젊은 직장인이 아니라 중년의 남성이었다. 그녀는 “단골 남성고객은 주로 4~50대 자영업들이다”며 “오랜 세월 동안 일을 하며 거칠어지고 투박해진 손을 관리받기 위해 시간을 할애한다”고 전했다.
이어 “중년 자영업자 다음으로는 30~40대 영업사원들이 많은 편이다”며 “아무래도 거래처 사람들을 자주 만나는 탓에 매사 정돈된 모습을 유지하려고 손 관리에도 신경을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제모 역시 여성들의 뷰티를 위한 공간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최근 깔끔한 외모를 지향하며 눈썹 및 얼굴을 잔털 등을 제거하기위해 ‘왁싱바’를 찾는 남성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왁싱바 관계자에 따르면 이 같은 기본 제모뿐만 아니라 ‘브라질리안’ 왁싱을 하는 남성들 역시 크게 증가했다고 전했다. ⓒ스카이데일리
브라질리언 왁싱 받은 남성들 크게 증가
네일샵 뿐만 아니라 제모를 위해 왁싱바를 찾는 남성 고객들도 증가하고 있다. 대치동 ‘지아니왁싱바’ 대표는 “왁싱바의 주 고객층은 여전히 여성이지만 남성 손님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며 “남녀 비율로 따져보면 남성고객이 20% 가량 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남성들은 외모를 깔끔하게 하기위해 눈썹을 다듬거나 얼굴의 잔털을 제거하는 등의 제모를 선호한다”며 “특히 최근에는 ‘브라질리안 왁싱’을 하는 남성 고객들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브라질리안 왁싱이란 음모를 제거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비키니 수영복이 점차 보급되면서 여성들을 중심으로 유행세를 타 일명 비키니 왁싱이라고 불린다.
브라질리안 왁싱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는 한 남성은 “이탈리아에서 3년간 거주했는데 유럽에서는 브라질리언 왁싱이 일종의 남녀 간 에티켓으로 통한다”며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일단 한 번 경험하면 시원한 기분 때문에 중단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 아예 남성만을 위한 뷰티 공간 역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압구정, 청담동, 한남동 등을 중심으로 성행하는 ‘바벌샵’이 대표적이다. 바벌샵은 커트·면도 등 단순한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기존 이발소와 다소 차이가 있다. 각 바벌샵은 저마다 자신의 강점을 내세운다. 패션에 초점을 맞춘 바벌샵은 남성 패션 편집샵의 기능 등을 갖추고 있으며 남성들의 새로운 휴식공간에 초점을 맞춘 바벌샵 또한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스카이데일리
남성만을 위한 뷰티 및 휴식 공간 바버샵 인기
네일샵과 왁싱바에서 금남의 장벽이 허물어졌다면 바버샵은 남성들만을 위한 뷰티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바버샵은 기존 이발소와 다소 차이를 지닌다. 이발소가 이발·면도·염색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라면 바버샵은 헤어 케어 서비스는 물론 한 발 더 나아가 남성들만의 휴식처로 변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강남구 압구정동·청담동, 용산구 한남동, 마포구 상수동 등을 중심으로 매장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남성들만의 공간을 지향하는 바버샵은 저마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강조하는 분위기다.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 위치한 ‘킹스톤 맨즈헤어’의 경우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매장을 꾸몄으며 곳곳에는 남성들이 좋아할만한 오락기, 남성용 패션잡지, 만화책 등이 비치돼 있었다.
담당 스타일리스트에 따라 커트는 2~4만원, 펌은 6~13만원 사이로 요금이 책정돼 있었는데 일반 미용실보다 다소 높은 가격이었으나 로데오 거리 인근 미용실에 비해서는 오히려 저렴한 편이었다.
‘킹스톤 맨즈헤어’ 관계자는 “손님들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으며 동일 시간대에 손님들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100% 사전 예약제로 운영 중이다”면서 “20~30대 직장인이 많지만 중·장년층 고객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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