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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폭스바겐 조작 스캔들과 현대차의 확장 호재
조작 파문 글로벌 1위…현대차 유럽시장 노릴 기회
내수, 수입·국산차 고객 갈려 반사이익 미미…“유럽인 만족하면 시장 확대”
김도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5-10-02 16:29:02
독일의 자동차도시 니더작센주 볼프스부르크에는 아우토슈타트라는 자동차 테마파크가 있다. 포르쉐, 아우디, 람보르기니 등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들의 전시관을 갖춘 이곳은 폭스바겐그룹이 조성했다. 지난 2000년 하노버 엑스포에서 회사의 공정을 소개하기 위한 공정으로 고안됐다. 이곳 인근에는 폭스바겐의 본사도 위치했다. 테마파크급 규모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에도 자동차 브랜드 전시관이 있다. 도산공원사거리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튜디오’가 바로 그것이다. 이 스튜디오는 현대·기아차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담겨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산대로 한 복판에 이 같은 전시관이 문을 열자 많은 이들은 현대차가 폭스바겐의 영향을 받아 건설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들 두 업체는 글로벌 자동차기업이다. 폭스바겐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선두기업이며 현대차의 경우 5위 수준을 유지하는 상태다. 최근 폭스바겐의 디젤 엔진에서 배기가스가 기준치의 40배나 발생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폭스바겐 측이 센서감지 결과를 바탕으로 주행시험으로 판단 될 때만 저감장치를 작동시켜 환경기준을 충족하도록 엔진 제어 장치를 프로그래밍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폭스바겐그룹 전 브랜드와 독일 자동차 업계까지 파장이 클 전망이다. 이 같은 소식에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내수 및 해외 시장에서 이번 사태로 반사이익(反射利益)을 얻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스카이데일리가 이번 폭스바겐 사태와 현대자동차의 유럽시장 확대 가능성 등을 진단해봤다.

▲ 폭스바겐의 조작 파문으로 폭스바겐그룹은 물론 독일 및 유럽차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기아차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다만, 현대·기아차가 유럽 고객들의 만족을 시킬 수 있는 기술력이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전제됐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사거리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튜디오. ⓒ스카이데일리

지난달 19일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폭스바겐이 디젤차 검사 시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실제 도로 주행에서는 저감장치가 꺼지도록 프로그래밍 했다고 발표했다.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장은 점차 커지는 분위기다.
 
EPA 측에 따르면 운행 중 저감장치가 꺼지면서 폭스바겐 디젤 차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이 기준치의 40배에 이르렀다. 이번 ‘디젤 조작 스캔들’의 후폭풍으로 폭스바겐뿐만 아니라 독일 및 유럽 자동차 업계를 향한 강도 높은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국내 자동차업계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그동안 북미 및 아시아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국내 자동차업계가 이번 스캔들로 인해 유럽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흔들리는 ‘폭스바겐 왕국’ 브랜드 가치 하락…韓 9월 시장점유율 9위로 주저앉아
 
이번 논란 전까지 폭스바겐은 그야말로 승승장구였다. 지난 상반기에는 도요타를 제치고 글로벌 판매대수 1위(504만대)에 오르기도 했다.
 
이 같은 실적에 힘입어 폭스바겐은 상반기에만 1088억유로(약 139조1000억원)의 매출고를 올렸으며 영업이익만 70억유로(8조9500억원)을 기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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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0.1%, 1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매출액 22조489억원·영업이익 2조3384억원, 기아차는 매출액 15조8999억원·영업이익 9713억원을 기록했다. 폭스바겐그룹의 실적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합산액보다 매출액은 약 3배, 영업이익은 약 2배 많았다.
 
지난해 폭스바겐은 2685억달러, 우리 돈 약 317조98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44억달러(약 17조64억원)를 기록했다.
 
폭스바겐은 유럽인이 사랑한 차다. 비틀·골프 등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 좋은 차로 인식돼 오랜 기간 사랑받아 온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폭스바겐에서 오늘날 폭스바겐그룹으로 성장했을 정도다. 현재 폭스바겐그룹은 폭스바겐브랜드그룹, 아우디브랜드그룹, 포르쉐, 스카니아, FAW, 유럽카 등의 자동차 자회사를 보유 중이다.
 
보유 자동차 브랜드도 상당하다. 폭스바겐브랜드그룹은 폭스바겐을 비롯해 스코다, 벤틀리, 부가티 등의 브랜드를 운영 중이며 아우디브랜드그룹은 아우디를 주축으로 세아트, 람보르기니, 부가티 등을 보유한 상태다.
 
 ▲ 자료: Statista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업체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지난해 세계 100대 브랜드에는 폭스바겐그룹의 폭스바겐, 아우디, 포르쉐가 포함 돼 있을 정도다. 인터브랜드 자료에 따르면 31위를 기록한 폭스바겐은 137억1600만달러(약 16조2300억원)의 브랜드 가치를 기록했다. 45위 아우디와 60위 포르쉐는 각각 98억3100만달러(약 11조6300억원), 71억7100만달러(8조4800억원)를 기록했다.
 
높은 브랜드가치를 인정받아 온 폭스바겐그룹은 이번 조작 스캔들로 인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폭스바겐이 진출한 각국의 조사가 현재 이뤄지고 있지만 천문학적인 금액의 벌금과 리콜조치가 예고됐기 때문이다.
 
판매부진도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 리서치업체 오토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 자동차시장인 미국에서 폭스바겐의 판매실적 감소가 도드라졌다. 폭스바겐은 지난달 미국 현지에서 2만6141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한 수치다. 현지 언론은 같은 기간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증가율이 15.8%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 조작추문이 판매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내다보는 상황이다.
 
폭스바겐은 우리나라 자동차시장에서도 점유율이 0.3%p 하락하는 등 부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당초 3.6%의 점유율로 8위를 유지한 폭스바겐은 지난달 3.3%의 점유율을 기록해 스바루에 밀려 9위로 내려앉았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5년 6월 30일 기준 ⓒ스카이데이리

폭스바겐사태 국내車 ‘득’ 될 수 있나…“내수는 미미, 유럽시장은 긍정적”
 
폭스바겐 조작관련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과연 현대·기아 등 국내 자동차업계에게 득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내수에서 큰 이득은 얻지 못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유럽시장에 대해서는 일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해석을 달리했다. 폭스바겐의 일시적인 점유율하락을 점치는 이도 있는 반면, 현대·기아차가 유럽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평가하는 이도 있다.
 
산업연구원의 이항구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25일 폭스바겐 사태로 현대·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업계가 얻을 이익은 거의 없으며 유럽시장 역시 큰 소득을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연구원은 “이미 국내 자동차시장 고객층이 국산·수입차로 분할됐기 때문에 국내 업체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유럽시장에 대해서는 “폭스바겐은 자동차 업계 1위의 R&D 투자기업이라 이번 사태로 판매량이 대폭 감소했다가 일정시기가 지나면 회복될 것이다”고 전했다.
 
▲ 당초 글로벌 및 유럽 1위 왕좌를 지켜오던 폭스바겐은 이번 추문으로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저조한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점유율이 소폭 하락하며 업계 9위로 떨어진 상태다. 일부 전문가들은 폭스바겐이 R&D에 상당한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현대·기아차가 반사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스카이데일리

업계는 국내 시장에 대해서는 이 연구원과 뜻을 같이 했지만 유럽시장에 대해서는 다소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실추된 이미지가 판매량 감소로 이어질 것이며 이는 현대·기아차에게 새로운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고 전망한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현대차와 기아차의 유럽시장 점유율은 각각 3.3%, 2.6%로 10위권 밖이지만 두 업체의 점유율 합산은 도요타와 닛산을 앞지른 9위 수준이다”며 “폭스바겐 사태가 독일차에 대한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는 만큼 현지 경쟁업체들의 매출감소도 예상될 수 있어 현대·기아차 입장으로선 호재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폭스바겐 및 현지 자동차업체들의 위기를 현대·기아차가 가져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술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며 “명차브랜드가 즐비한 유럽 현지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현대·기아차의 절실한 노력이 필요한 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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