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문제아 전락한 연예인주(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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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문제아 전락한 연예인주(株)

스카이데일리 칼럼

김신 기자페이지 + 입력 2016-07-04 00:01:30

▲ 김신 팀장(산업부, 편집이사)

최근 세계 각지에서 불고 있는 한류열풍 덕분에 우리나라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강세가 눈에 띈다. 기존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 이른바 ‘빅3기업’ 외에 다른 기업들의 성장세는 특히 남다르다. 빅3기업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FNC엔터테인먼트(이하·FNC)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 판도 변화를 주도하는 대표적 기업이다. 지난 2006년 설립된 FNC는 아티스트 육성 및 매니지먼트, 드라마 OST 제작, 공연 기획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 2014년 12월에는 코스닥 시장에 주식을 공개하며, 상장기업으로 발돋움했다.

현재 FNC소속 연예인으로는 △가수(그룹 포함) 씨엔블루, FT아일랜드, AOA, 엔플라잉 등 △연기자 박광현, 윤진서, 이동건, 김민서, 정해인, 김원희 등 △MC 및 방송인 유재석, 김용만, 정형돈, 이국주, 노홍철 등이 있다. 대한민국 연예·예능 프로그램을 주름잡는 방송인들 중 상당수가 FNC 소속이다.

이런 FNC는 얼마 전 소속 연예인과 회사 관계자들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을 만한 사건에 연루돼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앞서 검찰은 인기아이돌 그룹 씨엔블루의 리더 정용화 씨가 지인 1명과 함께 국민MC로 불리는 유재석이 FNC로 소속을 옮긴다는 정보를 미리 알고 주식을 사들인 흔적을 포착, 수사에 착수했다. 이달 초 정용화의 주거지, 해당 소속사 등 4∼5곳을 압수수색했다.

급기야 정용화는 지난달 28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날 정용화 이외에도 소속사 대표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유명 방송인 영입 전반에 대해 조사했다. 정용화의 검찰 소환은 사건의 진실과는 관계없이 의혹 그 자체만으로도 대중들의 상당한 관심을 불러 모았다.

그로부터 약 2일후인 지난달 30일, 검찰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던 정용화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했다. 검찰은 정용화가 FNC 주식을 매입한 시점이 호재성 정보 생성 시점 이전이라고 판단해 이 같은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문제는 엉뚱한 데서 터졌다. 정용화를 조사하던 과정에서 ‘제3의 인물’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 시세차익을 누린 혐의가 포착돼 처벌을 받게 된 것이다. 혐의가 입증된 인물 중에는 정용화와 같은 씨엔블루 멤버 이종현 씨도 포함돼 있었다. 이종현 씨 또한 정용화 씨 못지 않게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인기스타다. 검찰은 이종현 씨를 벌금 20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FNC 소속 연예인과 관계자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당이득 편취 사건은 일단락 됐다. 그러나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특히 증권가와 여론 일각에서는 연예인이 소재가 된 사건의 경우, 다른 사건에 비해 파급력이 상당하기 때문에 주식 시장 자체의 신뢰감 저하를 우려하는 여론이 상당하다.

연예인들은 사전적 의미로 ‘공인(公認)’의 범주에 속하지 않지만 영향력이나 파급력이 뛰어나 암묵적인 사회적 동의에 의해 ‘공인(公認)’으로 치부된다. 행동 하나하나에도 상당한 제약이 가해지고, 책임감 또한 부여된다. 물론 그 대가로 일반인 보다 많은 부와 명예를 거머쥔다. 인기가 높아질수록 더더욱 그렇다.

이 같은 맥락에서 보면 이번 인기아이돌 그룹 씨엔블루 멤버들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당이득 편취 사건은 주식이나 증권시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특히 어린 청소년들에 있어서 주식이나 증권시장은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수단과 이를 행하는 공간으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사건을 단순히 이종현 씨 한 사람에게 벌금을 부여하고 끝내서는 안 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사정당국은 이번 FNC 사건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혐의가 입증되지 않은 인물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재조사에 착수해야 한다. 호재성 정보 생성 시점에 대해서도 재검토 할 필요가 있다.

수사 강도를 높이고 이미 혐의가 드러난 이들에 대해서는 처벌 수위를 높이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회적 책임감이 부여된 인물이 연루된 사건일수록 더욱 철저한 조사와 강도 높은 처벌이 가해진다는 확고한 원칙이 보다 명확해지길 바란다.

김신 s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