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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679>]-현대차그룹 원효로사옥 난항

정몽구 사업성지 개발, 박원순에 러브콜 ‘냉랭’

10조 베팅 105층 마천루 통했는데…자동차 꿈 영근 땅 48층 ‘종상향 NO’

김도현기자(dhkim@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4-18 00:5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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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차남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처음으로 ‘현대맨’이 된 것은 지난 1970년이다. 서울 용산구 원효로4가 소재 현대자동차 서울영업소가 그의 첫 출근지였다. 이후 현대건설에 몸담았던 정 회장은 1974년 현대차 서울사무소가 현대자동차로부터 분리돼 현대자동차써비스란 이름의 별도 법인이 되자 이곳의 대표이사를 맡게 된다. 4년만의 원효로 컴백이었다. 이후 정 회장은 무려 13년 간 이곳에서 근무했다. 1999년 현대자동차써비스는 다시 현대차 품으로 흡수됐다. 정 회장은 현대그룹으로부터 독립된 현대자동차그룹을 맡아 재계 2위 기업집단으로 성장시켰다. 지금의 정 회장 근무지는 양재동 현대차 본사 사옥이다. 그럼에도 본인이 현대맨으로서 첫 발을 뗀 원효로 사옥을 각별히 생각한다는 후문이다. 최근 현대차 원효로사옥의 개발과 관련된 소식이 전해졌다. 종상향을 바탕으로 48층 규모 건물 5개동을 지어 복합단지로 개발하겠다는 제안서를 용산구청에 제출했다. 스카이데일리가 현대차 원효로 개발계획을 취재했다.

 ▲ 현대자동차 원효로사옥(사진 왼쪽)은 정몽구 회장이 현대그룹 입사 후 첫 근무지이며, 13년간 대표직을 지냈던 계열사 본사 자리라는 점에서 상징성을 갖는 곳으로 꼽힌다. 지난 2006년 현대차 비자금 수사에 나선 검찰이 당시 현대글로비스 본사로 사용됐던 이곳을 압수수색 해 벽 속 비밀금고를 발견하기도 했다. 최근 현대차는 이곳 일대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부정적 전망이 제기됐다. [사진=박미나기자] ⓒ스카이데일리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애착이 담겼다는 용산구 원효로4가 114-40일대 ‘현대차 원효로 사옥부지 개발사업’이 처음부터 난관에 봉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초 사업추진을 담당하는 현대엔지니어링은 용산구청에 해당부지 일대 3만100㎡를 개발하겠다는 제안서를 용산구청에 제출했다. 제안서에는 2종 일반주거지역인 이곳을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해달라는 요청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심사 중인 용산구청 관계자는 “종상향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통상 이 같은 종 상향 안건에 대해서 서울시 의견을 청취하는데 부정적인 답변을 듣게 됐다”고 스카이데일리 에 전했다.
 
통상 주거지역은 전용·일반·준주거 등 세 지역으로 구분된다. 준주거지역은 이 중 가장 상업적 성격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서울시 조례에 따른 용적률은 600%다. 현행 건축법 따른 준주거지역 용적률 상한선은 700%다. 이는 근린상업지역 용적률 800%에 육박한 수치다. 반면 2종주거지역의 용적률은 150~200%선이다.
 
갑작스럽지 않은 원효로 개발…부동산관계자 “한 번에 두 단계, 쉽지 않아”
 
이곳 부지에 대한 개발소식이 감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3년 당시 성동구 성수동 뚝섬부지에 ‘서울숲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을 추진 중인 현대차그룹이 이곳을 개발하기 위한 TF팀을 구성했다는 소문이 여의도 증권가를 통해 전해졌다.
 
소식은 속칭 ‘찌라시’ 형태로 유포됐다. 내용에 따르면 원효로의 영문표기 앞 글자를 따 ‘W프로젝트’라고 명명된 해당 사업을 위해 현대차 측이 각종 계열사를 망라하는 TF팀을 구성했다는 것이었다. 일각에서는 서울숲 GBC사업이 난항을 겪자 그룹통합사옥 개발을 위한 대안으로 부상한다는 해석도 있었다.
 
 ▲ ⓒ스카이데일리

당시 현대차 측은 “사실무근이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하지만 소문은 무성했다. 해당 지역이 원효대교 북단 한강변에 위치한 만큼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할 가능성이 농후하며, 여의도·도심지역 및 강변북로를 통한 이동 및 진출입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또한 용산역부터 서부이촌동일대를 아우르는 국제업무지구 사업계획 부지 인근에 자리했다는 점도 장점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현대차가 서울숲 신사옥 건설이 좌초되면서 ‘원효로 대망론’은 더욱 들끓었다. 이 같은 소문은 현대차가 옛 한전 부지를 10조5000억원에 낙찰 받고 통합사옥 GBC 건설에 착공하면서부터 잠잠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최근 현대엔지니어링이 용산구청에 해당 구역의 개발내용을 담은 계획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재차 관심을 얻게 된 것이다. 특히 이곳이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첫 출발한 상징적인 부지라는 점에서 높은 주목을 얻고 있다.
 
하지만 관계당국의 부정적인 의견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을 전망이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통상 토지주로부터 종 상향 등과 관련한 제안서를 받게 되면 서울시 등의 의견청취 후 충분히 검토한 뒤 진행 허가여부를 결정짓게 된다”며 “서울시 의견청취 과정에서 부정적 견해를 전해 받은 만큼 쉽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도 “구청에서 관련 의견청취를 묻게 될 경우 자체 용도지역관리기준 등에 따라 각 부서가 적합도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며 “종합검토결과 해당 부지의 종 상향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견해가 용산구청에 전달된 것은 맞다”고 확인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2종주거지역 보다 용적율이 높은 것이 3종이며 이보다 한 단계 높은 것이 준주거다”고 설명하며 “통상 종 상향을 두 단계 이상 뛰는 일이 일반적이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준주거지역의 경우 상업지역 성격을 상당수 갖춰야 하기 때문에 현재 해당 부지 지역의 준주거 종상향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구청은 가능·불가 여부만 파악해 통보할 뿐 최종 결정권자는 서울시장이 임명하는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위원들의 심사를 통해 이뤄진다”며 “현재까지 서울시 여론이 밝지 않은 상황이라면 설사 심의에 들어간다 한들 쉽게 진행 되겠느냐”고 덧붙였다.
 
 ▲ 용산구청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부정적 의견이 나온 만큼 현대차 원효로사옥 일대 부지(사진)의 종 상향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도 “2종일반주거지에서 준주거지로 한 번에 두 단계를 뛰어넘는 종 상향이라는 점에서 어렵겠다”고 평가했다. ⓒ스카이데일리
 
현대차 “호텔건립 사실아냐 구체계획 無”…기대감 들뜬 주민들 어쩌나
 
당초 해당부지에는 현대차 원효로서비센터, 현대모비스 부품판매매장, 현대차 판매대리점, 현대엠엔소프트 본사(현대차 원효로사옥) 등이 밀집한 곳이다. 프로배구 출범 전까지 현대자동차 실업배구단 훈련장으로 사용됐던 체육관도 자리했다.
 
현재 이곳 대다수는 빈 부지로 방치된 상태다. 지난 1월 13일 서비스센터와 현대모비스 부품판매매장이 경기도 고양서비스센터로 이전함에 따라 폐쇄됐다. 현재는 현대차 판매대리점과 현대엠엔소프트 직원들만이 상주하고 있다.
 
인근 부동산관계자들은 이곳이 개발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진 것은 지난해 9월부터라고 입을 모았다. 대한공인중개사 박광수 팀장은 “이주를 앞둔 직원들이 식사하며 식당 등에서 이곳이 개발될 것이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앞서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곳 부지 위에 비즈니스호텔 1개동, 오피스건물 4개동을 갖춘 48개 복합단지로 개발하겠다고 전해졌으나 현대차 측은 와전된 것이라 밝혔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일대를 개발하겠다는 제안서를 제출한 것은 맞지만 그 밖의 계획에 대해서는 전혀 세워지지 않은 상태다”면서 “앞서 보도내용 등은 추측 및 전망일 뿐이지 사실이 아니다”고 스카이데일리에 전해 왔다.
 
현대차 원효로 사옥 인근 주민들은 이번 사업소식에 막대한 기대감을 품고 있는 상황이었다. 일대는 용산구 내에서도 노후화된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원효로 사옥은 1977년 4월 준공돼 40돌을 맞은 산호아파트와 이웃하고 있으며, 1971년 5월 입주를 시작한 풍전아파트와 원효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다.
 
 ▲ 사업이 난관에 봉착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지 못한 주민들은 부푼 기대감을 안고 있었다. 주민들 간 난항을 겪던 재건축이 속속 급물살을 타기도 했다. 대표적인 곳이 현대차 원효로사옥과 이웃하고 있는 산호아파트(사진)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개발추진소식이 전해진 후 매물은 자취를 감췄으며 “2억이 올랐느냐”는 문의가 있기도 했다. ⓒ스카이데일리

산호아파트의 경우 재건축 추진에 난항을 겪다 지난해 말부터 주민들 간 합의가 이뤄지며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지 입구에는 ‘조합설립동의율 90% 달성’이란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지상 5층 규모로 단 4개동만 있는 풍전아파트의 경우 단독재건축이 불가하다는 업계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재건축추진 준비위원회가 승인·발족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관계자는 “산호아파트의 경우 한강 조망이 탁월해 높은 사업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풍전아파트의 경우 단독 재건축은 사실상 불가할 전망”이라며 “두 곳 모두 소유주들 간 견해가 달라 장기간 표류하던 단지였으나 지난해 현대차 개발계획 소문 후 급물살을 타게 됐다”고 평가했다.
 
현대부동산 관계자는 “현대차 원효로 사옥 개발 관련 보도가 나간 지 열흘도 채 안된 시점이기에 즉각적으로 부동산 시세에 반영된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보도 후 매물이 자취를 감췄으며 ‘산호아파트가 2억원 올랐다는 것이 사실이냐’는 연락을 비롯해 물건 등을 찾는 연락이 전보다 늘었다”며 향후 원효로4가 일대의 긍정적인 전망을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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