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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한국경제 주춧돌 4대그룹 (上-효과)

불모지에 핀 꽃…국가운명 짊어진 경제 거목들

자동차·반도체·배터리 등 글로벌 시장 맹위…과도한규제 성장발목 우려

유은주기자(dwdwdw0720@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7-03 00: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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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가 들어선 이후 재계 안팎에서는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재벌 저격수’로 불린 김상조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등 ‘재벌개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30대그룹 특히 4대그룹에 엄정한 잣대를 들이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4대그룹 최고 경영진과 회동을 통해 향후 기업에 대한 일방적인 제재보단 소통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음에도 재계 전반에 걸쳐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배경이다. 특히 ‘재벌개혁’이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불거져 나온 ‘경제민주화’ 성격을 띠는 것 아닌지에 대한 우려감도 팽배해다. 경제민주화는 ‘대기업에 쏠린 부의 편중현상을 법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통칭하는 말이다. 하지만 현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정부가 재벌개혁 논리로 내세운 ‘경제력 집중’은 매출의 상당부분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는 ‘4대그룹’에게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무성하다. ‘4대그룹’은 자산기준 상위 4개 그룹인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SK그룹, LG그룹 등이다. 이들이 좁은 국토와 한정된 자원, 적은 노동력 등 경제 불모지나 다름없는 우리나라에서 글로벌 기업과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경제성장을 주도한 점은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사실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스카이데일리가 한국경제 주춧돌로 평가되는 4대그룹을 이번주 금주 이슈포커스 주제로 선정하고 이들 기업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과 앞으로의 기대효과, 4대그룹의 발목을 잡는 재벌개혁의 문제점 등을 세 편에 걸쳐 보도한다.

 ▲ 문재인 대통령 내세웠던 공약 중 하나였던 ‘재벌개혁’이 정재계의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한국 경제가 대기업 주도의 성장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우려 섞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은 동북아 물류허브로 불리는 부산신항 전경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임현범 팀장|유은주·길해성 기자] 최근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재벌개혁’이 화두로 급부상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놓은 재벌개혁 공약 이행이 가시화되고 있어서다. 앞서 문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공정사회 확립의 일환으로 확고한 재벌개혁을 통한 경제교체를 이루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문재인정부는 출범 후 경제검찰로 평가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수장에 참여연대 출신 김상조 위원장을 앉히며 재벌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신임 김 위원장은 재벌개혁감시단장, 경제개혁연대 소장 등 재벌기업과 대척점에 위치한 단체의 주요 직책을 두루 역임했다. ‘재벌 저격수’라는 수식어로도 유명한 인물이다.
 
재계는 긴장된 분위기가 역력하다. 소위 재벌기업으로 불리는 이들은 자신들의 목을 정조준 한 칼끝이 언제 어떻게 날아들지 모른다는 생각에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있다. 국민 여론을 등에 업은 재벌개혁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 지 조용히 관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하지만 현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상당하다.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국가 경제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대기업 주도의 경제구조에서 재벌개혁에 따른 기업 활동 위축은 결국 국가 경제에 타격을 입히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재벌기업 중에서도 규모가 큰 소위 ‘4대그룹’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제재는 국가 경제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주목됐다. 덕분에 ‘한국경제의 기둥’으로 평가되는 ‘4대그룹’의 위상이 재조명되고 있다. ‘4대그룹’은 자산기준 상위 4개 그룹인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SK그룹, LG그룹 등이다.
 
4대그룹은 과거 정부주도 개발계획이 이뤄지던 격동기와 맞물려 급격히 성장했다.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초고속 경제성장을 일궈낸 중심에 이들 4대그룹이 있었다. 국가경제 성장과 궤를 함께 해 온 셈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세계 8위의 수출대국으로 우뚝 섰다. 같은 해 기준 GDP(국내총생산) 순위는 12위를 나타냈다.
 
‘포니’로 시작해 세계로 뻗은 정주영 뚝심…글로벌 기업성장 국내 일자리 창출 기여
 
 ▲  현대차그룹은 국내에서 독자적인 자동차 개발기술이 없던 시절 ‘포니’를 만들어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독자 기술 자동차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현대자동차그룹은 완성차 시장에서 글로벌 업체로 발돋움했다. 사진은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포니2 모델, 포니 엑셀 신차 발표회를 펼치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2017년 서울모터쇼 전경 [사진=ⓒ스카이데일리, 뉴시스]

재계 및 경제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한국 자동차산업의 대표주자인 현대자동차그룹(이하·현대차그룹)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절대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탄탄한 국내 인지도를 기반으로 해외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힌 현대차그룹은 현재 글로벌 자동차기업 5위에 랭크돼 있다.
 
현대차그룹의 탄생은 지난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은 1976년 ‘포니’의 탄생으로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독자적인 기술로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나라가 됐다. 그 중심에는 현대차그룹이 있었다. 과거 미국 포드자동차 모델의 부품을 수입·조립하는 업체에 불과했던 현대자동차는 1974년 당시 물가로 1억달러(약 1140억원)수준의 투자를 통해 연간 5만6000대를 생산할 수 있는 대형 국산 자동차 공장을 지었다.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 1년 동안 판매되는 자동차 수는 1000대도 안됐다. 이를 주도한 인물은 현대그룹을 일으킨 고 정주영 창업주다. 정주영 창업주는 오로지 해외 수출만을 염두하고 대규모 공장 건설을 단행한 것이다. 포니는 출시되자마자 곧바로 국내 승용차 시장 점유율의 43%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듬해에는 국내 자동차 2대 중 1대가 포니였을 정도로 판매량을 꾸준히 늘려 갔다.
 
명실공이 대한민국 대표 자동차기업으로 우뚝 선 현대자동차는 지난 1998년 기아자동차를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다. 덕분에 국내외 인지도도 더욱 공고해졌다. 지난 2000년 현대그룹에서 따로 분리된 후에도 자동차 산업을 주축으로 빠르게 성장해 지난 2010년에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 5위 기업(판매량 기준)에 올랐다. 그로부터 줄곧 5위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성장 배경에는 탄탄한 내수시장 인지도를 기반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성공한 것이 자리하고 있다. 일례로 1999년만 해도 1% 수준이었던 미국시장 점유율(판매량 기준)은 지난 2015년 7.9%까지 올랐다. 현재 중동과 브라질,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도 점차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성장은 국내 고용시장에 상당한 효과를 가져 온다는 점에서 더욱 높게 평가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한국 대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 확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현지시장 공략에 성공해 생산기지 건설로까지 이뤄질 경우 국내 본사에도 긍정적 효과가 뒤따른다. 무역 활성화로 생산량·매출 증대 및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가 나타난다.
 
현대차그룹의 성장은 다른 기업에까지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남석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매출이 증가할 경우 협력업체의 매출과 고용이 증가했다. 현대차그룹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기업의 숫자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수천개에 달한다.
 
반대로 현대차그룹 내에서 파업이 발생해 매출에 타격을 입을 경우 협력업체의 매출액도 함께 하락한다. 지난해 현대차 노조의 파업 장기화에 따른 직간접적 손실액은 무려 7조원이나 됐다. 이는 현재차그룹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현상으로 분석됐다.
 
수출효자 반도체 산업 주역 삼성그룹, SK그룹…차세대 먹거리 선두주자 LG그룹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재계 등에 따르면 한국은 OECD 국가 중 유독 제조업 비중이 높은 편이다. 제조업 중에서도 강세를 띠는 분야는 전자산업이다. 완성품은 물론 전자제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인 반도체 부문에서 특히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제조업 공급이 지난 201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그 배경에는 반도체산업의 호황이 자리하고 있었다. 반도체 수출이 전체 수출을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1994년 100억달러였던 수출규모는 10년 만인 지난 2014년 600억달러로 껑충 뛰었다. 반도체 산업이 수출효자로 불리는 배경이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을 주도하는 기업은 삼성그룹과 SK그룹이다. 이들 기업의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반도체 제품군 중에서도 디램(DRAM)과 낸드플래시 등의 제품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디램은 저장된 정보가 시간에 따라 소멸되는 대용량 임시기억장치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없는 상태에서 데이터를 계속 저장할 수 있는 보조기억저장장치 메모리다.
 
일찌감치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을 주도해 온 삼성전자는 지난 1969년 삼성그룹이 무역·제당·섬유·금융사업을 주력으로 하던 시절 사업다각화 전략의 일환으로 설립된 기업이다. 처음에는 인지도나 영향력이 다소 미비했지만 설립 40여년이 지난 2009년 매출액 기준 동종업계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우뚝 섰다. 그룹 내에서도 주력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삼성전자의 고속성장 배경에는 과감한 투자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기업의 성장을 일궜고, 이는 국가 경제에도 긍정적 효과를 부여했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지난 2015년 삼성전자가 연구개발에 투자한 돈은 15조원에 달했다. 이는 한국 전체 연구개발비의 약 25%에 해당되는 수치다.
 
후발주자인 SK하이닉스 역시 과감한 투자를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구개발비용은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2014년 1조4200억원, 2015년 1조7600억원, 2016년 1조8700억원 등 지난 몇 년간 연구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해왔다.
 
과감한 투자를 앞세운 이들 두 기업은 세계시장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반도체 전문 시장 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디램 시장 점유율은 64.5%다. SK하이닉스는 22.5%로 두 기업을 합치면 무려 87.3%에 달한다.
 
같은 기간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36.6%, SK하이닉스 10.4%로 합치면 절반 수준인 47%에 이른다. 삼성전자의 경우 글로벌 종합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11.3%로 반도체 글로벌 강자 인텔(14.75)을 바짝 추격한 상태다.
 
 ▲ 한국은 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반도체강국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통의 반도체 강자로 불리는 인텔과 시장점유율 간격을 좁히며 추월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또 LG전자는 차세대 수출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은 낸드플래시 제품 선보이는 삼성전자 직원들(사진 왼쪽) 및 에너지저장장치 제품을 점검 중인 LG화학 직원들 [사진=삼성전자, LG화학]

LG그룹은 전자제품은 물론 미래 산업으로 평가되는 분야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다. LG그룹 계열사인 LG화학은 지난해 말 기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누적수주액 36조원을 기록했다. 세계 시장점유율은 2위로, 기술 경쟁력 수준은 1위로 각각 평가된다.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주요 고객사로는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GM, 포드, 아우디, 볼보, 르노, 상하이자동차 등 세계 28개 완성차 업체 등이다.
 
LG화학은 시장규모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차세대 수출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에너지전문 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리튬이온배터리(LiB) 에너지저장장치 시장 규모는 지난 해 2.4GWh에서 올해 4.6GWh로 91.67%가량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결과로 분석됐다. 신재생에너지의 보급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에너지저장장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ESS 시장 규모는 오는 2020년 20조원에 달하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 리튬이온전지(LiB) 에너지저장장치 시장에서 LG화학은 2015년과 2016년 각각 18%, 21%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며 2년 연속 세계 1위 자리를 꿰찼다.
 
대한민국 경제기둥 4대그룹 역할 중요…경제 전문가 ”개혁 자체가 오만한 발상“
 
치열한 세계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며 국가경제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4대그룹의 위상이 재조명되면서 최근 대두되고 있는 반기업 정서 확산에 따른 재벌개혁 움직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유독 두드러지고 있다. 규제강화로 인한 불확실성이 기업의 경제활동을 발목잡고 결국 국가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시장(4대 그룹)을 개혁한다는 것 자체가 오만한 발상이다”며 “자유경쟁체제로 두면 시장은 알아서 돌아가기 마련일 텐데 규제가 심해지면 기업의 투자의욕은 위축되고 결국 국가경제 타격으로 이어질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벌써부터 우려했던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병기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글로벌 경쟁력 관점에서 보아야 할 대기업 정책’ 보고서를 통해 “정치권의 마녀사냥식 대기업 개혁으로 인한 정책의 불확실성은 투자의 축소와 연기를 가져와 성장저하를 초래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 연구위원은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경쟁과 배려가 공존하는 기업 생태계가 구축돼야 하지만 과도한 규제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포지티브 규제에서 네거티브 규제로의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지티브 규제는 정책·법률 상으로 허용하는 것을 정해주고 이외의 것들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며, 네거티브 규제는 반대로 이외의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게 허용하는 것을 뜻한다.
 
일반 시민들 역시 불법적인 요소에 대한 처벌에 대해서는 동감하지만 과도한 규제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직장인 김민지(29)씨는 “대기업이 사회공헌이나 일자리 창출 등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요즘 너무 안 좋은 면만 부각되고 있는 것 같다”며 “주변만 해도 대기업에 입사하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이 진짜로 대기업을 싫어한다면 굳이 들어가려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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