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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코드=1인칭 기자가 뛴다]-<19>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 종목 VR 체험
평창올림픽 D-52…선수들의 노력 몸으로 느낀다
서울서 경험할 수 있는 스키·루지·바이애슬론…낯선 비인기종목 직접 체험
이성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2-20 00:05:46
▲ 손에 힘이 들어가고 다리와 발끝에 긴장이 모아진다. 집중하느라 입은 ‘앙’ 다물어 졌다.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즐긴 봅슬레이·루지 VR 체험은 기자가 실제 경기를 하는 듯한 최대한의 환경을 제공했다. 사진은 기자가 봅슬레이·루지 VR체험을 하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돌이켜보면 그 때도 그랬다.
 
붉은 함성이 거세게 메아리 친 2002년 월드컵 때도 지금과 비슷한 분위기였다. 본격적으로 개막을 한 뒤 우리 대표팀이 선전을 거듭할수록 국민들의 함성도 거세져갔다. 하물며 월드컵 사상 첫 승리를 거둔 폴란드전 때의 열기가 지금도 생생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래서 크게 개의치 않는다. 오늘(20일)로 꼭 52일 앞으로 다가 온 2018 평창 동계올림픽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물론 종목 특성 상 하계올림픽·월드컵에 비해 한계를 안고 있지만 올림픽 열기가 차갑게 얼어붙은 평창을 그리고 한반도 곳곳을 달굴 것이다.
 
특히 이번 올림픽은 한국의 우수한 정보통신기술(ICT)을 전면에 내세울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주최 측도 이른바 5대 ICT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세계최초 5세대(5G) 이동통신과 편리한 사물인터넷(IoT)과 똑똑한 인공지능(AI)을 UHD 초고화질 화면을 세계에 송출하겠다는 계획을 단계적으로 실행에 옮겨가고 있다.
 
더불어 5대 ICT서비스에 이름을 올린 것이 가상현실(VR)기술이다. VR을 바탕으로 관람이 아닌 체험형 올림픽을 선보이겠다는 정부 그리고 주최 측의 다짐. 이를 위해 서울과 올림픽 빙상경기가 열리게 되는 강릉에는 VR체험공간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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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장소 구애 無…“눈앞, 그곳이 곧 평창”
 
기자의 몸은 오늘의 서울에 있었지만 눈앞은 그날의 평창이었다. 발아래로 스타트라인이 그려져 있었다. 응원하는 관중도 있었다. 내가 어디 있는 건 중요치 않았다. 그 순간 분명 난 평창, 그것도 올림픽이 열리는 경기장 한 가운데 있었다.
 
▲ VR체험장에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한국 중·고생들부터 외국인 관광객까지 다양한 방문객이 찾아왔다. 이들은 VR체험을 재밌게 즐겼다. 사진은 방문객들이 VR체험장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종목을 체험하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차이점은 불과 VR기기 하나만을 머리에 썼다는 점 뿐이다. 어느새 알파인스키어가 돼 눈밭을 활강하고 있었다. 깃대와 깃대 사이를 스칠 때마다 차가운 바람소리까지 생생했다. 사실 단 한 번도 타본 적 없는 스키였지만 뒤꿈치를 살짝 들어 방향을 틀고 깃발을 찾아 활강하고 또 활강했다.
 
형편없는 스키실력 때문이었는지 방향전환에 애를 먹고 순간순간 깃발을 놓치고 심지어 방향을 잃기도 일쑤였지만 선수들만이 느낄 수 있는 빠른 속도감 하나는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어렵사리 결승점을 통과한 뒤 머리에 쓴 VR기기를 벗은 순간 기자는 다시 한국관공공사 서울센터 5층에 있었다.
 
이곳에서는 알파인스키를 비롯해 쇼트트랙·루지·봅슬레이·바이애슬론 등을 VR로 경험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쇼트트랙이었다. VR을 쓰자 대한민국의 ‘금밭’이자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인 쇼트트랙 체험장 앞에 서 있섰다.
 
스케이트는 타 봤기에 차라리 스키보단 괜찮을 줄 알았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총소리와 함께 얼음을 치기 시작했다. 익히 봐 왔던 것처럼 허리와 무릎을 굽히고 뒤꿈치를 고정한 채 발 앞에 힘을 줘 방향을 오갔다.
 
사실 방향을 오갈 것도 없었다. 한 바퀴 111.12m의 아이스링크를 쉴 새 없이 한 방향으로만 돌아야 했다. 스스로 몇 바퀴를 탔는지 곧잘 잊어먹었다. 중심을 유지한 채 곡선구간을 통과할 때마다 허벅지가 당겨왔다. 쇼트트랙은 그야말로 체험이었다. 비록 격렬한 몸싸움까지 재현하진 못했으나 대한민국에 금메달을 안기기 위한 선수들의 노력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절정의 스피드 루지·봅슬레이…아찔한 속도감에 약간의 두려움까지
 
가장 인기가 좋은 VR체험은 루지·봅슬레이 등 썰매종목이었다. 봅슬레이 달리 루지는 날이 달린 작은 널빤지 위에 누워 속도를 재는 경기다. 속도감만 느낄 요량이었다. 그저 타면 될 것이라 생각해 스키·스케이트에 비해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기기에 올랐다.
 
선수들이 출발점에서 직접 밀고 그 추진력을 바탕으로 코스를 도는 루지는 이내 양손에 저절로 힘이 들어갈 정도로 매우 빠른 화면이 전개됐다. 더욱 속도를 내기 위해선 방향을 조절해가며 코스를 잘 타야 하지만 썰매 운전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 봅슬레이·루지 VR 체험은 의자가 움직이고 바람까지 느낄 수 있어 생동감 넘쳤다. VR 화면에서 가리키는 화살표 경로대로 가기 위해 썰매를 조정하다 보면 손잡이를 잡은 손에는 힘이 들어가고 저절로 온몸이 긴장된다. 사진은 방문객이 봅슬레이 VR 체험을 하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도리어 무서울 정도였다. 누워서 진행되는 경기인 만큼 뒤로 젖혀진 의자에 눕다시피 해야 했다. 선수들이 그랬던 것처럼 나도 모르게 바람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발을 가늘게 모았다. 그렇게 몸에 한껏 힘을 주고 나니 어느 순간 숨까지 참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네 종목의 체험을 마치기까지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만 몸은 이미 지칠대로 지쳐있었다. 실제 4경기를 치른 느낌에 가까웠다. 다리도 후들거렸다. 단순히 흘러가는 화면을 따라 머무는 수준 그 이상인 것은 확실했다. 무엇보다 내년의 평창을 오늘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누구도 겪지 못했을 경험을 VR을 통해 체험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곳 관계자에 따르면 하루 평균 100명 이상, 많을 때는 최대 200명의 방문객이 찾아온다. 80% 이상이 외국인 관광객들이다. 실제 기자가 찾았을 때도 중국·캄보디아·말레이시아 등에서 온 관광객들이 여러 기계를 기웃거리며 관심을 보였다. 우리 중·고생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체험을 마친 이들도 기자와 대게 비슷한 반응을 내보였다. 비인기종목에 대한 이해를 높이게 됐다는 평가와 더불어 이들 종목에 새롭게 관심을 갖게 됐다는 소감도 들을 수 있었다. 비록 VR로 만나 본 가상의 평창이었지만 신기술을 통해 평창올림픽을 향한 기대감이 켜켜이 쌓여가는 모습이었다.
 
[이성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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