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건설현장에서는 잇따라 발생한 타워크레인 붕괴사고로 19명의 근로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업계에서는 최근 몇 년간 건설업계의 수주가 많아진 것도 있지만 터질게 터졌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타워크레인업체들은 원청인 시공사에서 요구한 공기를 맞추기 위해 안전절차를 생략한 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최저가를 제시한 업체를 선정하다보니 업체들은 단가를 맞추기 위해 값싼 자재들을 사용해 왔다. 안전관리를 책임지는 건설사들 역시 현장 타워크레인에 대한 안전은 관심 밖이었다. 결국 사고는 연이어 터졌다. 급기야 정부는 타워크레인 사고발생 시 시공사에게 책임을 묻겠다며 관련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원청업체에 대한 책임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BS&C가 시공을 맡은 청라국제신도시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가동 중인 타워크레인이 가동중지 됐다. 최근 정부에서 실시한 안전점검결과 불합격 판정을 받으면서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안전관리가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는 현대BS&C를 두고 일고 있는 안전불감증 논란에 대해 집중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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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을 기반으로 현대그룹을 일군 정주영 회장의 손자 정대선 사장이 이끌고 있는 현대BS&C의 부실한 안전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정부가 실시한 타워크레인 현장점검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현대BS&C는 건설업 및 부동산 개발업이 주력 사업인 기업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중대재해 예방대책 발표 이후에도 타워크레인 사고가 끊이지 않자 한 달에 한 번 꼴로 안전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타워크레인 사고로 인한 사망자수는 19명이나 된다. 부상자도 46명에 달한다.
정부는 구랍 27일 ‘타워크레인 현장 합동 일제점검’에 돌입했다. 국토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기관과 지자체를 포함한 24개 점검단은 전국에 분포된 공사현장을 점검했다. 이에 따라(지난 16일 기준) 전국 총 303개 현장의 495대 타워크레인에 대한 점검이 진행됐다.
가동 중인 타워크레인 불합격 판정…“대형재해로 연결될 수도 있어”
지난 17일 인천광역시 서구 청라국제신도시 내 현대썬앤빌 신축 현장에 설치된 타워크레인은 안전검사 결과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범현대가 3세인 정대선 사장이 이끄는 현대BS&C는 건설· IT서비스 전문 기업으로 헤리엇과 현대썬앤빌 브랜드를 내세워 주요 도심지에서 아파트,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등을 공급하고 있다. 정 사장이 지분의 100%(2016년 말 기준)를 가지고 있다.
이날 타워크레인 안전검사업체인 한국산업안전(KISCO)은 타워크레인에 대한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가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현재 건설현장에서는 국토교통부에서 지정한 안전검사업체들에 의해 6개월에 한 번씩 타워크레인 안전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현장에서 적발된 사항은 타워크레인을 올리는 유압실린더의 누유부분이다. 타워크레인의 유압실린더는 타워크레인 높이를 조절하는 데 사용되는 핵심 부품이다.
타워크레인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에 적발된 사항이 대형재해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만약 유압실린더에 문제가 생기면 타워크레인 몸채를 받치는 힘이 약해진다. 타워크레인 몸채가 아래로 떨어지거나 그 충격으로 타워크레인이 전복되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발생한 타워크레인 사고의 75%가 유압실린더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설치·상승·해체작업에서 발생했다.
이에 대해 타워크레인노조 관계자는 “불합격 판정을 받은 타워크레인은 이미 처음 공사현장에 설치됐을 때부터 누유 징조가 있었을 가능서이 크다”며 “이번에 타워크레인 사고 이슈로 좀 더 꼼꼼하게 보면서 적발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대BS&C는 불합격 받은 타워크레인은 수리를 마쳤고 재검사를 통해 검사관에게 문제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확인서류까지 받았다고 설명했지만 이를 공개하는 것은 거부했다.
현대BS&C 관계자는 “안전검사업체에서 지적한 사항을 파악하고 수리를 마쳤으며 다시 가동에 들어갔다”며 “검사관이 와서 모두 확인했고 완료했다는 확인 서류를 보관하고 있는 상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타워크레인 이슈로 민감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서류는 보내주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건설명가 후계 정대선, 도급계약 전 타워크레인 업체 사고이력 정말 몰랐나”
현대BS&C 공사현장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타워크레인 공급 업체인 남산공영의 남다른 사고 이력 때문이다. 남산공영은 최근 몇 년간 발생한 크고 작은 크레인사고에 자주 연루됐었다.
지난 2014년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수원 광교 신도시 오스스텔현장 타워크레인 사고의 주인공이 바로 남산공영이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남양주 타워크레인 사고 역시 남산공영이 중심에 있었다.
건설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현대BS&C 공사현장 타워크레인 불합격 판정 논란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부실한 안전관리를 꼽고 있다. 현대BS&C는 크고 작은 사고에 연루된 업체와 계약 했음에도 불구하고 만약의 사태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타워크레인 업체에 대한 사전 조사를 철저하게 실시했는지도 의문이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현대썬앤빌 현장의 한 근로자는 “남산공영이라는 업체는 그동안 건설현장에서 크고 작은 사고를 일으킨 업체다”며 “이런 회사를 받아들이면서 초기에 제대로 된 기계검사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은 현대BS&C의 안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음을 방증한 셈이다”고 꼬집었다.
현대BS&C 측은 현장 타워크레인 부실 관리를 문제 삼는 지적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곳 관계자는 “이것과 관련해서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정부·여당은 타워크레인 사고 등 건설현장 안전사고에 대한 원청 건설사의 책임을 강화하겠다며 관련 법안을 마련했다. 법안의 내용은 △20년 이상 노후 크레인 연식 제한 △타워크레인 인증제도·검사기관 평가제도 도입 △원청의 작업책임자 배치 △설치·해체작업 등록제 도입 △사고 발생 시 원청 책임 처벌 강화 등이다.
[길해성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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