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김진강 부장, 유은주·김민아·제갈민 기자]최근 젊은 세대들의 ‘1인 인터넷 방송’ 진출 실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인생역전을 위해 단숨에 큰돈을 벌겠다는 데 목적이 집중돼 있다 보니 다양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선정적인 장면은 물론 욕설까지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1인 인터넷 방송의 수익구조는 ‘아프리카 TV’ 등 인터넷 개인방송 서비스(플랫폼)를 제공업체로부터 돈과 비슷한 개념의 ‘별풍선(개당 100원 환전 가능)’을 구매한 시청자들이 자신이 선호하는 BJ(Broadcaster Jockey·개인방송 운영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BJ들은 시청자로부터 받은 별풍선을 일정한 수수료를 지급하고 화폐로 교환 가능하다. BJ들이 더 많은 별풍선을 받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월 1억 수입’ 환상…PC 모니터 앞으로 몰리는 미래세대 주역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1인 인터넷 방송 시장 규모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관련 플랫폼의 선두주자인 ‘아프리카TV’가 지난해 거둔 매출은 전년 대비 18.4% 증가한 945억5246만원었다. 영업이익은 14.4% 증가한 183억2297만원, 당기순이익은 45.9% 증가한 146억5920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아프리카 TV’ 수입랭킹 상위 50명 BJ들의 상반기 수입(별풍선 환전액)은 인당 최대 5억5000만에서 최소 95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아프리카 TV 내에서 활동 중인 BJ 수는 3만여명에 달한다. 1인 인터넷 방송 시장규모가 확대되고 연간 억대의 수입을 올리는 BJ들이 여럿 생겨나면서 지망생들도 점차 늘고 있다. 특히 BJ들의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면서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BJ가 인기직종으로 떠오르는 추세다.
방송통신진흥본부에 따르면(2014년 기준) 전체 연령대를 기준으로 1인 방송을 해본 경험자는 조사 대상자의 13%에 그친 반면, 기준을 10대로 한정할 경우 유경험자는 25%나 됐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2016년 기준) 초등학교 남학생의 희망 직업으로 ‘BJ/인터넷 개인 방송인’이 17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1인 인터넷 방송에 뛰어드는 이들이 늘면서 BJ들 간에 시청률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별풍선을 1개라도 더 받기위해 이른바 자신의 은밀한 신체 일부를 노출하는 ‘벗방’, 타이트가 몸매를 드러내는 ‘몸캠’ 등 선정적인 연출도 서슴지 않고 있다. 주위 사람에 피해를 주는 엽기적인 행동을 벌이는 BJ들도 등장하고 있다.
젊은층들이 1인 인터넷 방송 BJ로 진출하는 이유는 단순했다. 바로 단기간에 거액을 벌 수 있다는 점이었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과거 2013년 최고 수입을 올린 아프리카 BJ의 월 평균소득은 2480만원이었다. 2015년 한 BJ는 12월 한 달 동안 8100만원의 수입을 올리기도 했다. 2016년도 최고 수입을 기록한 BJ의 월 평균 소득은 6000만원, 2017년도 최고 수입을 기록한 BJ의 월 평균 소득은 9200만원 등으로 1인당 수입규모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들과 같은 수입을 벌 수 있을 것이란 환상에 사로잡혀 우후죽순 1인 인터넷 방송에 진출하는 것이다. BJ로 활동중인 A(32·여) 씨는 “잘만하면 1년에 수억을 벌수 있는데 이만한 직업을 찾기 힘들지 않느냐”며 “개인방송으로 어떠한 행동을 하던 그것은 BJ들의 표현의 자유와 권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하는만큼 벌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BJ B(22·여) 씨는 “도를 넘지 않는 선에서 선정적인 장면을 보여줄 때가 있다”며 “특별히 말재주나 보여줄 기술이 없으니 몸으로 어필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생각하기에 따라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목표는 돈 인데 이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각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확천금의 유혹…대낮부터 옷 벗고 욕하는 방송 우후죽순
1인 인터넷 방송에 뛰어드는 이들이 늘면서 BJ들 간에 시청률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별풍선을 1개라도 더 받기위해 이른바 자신의 은밀한 신체 일부를 노출하는 ‘벗방’, 타이트한 몸매를 드러내는 ‘몸캠’ 등 선정적인 연출도 서슴지 않고 있다. 주위 사람에 피해를 주는 엽기적인 행동을 벌이는 BJ들도 등장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는 직접 낮 시간대 1인 인터넷 방송 BJ들이 진행하는 방송을 확인해 봤다. 그 결과 신체의 중요부분만 가린 채 방송을 진행하는 여성 BJ들도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BJ들은 방송 내내 성 행위를 연상시키는 행동을 일삼기도 했다.
여성 BJ에게 살해협박을 하는 모습을 생중계한 남성 BJ가 있는가 하면, 초등학생들의 폭력성을 알아보기 위해 PC방에서 게임 중인 학생의 컴퓨터를 끄고 도망가는가 행위, 길거리에서 행인의 뒤통수 치고 도망치기, 시민들에게 모형 뱀을 던져 공포심을 유발하는 행위 등이 실시간으로 방송된다. 심지어 선정적이나 엽기적인 방송을 ‘표현의 자유’로 포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확천금을 노린 1인 인터넷 방송 진출에 따른 각종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정작 정부 규제는 허술한 측면이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행법상 선정적인 방송으로 인해 ‘방송정지’ 처분을 받더라도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형사처벌은 불가능하다. 인터넷 1인방송사도 과태료 등 행정처분을 받는데 그치고 있다. ‘방송정지’ 처분을 받은 BJ들은 다른 플랫폼을 통해 선정적 방송을 계속 할 수 있는 구조다.
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지난해 9월 ‘국내외 인터넷 사업자와 관계 부처 간 간담회’에서 방통위 위원장도 말했었지만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1인 방송에서 욕설이나 기행을 일삼아도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며 “법 제도를 개선해 유해성을 판단해 제재할 수 있는 대안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하루 동안 받을 수 있는 별풍선에 제한이 없다는 점도 BJ들이 선정적이거나 엽기적인 방송을 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1인 미디어 매체가 도마 위에 올랐었는데, 당시 음란·폭력 방송의 문제점과 함께 그 원인으로 1일 별풍선 결제한도가 없다는 점이 꼽혔다.
송희경 의원(자유한국당)은 선정적인 노출을 한 여성 BJ들의 사진을 공개하며 “1인 방송의 선정성과 폭력성이 도를 넘었다”며 “아프리카TV의 ‘별풍선’ 제도가 폭력적·선정적 방송을 부추긴다”고 지적해다.
이어 “BJ들이 별풍선을 벌기 위해 좋은 컨텐츠가 아닌 자극적인 방송을 일삼기 때문에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며 “별풍선 한 달 결제한도 금액을 50만원으로 설정하고 징벌적 규제를 도입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별풍선 후원을 1일 최대 100만원으로 제한하는 등의 ‘별풍선 제도 상한제’를 추진 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아프리카TV의 경우 1일 후원 상한액은 하루 3000만원, 팝콘TV는 제한이 없다.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일확천금을 노린 청년들이 1인 인터넷 방송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각종 부작용이 발생하는 만큼 엄격한 규제를 통해 시장을 정화해 나가야 한다”며 “정부는 일시적인 규제보다 보다 근원적인 문제를 들여다보고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갈민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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