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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미래세대의 한탕주의(下-연예인 열풍)
포스트 아이유·워너원 환상 젖은 벼랑 끝 미래주역
화려한 삶 매료된 연예인 꿈…학업수준 미달, 외모지상주의 등 부작용
김민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2-19 00:03:35
▲ 각종 미디어를 통해 인기 연예인들의 화려한 삶이 부각되면서 막연한 환상을 품고 연예인 꿈을 쫒는 10대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화려한 삶 이면에 감춰진 어두운 면은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자칫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릴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사진은 한 유명 오디션프로그램 현장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김진강 부장, 유은주·김민아·제갈민 기자]일부 인기 연예인들의 화려한 삶에 환상을 품고 연예인 꿈을 꾸는 10대들이 날로 늘고 있다. 어두운 면은 보지 못한 채 엄청난 부와 명예를 얻는 화려한 측면에만 몰두하다 보니 미래 주역인 10대들이 허송세월을 보내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상황이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연예인을 지망하는 10대들의 수가 날로 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연예인으로 데뷔할 확률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갈 확률 보다 적다. 그 마저도 인지도 있는 연예인이 될 확률은 극소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대들이 연예인의 꿈을 꾸게 된 배경에는 ‘한탕주의’와 ‘인생역전’ 심리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각종 미디어를 통해 일부 인기 연예인들의 화려한 삶이 부각되면서 연예인만 되면 자신도 똑같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화려한 삶 사는 연예인에 눈·귀 홀린 10대들…일확천금 쫓아 너도 나도 연예인 꿈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대중문화예술산업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연습생이 있는 기획사 261곳에 소속된 연습생은 1440명이다. 2년 전인 2014년에 비해 240명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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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대별로는 만 19세 이상이 775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만 16~18세 529명, 만 13~15세 118명, 만 10~12세 15명 등 10대들의 숫자도 만만치 않았다. 사실상 전체 연습생의 절반 가량이 10대인 셈이다. 특히 만 16~18세인 연습생은 지난 2014년 231명에서 2년 만에 129%나 증가한 점이 주목됐다.
 
10대들이 연예인 꿈을 쫒는 결정적 이유로는 각종 미디어를 통해 겉으로 드러난 연예인들의 화려한 삶이 꼽혔다. 한 채에 수십억원에 달하는 고급아파트와 수백억원에 달하는 빌딩 등을 소유하고 어딜 가나 대중들의 환호를 받는 삶에 매료돼 자신 역시 연예인만 된다면 같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환상을 품게 되는 것이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가 직접 만난 10대 연예인 지망생들 역시 화려한 삶에 매료돼 연예인이 되기로 결정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아이돌을 꿈꿔온 정윤지(16·여·가명) 양은 “아이돌은 예쁘고 화려한 삶을 살면서 모두에게 사랑받고 게다가 돈도 많이 번다”며 “그런 삶을 살고 싶어 아이돌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학교 2학년 안지은(15·여·가명) 양은 디자이너를 꿈꾸다 2년 전 TV를 통해 화려한 아이돌의 생활을 보고 장래희망을 바꾼 케이스다. 지은 양은 “아이돌이라는 꿈을 결정한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을 만나고 싶다는 것도 있지만 화려하고 모두에게 사랑받는 삶을 산다는 것이 더 큰 이유다”며 “좋은 옷을 입고 돈도 많이 버는 것이 부러웠다”고 말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연예인 꿈을 쫒는 10대 청소년들이 연예계의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제대로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광온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가수 중 수입액 상위 1%인 56명이 벌어들인 돈은 평균 42억6400만원이었다. 가수 전체 수입의 5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상위 10%인 466명의 평균 수입은 7억3200만원으로 전체의 90%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활동 가수가 수만명에 달하는 점에 비춰볼 때, 상위 10%를 제외한 나머지 연예인들은 사실상 생활고에 시달릴 정도의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연예인 꿈 쫒아 춤·노래 학원부터 성형외과까지…데뷔 실패 대비책은 전무
 
10대 연예인 지망생이 날로 늘다 보니 연예기획사 연습생 문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연예기획사 연습생으로 들어가기 위해 학원을 다니는 이들까지 생겨날 정도다. 그 숫자는 점차 늘고 있다. 서울시 강남에 위치한 한 실용음악·댄스학원 관계자는 “최근 청소년들의 학원 등록 및 상담 문의가 늘어났다”며 “지난해부터 인기를 끈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자신도 연예인이 될 수 있다는 꿈을 쫒는 10대들이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10대들이 연예인 꿈을 쫒다보니 자연스레 학업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이 맹목적으로 연예인 꿈을 쫒을 뿐 실패했을 경우의 차선책 등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또래에 비해 학업 수준이 현저하게 떨어지다 보니 연예계 데뷔에 실패했을 경우 다른 진로를 택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중학교 2학년 김지영(15·여·가명) 양은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지만 학업에 열중할 시간이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연예인이 되지 못했을 경우에 대한 대비책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은 양은 “아이돌이 되지 못 했을 경우를 상상해본 적도 없고 그렇기 때문에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며 “이 길 하나만 바라보고 가고 있다”고 말했다.
 
고3 수험생이 된 오혜림(19·여) 양의 경우도 아이돌가수의 꿈에 열중하다 보니 학업에 소홀하긴 마찬가지였다. 혜림 양은 중학교 2학년 때 아이돌가수를 꿈꾸기 시작해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오디션을 보기 위해 본격적으로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지금도 집에서 30~40분 걸리는 한 아카데미 학원에 다니고 있다.        
 
▲ 아이돌가수를 꿈꾸는 10대들은 학업보다는 춤·노래 연습에 몰두하는 경향이 강하다. 게다가 오디션 합격을 위해 성형수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이러한 풍토는 학업수준 미달, 외모지상주의 등의 부작용을 낳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의 댄스학원에서 연습 중인 청소년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혜림 양은 “매일 학교 수업을 마치고 오후 4~5시에 학원으로 향한다”며 “학원이 문을 닫는 밤 10시까지 춤과 노래를 연습하며 오디션 준비에 매진하다보니 대학 진학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학원을 다니면서 방과 후 수업이나 야간자율학습에 한 번도 참석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오디션 합격을 위해 성형외과 문턱을 넘는 10대 청소년들이 늘고 있는 점도 부작용으로 꼽혔다. 한 성형외과 관계자는 “기획사 연습생뿐 아니라 아이돌가수 꿈을 꾸는 어린 친구들이 어머니 손을 잡고 병원을 찾는다”며 “한창 성장할 나이에 겉모습에만 집착해 성형수술을 하게 되면 향후 성형중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부작용 발생 확률도 높다”고 지적했다.
 
수차례 오디션에 응시했지만 고배를 마신 박은지(17·여·가명) 양은 오디션에 탈락할 때마다 성형을 고민 했다고 털어놨다. 은지 양은 “노래를 정말 잘 불렀다고 생각한 날도 오디션 결과가 좋지 않으면 외모 탓인가 하는 생각이 매번 들었다”며 “카메라에 비춰지는 모습이 중요하다 보니 성형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 부모님과 상의하진 못했지만 한 번 말씀드리고 상담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최종렬 계명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10대 청소년들이 자기 계발을 꾸준히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희박해지는 상황에서 미디어에 비춰지는 연예인들이 크게 성공한 사실을 접하게 되면서 자신도 똑같이 될 수 있다는 환상에 젖어 연예인의 꿈을 갖게 되는 것이다”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최대한 즐기면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막연한 환상을 믿기 때문이다”며 “차곡차곡 단계를 밟아가기 보다는 단숨에 성공하겠다는 이른바 ‘한탕주의’ 풍토가 반영된 결과다”고 덧붙였다.
 
[김민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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