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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의 한동우 상왕노릇 방치는 직무유기
스카이데일리 칼럼
김신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3-05 00:01:15
▲ 김신 편집인
금융권에서 3월은 1년 중 가장 분주한 시기다. 연 1회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가 이달 집중돼 있다. 특히 주요 시중은행을 핵심 계열사로 둔 금융지주사 주주총회가 연이어 열린다. 신한·KB·하나 등이 대표적이다. 아직까지 지주회사 제체가 갖춰지지 않은 우리은행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정기주총은 그 어느 때 보다 관심이 높다. 각 지주사 별로 중요 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채용비리 사태에 연루된 지주사의 경우 CEO 연임 여부가 큰 관심사로 꼽힌다. 금융권 적폐청산 분위기에 발맞춘 각종 과제 해결도 중요 현안이다. 과거 불거져 나온 각종 비리 혐의에 대한 재수사 압박을 받고 있는 신한금융의 경우가 특히 그렇다.
 
최근 여론 안팎에서는 한동우 전 신한금융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한 전 회장은 재임 시절 ‘경남기업 불법지원 및 불법대출 의혹’으로 큰 곤욕을 치렀다. 지난 2015년 참여연대가 검찰에 제출한 내용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2013년 당시 자본잠식 상태에 가까웠던 경남기업에 총 1740억원 규모의 대출을 제공했다.
 
이 중에는 3차 워크아웃 직전에 실행된 900억원 대출도 포함돼있다. 공교롭게도 3차 워크아웃 신청 당일 경남기업의 주채권은행이 수출입은행에서 신한은행으로 바뀌었다. 참여연대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이러한 행태를 두고 불법대출을 위한 사전작업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검찰은 해당 의혹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한 전 회장이 비록 현직에서 떠났지만 신한금융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라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다. 그는 재임 시절 스스로 상임고문제도를 만들었고 퇴임 후 상임고문을 자처했다. 사실상 회장 위의 회장, 즉 ‘상왕(上王)’에 오른 셈이다. 한 전 회장의 상왕 노릇은 현재진행형이다.
 
금융권 적폐청산 움직임에 힘입어 한 전 회장의 불법대출 비리 의혹에 대한 재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그가 만든 상임고문제도는 이번 정기 주총에서 중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상임고문제도의 폐지는 곧 신한금융과 한 전 회장의 결별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신한금융 주주 입장에서는 ‘한동우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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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과 한 전 회장의 결별 가능성은 또 다른 구설수로 인해 무게감이 더해지는 분위기다. 한 전 회장이 연루된 특혜인사 논란이다. 처음 불거져 나왔을 당시에는 크게 이슈화되지 않았던 논란은 금융권 전반에 걸친 채용비리 사태로 인해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한 전 회장의 아들이 아버지가 회장이라는 막강한 배경에 힘입어 소위 은행에서 좋다는 부서에서만 근무 해오다 지난해에는 직원들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으로 불리던 뉴욕지점으로 발령 났다는 게 논란의 골자다. 한 전 회장과 그의 아들을 둘러싼 ‘꽃보직 논란’으로 인해 인사비리에 있어서는 청정구역으로 평가됐던 신한금융 역시 따가운 시선을 완전히 빗겨가진 못했다.
 
한 전 회장은 경남기업 불법대출 의혹 재수사, 특혜인사 논란 등으로 신한금융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신한금융을 위해서라도 ‘한동우 지우기’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러나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거대한 산을 넘어야 한다. 바로 현재 신한금융의 수장인 조용병 회장의 의중이다. 조 회장은 회장에 오르기 전부터 줄곧 ‘한동우 사람’으로 분류돼 왔다. 그가 회장에 오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 역시 한 전 회장이라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조 회장은 신한금융 패권을 잡은 이후 한 전 회장이 꿰찬 상임고문직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이 없었다. 상임고문제도를 둘러싼 경영 간섭 논란에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사실상 한 전 회장을 ‘상왕’으로 인정하겠다는 의미로 본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행동이다. 이번 정기 주총에서 상임고문제도의 폐지가 통과되더라도 조 회장이 이를 쉽사리 수긍할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배경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KB금융에 리딩금융 타이틀을 뺏겼다. 신한금융 입장에서는 사실상 굴욕이나 다름없는 결과다. 조 회장은 리딩금융 타이틀을 되찾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아시아 리딩금융 도약’이라는 목표로 대신 표현했다. 신한금융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목표다.
 
다만 장애물이 문제다. 바로 한동우 전 회장이다. 조용병 회장이 진정으로 신한금융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장애물 제거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만약 방치한다면 국정농단을 눈감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직무유기 행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조 회장의 ‘한동우 지우기’ 결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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