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경영행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최순실 게이트부터 광고계열사 지분 강탈 시도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이며 지속적인 낙마설에 시달려 온 권 회장은 최근 자리보존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문재인정부와 밀접한 인사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친정부 인사를 앞세워 남은 임기 사수를 위한 ‘방패막이’로 삼으려 한다는 게 포스코 안팎의 시각이다.
포스코 고위임원 인사키워드는 친노, 이구택…“미운털 권오준 자리보전 급급했나”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권 회장은 지난해 6월 문재인정부 첫 해외 경제사절단인 방미 사절단 명단에서 제외됐으며 인도네시아 방문 경제사절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중국 경제사절단에서도 제외돼 정부의 신뢰를 잃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연이은 인명 사고로 인해 직원들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경영행태를 일삼고 있다는 비판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권 회장은 문재인정부와 밀접한 친노성향 인사 및 참여정부 시절 포스코를 이끌었던 이구택 전 회장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사 등을 임원으로 등용해 포스코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선 권 회장은 포스코에너지 대표이사에 박기홍 전 포스코 사장을 선임했다. 4년 만에 포스코로 돌아오게 된 박 사장은 참여정부 시절인 지난 2005년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을 역임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을 쌓은 이력을 지녔다. 포스코 내에서는 대표적인 친노 인사로 분류됐었다.
현 문재인정부와 포스코 사정에 밝은 것으로 알려진 박 사장은 지난 1983년 산업연구원에 입사해 산업연구원 연구조정실 실장, 산업연구원 부원장 등을 역임했다. 이어 지난 2004년 포스코로 자리를 옮겨 포스코경영연구소 경영연구 1센터 연구조정위원, 포스코경영연구소 소장,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기획재무부문장) 등을 두루 거쳤다.
현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다 정부, 민간 기업을 두루 거친 박 사장에게 포스코의 미래먹거리 사업인 에너지 부분을 맞긴 것은 그만큼 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을 방증하는 현상이라는 평가다. 박 사장의 내정은 문 대통령의 에너지 정책에 화답하는 모양새를 취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하대룡 전 포스코 전기전자마케팅실장은 포스코 강판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하 사장은 지난 1989년 포스코에 입사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3년에는 회장 비서실에서 근무하며 친노인사로 분류되던 이구택 전 포스코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이후 하 사장은 마케팅 분야를 거쳐 냉연 판매그룹 팀리더 등을 맡았다.
포스코 안팎에서는 하 사장 발탁을 두고 권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 전 회장의 측근을 그룹 요직에 앉혀 현 정권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설명이다. 이 전 회장의 비서실장 출신인 전중선 부사장이 신임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됐다는 사실은 이러한 주장에 무게감을 더하는 대목으로 꼽힌다.
사외이사도 참여정부 시절 인사…“포스코, 사실상 참여정부 OB모임 방불”
신임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김성진 전 해수부 장관 역시 대표적인 친노인사로 분류되던 인물이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수석실 정책관리비서관, 산업정책비서관, 중소기업청 청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김 전 장관은 지난 1976년 경제기획원 기획국 예산실 사무관, 국무총리 국무조정실 경제조정관실 산업심의관 등을 역임했다.
김 전 장관의 사외이사 추천 역시 현 정권 입맛 맞추기라는 게 포스코 안팎의 중론이다. 현 정권과의 접점을 넓히고 이를 통해 권 회장 본인의 임기 완주 기반을 마련하기 위함이라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일각에서는 김 전 장관까지 사외이사로 선임될 경우 포스코가 ‘참여정부 OB들의 모임’이나 다름없어 질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권 회장의 자리보전을 위한 정부 비위맞추기 행보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김 전 장관의 사외이사 선임 반대 움직임 때문이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김 전 장관이 지난 2013년부터 현재까지 삼성증권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것을 지적하며 포스코 사외이사를 겸직하게 될 경우 이해충돌 우려가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측는 “증권회사는 회사의 채권 발행 주관사 역할을 하며 자회사 등에 상장, M&A 등에 자문을 제공하기도 한다”며 “실제 삼성증권은 포스코의 사채 발행을 주관한 사례(2011년 5월 발행한 사채 3천억 등)가 있으며 계열사 성진지오텍 인수 당시(2010년 5월 10일 40.38% 인수) 재무자문사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오는 9일 포스코센터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김 전 장관을 비롯한 김주현 파이낸셜뉴스 사장, 박병원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의 사외이사 선임건이 처리될 예정이다. 아울러 오인환·장인화·유성·전중선 사내이사 선임건도 이날 함께 처리된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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