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경남 창원·사천|김도현 부장, 조성우 기자] 한국경제의 근간 남동임해공업지역(이하·남동공업지역)이 크게 휘청이면서 대안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일부 산업군의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우수한 제조업 관련 인재들의 유출을 막고 국가적 먹거리 창출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남동임해공업지역’은 한반도 남동 해안의 영일만에서 광양만에 이르는 임해공업지대를 일컫는다.
현재 대안으로 다양한 방안들이 강구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 메카로 탈바꿈 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국내 항공우주산업을 선도하는 업체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KAI)이다. 1999년 설립된 KAI는 IMF 이후 산업구조조정 개편의 필요성에 따라 삼성·대우·현대 등의 항공사업부문이 분사·통합되는 방식으로 설립됐다.
경남 사천에 본사를 두고 있는 KAI를 중심으로 주변 지역에 다양한 관련 업체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일부 기술력에 있어서 독자성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보다 높은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선 우주산업에 대한 도전이 필수적이라 강조했다. 이에 관련 업체들은 정부 및 지자체 등의 관심과 지원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협력·독자적 기술력 입증…민관 상호 발전 및 독자적 기술 확보 필요
스카이데일리는 국내 항공우주산업의 메카로 꼽히는 KAI 본사를 직접 찾았다. 이곳에서는 자체 기술력 및 국제협력을 통해 KT-1, T-50, 수리온 등 다양한 국산항공기를 양산·개발 중이다. KAI는 최근 인공위성 한국형 발사체 및 차세대 중형 위상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지난해 정부지원 항공 MRO(항공정비) 사업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깔끔하게 정돈된 KAI 공장 내부에는 태국 수출용 T-50(초음속 고등훈련기)이 한창 제작 중이었다. 분야별로 각각 다른 라인에서 제작이 진행되고 있었으며 무거운 자제를 무인으로 옮겨주는 장비 등 작업장 역시 첨단 기술이 접목된 장비들이 즐비했다.
엔지니어들 역시 항공기 제작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기술이 발전했지만 결국 사람의 손이 가장 중요한 기술이라는 말이 새삼 떠올랐다. 항공기에 직접 올라 수천여 개의 배선이 제대로 연결됐는지 확인하고 사소한 실수가 없는지 꼼꼼히 체크하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생산 공장 밖에 위치한 넓은 활주로에는 다목적 헬리콥터 ‘수리온’이 웅장함을 뽐내며 제주도 이동을 준비 중에 있었다. 격납고에는 각 종 전투기들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었다.
보잉 등 세계 각국의 기업 관계자가 KAI에 머무르며 항공·우주 산업 공동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카이에 따르면 투자와 자본이 부족한 상황에서 다양한 공동개발에 참여해 수준 높은 기술력을 축적해 왔다. 최근에는 항공·우주산업 내의 미래먹거리를 찾기 위해 분주히 노력하고 있다.
카이 관계자는 “굉장히 어려운 시기를 겪으며 어렵게 기술력을 쌓아왔다”며 “지속적으로 공동개발에 참여해 기술력을 확보하고 수주를 하고 있는 중이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최근 항공분야 미래먹거리로 MRO을 준비하고 있다”며 “MRO사업이 시작단계이기 때문에 아직은 미비하지만 향후에는 국내 LCC(저가항공사)를 비롯한 중국 등 해외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KAI는 남동임해공업지역을 비롯한 국가경제 발전을 도모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며 “많은 사업들이 국가 주도로 진행되기 때문에 사실상 국가사업을 수행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다 같이 상생할 수 있는 활동 등을 전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방산산업의 경우 영업 및 생산은 KAI가 담당하지만 최종 승인은 국방부의 몫이다”며 “항공·우주산업은 국가경제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스스로도 공익성을 추구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최근 조선소 퇴직인원을 경력직으로 채용하고 있으며 조선소 협력업체가 항공우주산업 협력업체로 탈바꿈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지역 경제 발전에도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KAI에 따르면 최근 차세대 중형위성 2호 개발에 착수했다. 정부가 아닌 민간에서 개발하는 최초의 위성으로 오는 2020년 발사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KAI는 이후 정지궤도 위성, 위성 수출형 등을 개발해 우주사업 역할을 확대할 계획이다.
KAI 관계자는 “한국형 위성 발사체 개발 이후 최근에는 위성 본체를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며 “우주산업의 경우 막대한 투자금이 필요해 민간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님에도 여러 기업이 관심을 갖고 실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공동개발을 통해 차근차근 기술력을 습득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벌써부터 과포화 항공·우주산업…샘코 정홍보 부사장 “독자기술 발굴 관건”
최근 남동임해공업지역에는 미래 산업과 관련된 기업들이 모여들고 있다. 각 지역마다 다른 미래먹거리 산업 육성이 진행되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 역시 산업재편 및 신전략산업 육성 등을 통해 지속적인 미래 산업 발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항공·우주산업의 메카로 발돋움 시키려는 노력이 한창 진행돼 주목된다.
남동임해공업지역에 위치한 경남은 전국 항공산업 생산액의 79%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4년 항공우주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된 경남 사천은 일찌감치 항공·우주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한 분위기다. 사천시에는 KAI를 포함한 36개의 항공·우주산업 기업이 밀집돼 있으며 협력 및 독자 기술 확보를 통해 해당 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진주시 역시 혁신도시 내 연구기반 등을 통해 우주산업 중심지로 도약하고 있다. 진주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이 내달 지역특화사업인 ‘우주항공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진주시는 기존 산업단지와 향후 조성되는 항공산단·뿌리산단과의 시너지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우주부품시험센터 항공전자기기술센터 등 인프라 구축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02년 설립된 샘코는 경남 사천에 위치한 중견기업으로 항공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샘코는 독자적인 항공 도어(문) 시스템 기술력을 습득해 러시아 수호이 등 세계 여러 국적항공사와 거래를 하고 있으며 장기체공 무인항공기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정홍보 샘코 부사장은 항공·우주산업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현재 시장은 포화 상태이며 과도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기업과의 상생 및 독자적인 기술력 확보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정 부사장은 “국내 항공업체 매출의 약 85%는 수출로부터 발생하지만 보잉, 에어포스 등과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시장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이 미래 경쟁력의 열쇠다”며 “대기업이 수주를 받아 중소기업 협력사에게 일을 분배해주고 중소기업은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키워야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항공시장의 경우 소형 항공기가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의 지리적인 특성상 대형 항공기보다는 소형항공기가 적합하기 때문이다. 정 부사장은 “우리나라는 좁은 국토, 짧은 활주로 등으로 인해 대형 항공기가 맞지 않다”며 “비교적 운영하기 좋은 중소형 항공기가 국내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정 부사장은 국내 항공·우주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천지역 항공우주 중소기업 중 자생력을 갖춘 기업이 얼마 없다”며 “정부는 중소기업 옵셋을 활용하는 정책을 펼쳐서 중소기업이 자생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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