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09-27 21:35
뉴스 > 거시경제
[이슈 포커스]-남동임해공업지역 위기와 대안(上-창원·사천)
‘한국의 캔버라’ 창원시 제조업천국 근간 흔들린다
조선·자동차 위기로 인구유출 가속화…지역경제 타격 위기감 확산
김도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4-02 00:07:07
‘남동임해공업지역’은 전남 여수부터 경남·부산·울산 등을 거쳐 경북 포항까지 이르는 공업지역을 일컫는다. 여수·광양 등을 제외하면 모두 영남권에 집중된 것이 특징이다. 원료를 수입하고 가공해 완제품을 수출하기 용이한 지리적 이점을 지닌 이곳은 경공업중심에서 중공업중심으로 개편되는 과정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중심지로 자리매김 했다. 이곳에 밀집된 주요 업종들의 성격도 이와 관련 깊다. 제철·자동차·항공·조선·기계·석유화학 등 우리나라 경제의 근간이 되는 주요 산업 단지들이 밀집해 있다. 그런데 근래 들어 조선업을 시작으로 속속 제조업 전반에 위기감이 조성되면서 남동임해공업지역 전체가 휘청이고 있다. 그동안 국가 경제성장의 중심지 역할을 해 왔던 만큼 남동임해공업지역의 위기는 단순히 지역문제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현재는 지역 경제의 위기로 표면화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라 전체가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 이에 사태의 심각성이 더해지기 전체 항공우주산업 등 첨단산업의 메카로 또 한 번의 환골탈태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금주의 이슈포커스 키워드로 ‘남동임해공업지역 위기와 대안’으로 선정하고 해당 지역의 현재 실태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주목받는 미래먹거리 등을 집중 조명했다.

▲ 남동벨트 동쪽의 울산과 서쪽의 거제에서 시작된 조선소 발(發) 리스크가 점차 철강·자동차를 넘어 제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위기감은 점차 남동벨트의 심장부 경남 창원으로까지 이어지는 추세다. 사진은 창원국가산업단지 전경 [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경남 창원·사천|김도현 부장, 조성우 기자] 이른바 ‘남동벨트’라 불리며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주역으로 꼽혔던 남동임해공업지역이 위기를 맞고 있다. 전남 여수부터 해안선을 따라 경남·부산·울산·포항까지 이어지는 이곳 산업단지에 자리한 수출효자 산업군이 크게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남동벨트’의 동·서축이라 할 수 있는 경남 거제·울산의 조선소들이 플랜트 사업에서의 대규모 손실 및 수주불황 등의 사태를 겪으며 휘청거리기 시작했으며 속속 자동차·제철 등의 범위로 확대되는 양상을 띠었다.
 
그리고 위기의 파도가 점차 남동벨트의 중심지인 창원과 사천 등 인근 지역으로까지 확산되면서 지역경제를 넘어 국가전체에 위기감이 도래하고 있다. 이에 해당 지역을 새로운 범국가적 미래먹거리 육성 지역으로 재탄생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침몰 위기 STX 조선소…해안가 마을은 파탄 진해 중심지도 휘청
 
경남 창원시 진해구 진해국가산업단지에는 현재 채권단으로부터 고강도 자구안을 요구받고 있는 STX조선해양(이하·STX조선)이 자리하고 있다. 자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가 기정사실화 된 STX조선의 위기는 진해 지역 경기침체의 결정적 이유로 지목된다.
 
광고
진해 풍호동 수치해안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STX 조선소 지척에 위치해 있다. 이곳의 주 고객은 조선소 직원들이었다. 현재 해안가를 따라 횟집과 식당 슈퍼 등의 간판이 즐비했지만 정작 영업을 하고 있는 곳은 한 두 곳에 불과했다. 주차장까지 갖추고 고객들을 맞았던 횟집의 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또 다른 횟집 역시 잡동사니로 채워진 채 오랜 시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 STX조선소와 인접한 작은 어촌마을인 진해 풍호동 수치해안은 부침을 겪어 온 이곳 조선소와 궤를 같이 했다. 직원이 감소하면서 마을의 횟집·식당을 찾는 근로자들이 감소하면서 하나 둘 가게들이 문을 닫기 시작했으며 급기야 마을 주민들 역시 집을 비우고 이주하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졌다. 사진은 수치해안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던 한 폐 횟집 ⓒ스카이데일리
 
어업을 일구며 조선소 직원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며 생계를 잇던 작은 마을에는 방치된 빈 가게들만큼이나 빈 집들도 많다고 주민들은 입을 모았다. 작은 배 한척에 올라 조업을 준비 중이던 한 주민은 “조선소가 어려워지면서 직원 숫자가 줄었고 이곳을 찾던 직원들의 발걸음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면서 “한 두 식당이 남아 장사를 이어가고 있지만 대부분 생계를 포기한 채 가게와 집을 비우고 이곳을 떠났다”고 전했다.
 
방파제에는 한 남성이 낚시를 하고 있었다. 진해 시내에 거주한다는 그는 시간이 날 때면 벌써 십 수년째 이곳 방파제를 찾아 낚싯대를 기울인다고 소개했다. 이 남성은 “사명·부서명·성명 등이 적힌 조선소 유니폼을 입고 마을을 다니던 이들이 서서히 줄기 시작했다”며 “급기야 한 번씩 낚시를 올 때마다 한 집 건너 한집씩 빈 가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진해 지역 번화가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장 번영회 최정교 회장은 “진해지역 경제의 두 축은 조선소와 해군사관학교였다”며서 “유니폼만으로 조선소 직원인지를 가늠하곤 하는데 장을 보러 오는 이들은 물론 시장을 찾는 발길 역시 최근 수년째 줄곧 감소 중이다”고 탄식했다.
 
위기의 GM대우 공장 소재 휘황찬란 네온가득 창원도 불안감 엄습
 
지난 2010년 창원·마산·진해는 ‘창원시’로 통합됐다. 기존 마산시는 창원시 마산회원구·마산합포구로 편입됐으며 진해시도 창원시 진해구로 이름이 바뀌었다. 경남도청 소재지로 오랜 기간 경남지역의 중심이자 남동임해공업지구의 중심부에 자리한 창원시와 인근 지역의 성장은 제조업과 이를 근간으로 발달해 온 대한민국 경제성장과 궤를 같이 했다.
 
호주 캔버라를 모델로 구획정리 및 조성이 된 계획도시 창원시는 105만명의 인구를 바탕으로 광역시로 발돋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구수로만 따지면 경기도 수원에 이어 기초자치단체들 중 두 번째로 많다. 하지만 제조업 불황의 여파로 한 때 110만을 돌파했던 인구가 청년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감소세를 보이는 등 최근 들어 각종 부작용이 하나 둘 고개를 들고 있다.
 
▲ 창원 진해구 주민·상인 등은 진해경제를 지탱하는 두 축이 STX조선소와 해군사관학교라고 입을 모았다. 조선소의 위기감이 도래한 이래 진해 경기 역시 급속도로 나빠졌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 같은 진해의 분위기는 속속 창원 중심부로 전이되는 양상이다. 사진은 STX조선소 전경 ⓒ스카이데일리
 
특히 LG·SK·현대차·한화·효성·STX·쌍용차 등의 공장들이 남천을 따라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 창원시 성산구 창원국가산업단지 내에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최근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하고 업체 정상화를 두고 정부와 줄다리기 중인 한국GM 창원공장이 이곳에 위치한 탓이다. 군산공장 폐쇄조치 후 창원공장의 존폐위기감이 부쩍 늘고 있는 상황이다.
 
공단의 분위기는 창원시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공단과 담벼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늘어선 아파트 단지들의 시세도 한 풀 꺾였다는 게 일대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창원지역 내 아파트값이 하락세에 놓여 있으며 정부정책 등 다양한 원인도 있지만 창원지역 내 경기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회복이 힘들 것이다”고 전망했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STX중공업 본사와 효성 창원1공장과 인접했으며 504세대가 거주하는 월드메르디앙 웨스턴애비뉴 아파트의 경우 77.6㎡(약 23평)의 경우 1억9000만원, 107.7㎡(32평)은 2억3000만원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2009년 2월 준공해 공단과 인접한 아파트들 중 가장 근래에 지어진 이곳의 시세는 올해 들어서만 평균 2000만원 가량 하락했다.
 
경남도청·창원시청·방송국·신문사 및 백화점 등이 밀집한 창원의 중심지 의창구도 사정은 비슷했다. 버스터미널 인근에 위치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창원·마산·진해 통합으로 일대 부동산 가격이 상승해 임대료 또한 올랐다”면서 “임대료는 날이 갈수록 오르는데 최근 수년간 찾아오는 손님들이 눈에 띄게 줄고 구매력 또한 낮아져 상인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배현정] ⓒ스카이데일리
 
이어 그는 “창원시 차원에서 광역시로 발돋움시키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솔직히 반감을 갖는 상인들이 많다”면서 “공단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어려워지면서 그 여파가 도시 전체로 확장되는 현실을 외면한 채 광역시 확대를 강행할 경우 시 통합 때처럼 손님은 줄고 임대료만 오르는 기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유흥업소·모텔 등이 밀집한 지역에서도 비슷한 반응들이 나왔다. 단일 지역으론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유흥가로 손꼽히며 화려한 네온사인을 자랑했던 이곳 상인들은 “최근 2년 여 동안 사정이 급격히 나빠졌다”고 입을 모았다. 창원시는 물론 인근 공단지역에서 소위 ‘원정유흥’까지 온다는 이곳 역시 손님이 줄어 먹고살기 어려운 가게가 한 둘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제조업 종사 인구 빠르게 유출…전문 기술 갖고도 서비스업·식당 등 제2인생 설계
 
창원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2년 새 경상남도 내 고용보험 피보험자(근로자) 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75만4248명이던 근로자는 2016년과 지난해 각각 0.9%, 1.6% 감소했다. 제조업 종사자의 감소가 결정적 원인으로 꼽혔다.
 
서비스업·건설업·기타 직군의 근로자 수는 증가세를 보인 반면 2016년과 지난해 제조업 근로자 수는 각각 4.8%, 6.4% 줄어들었다. 조선·자동차 등 제조 업계 불황으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은 경남지역 내에서 타 산업으로 유입되거나 타 지역으로 이동했다. 경남지역 근로자들 중 같은 남동임해공업지구인 부산·울산 등으로 유출되는 경우가 1·4위를 차지했으나 서울(2위)·경기(3위) 등으로 둥지를 옮긴이들도 적지 않았다.
 
주목되는 사실은 같은 경남도 내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은 이들도 상당하다는 점이었다. 숙련된 제조업 기술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업종으로는 도소매·사업시설·전문과학·숙박음식·건설 등으로 조사됐다.
 
[김도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0
댓글 : 0
방문수(PC&모바일)
오늘(실시간) 127,356 ▶
어제 135,094 ▶
최근 7일 ▶
대한민국 명사들
대면 기회를 가져보세요.
팬클럽 가기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방배천로2안길 82(방배동 463-18) 청송빌딩 3,4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종합일간지 등록번호 : 서울시 가50131,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 주경준,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강
본지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서약사로서 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
[뉴스패드]
이 기사의
연관뉴스
위기의 남동벨트…미래산업 항공우주 메카 용틀임
[이슈포커스]-남동임해공업지역 위기와 대안(中-항공우주산업①)~ KAI 중심 관련분야 기업 곳곳에 포진…“정부 차원의 관심·지원 절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