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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규제 늪에 빠진 지방부동산(下-충남 천안)
강남 집값규제 악순환 불똥 튄 충남 대표도시 천안
과잉공급·정부규제→집값하락→지방경제침체 가시화…“정부 대책 시급”
남승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4-09 00:33:09
 
 
▲ 천안시가 주택 공급과잉, 정부 부동산규제 등의 여파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분양 사태가 속출하면서 주택시세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기존에 주택을 보유한 시민들의 고충은 날로 더해지는 분위기다. 사진은 천안시 쌍용동 전경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경남 창원|임현범 팀장, 남승진·신초롱 기자]충청남도 대표 도시인 천안시의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공급과잉 등의 영향으로 집값 하락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월까지 충남의 미분양 주택은 1만6314가구로 전국에서 경남 다음으로 가장 많았다. 이중 천안은 3918가구로 전체의 35% 이상을 차지했다.
 
당초 정부는 투기 수요가 몰려 주택 시세가 급등한 세종시 부동산에 강력한 규제를 가해 인근 천안·청주 등으로 수요를 분산하려 했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천안 소재 한 부동산 관계자는 “연이은 주택지구 개발로 공급이 넘쳐나지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수요가 위축되다 보니 지역 전반에 걸쳐 부동산 시세 하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잉공급·정부규제→집값하락→지방경제침체 등 악순환 고리 우려감 솔솔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천안시는 지난해 1월 주택도시보증공사의 5차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됐다. 이후 현재(19차)까지 미분양 지역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과잉공급과 정부의 부동산 규제 등이 지목된다. 신규 아파트 미분양 사태는 기존 주택의 집값 하락으로 이어져 결국엔 지역경제 침체로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진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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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천안시의 2016년 입주 물량은 약 2만 건에 달했다. 서울시 한해 입주물량인 3~4만 가구의 절반을 넘는 수치다. 천안시 인구는 약 63만명 가량으로 서울시 인구 980만명의 1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주택의 과잉공급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되는 배경이다. 주택의 과잉 공급은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전년 대비 1.48% 올랐지만 지난해 충남은 전년 대비 0.53% 떨어져 전국에서 4번째로 하락률이 높았다. 특히 지난 2월 천안시 아파트의 평균 시세는 전년 동월 대비 2.6% 감소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주요 아파트 단지의 지난해 4월과 올해 3월 시세는 ▲불당동 한성필하우스 2억2000만원, 2억700만원 ▲두정동 두정3차푸르지오 2억1000만원, 1억9500만원 ▲쌍용동 광명 1억5700만원, 1억4800만원 ▲청당동 천안청수한양수자이 3억1500만원, 3억100만원 ▲다가동 주공4단지 9000만원, 8000만원 등이었다.
 
주택과잉 공급에 따른 시세하락은 주택 수요를 위축시켜 신규 분양 아파트의 미분양 사태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말 기준 천안시 미분양 현황은 ▲백석동 펜타폴리스5차 92세대 중 43세대(2016년 1월 입주) ▲다가동 일봉산해피트리 228세대 중 155세대(지난해 9월 입주) ▲안서동 안서코아루에뜨젠 276세대 중 88세대(올해 6월 말 입주) ▲와촌동 천안역사동아라이크텐은 992세대 중 666세대(2020년 입주) 등이었다.
 
이름만으로 상당한 인기몰이를 하는 대형건설사 브랜드 아파트도 미분양 파도를 피해가진 못했다. 천안시 내 대형건설사 아파트 미분양 현황은 ▲성성동 천안시티자이 1646세대 중 747세대(GS건설, 올해 10월 입주 예정) ▲두정역 효성해링턴플레이스 2586세대 중 1469세대(효성, 2020년 4월 입주 예정) ▲천안레이크타운3차푸르지오 334세대 중 195세대(대우건설, 2020년 5월 입주 예정) 등으로 각각 조사됐다.
 
이들 가운데 일봉산해피트리, 천안레이크타운3차푸르지오 등은 일반 분양보다 저렴하고 당첨 확률이 높은 조합원 분양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미분양 된 점이 특히 주목됐다. 천안레이크타운3차푸르지오의 경우엔 기존 분양을 받은 사람들이 손해를 보면서 분양권을 매도하는 기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지난달 26일부터 잔금을 치르고 있는데 분양권자들이 분양가보다 최고 2000만원 가량 낮은 가격에 분양권을 팔고 있다”고 귀띔했다.
 
“강남 지역 타겟으로 한 부동산 규제, 정작 피해는 지방 시민들 몫”
 
▲ 통상적으로 분양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대기업 브랜드 아파트들도 천안시에서는 힘을 못 쓰고 있다. 심지어 분양을 받은 아파트를 손해를 감수하고 전매하는 일도 일어나고 있다. 사진은 두정동 두정e-편한세상 ⓒ스카이데일리
 
천안시민들은 공급과잉·부동산규제 등으로 인한 집값 하락 현상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며 정부의 조속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쌍용동 광명아파트에 거주하는 홍재권(남·69·가명) 씨는 “자녀들이 돈을 모아 아내와 살 집을 마련해줬는데 3~4년 전부터 집값이 떨어져 속상하다”며 “투기가 아닌 거주 목적으로 산 집의 매매가가 떨어지는 이런 사태를 정부에서 조속히 해결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두정동에 거주하는 김승현(남·54·가명) 씨는 “모임이 있어 반년마다 한 번 천안을 오는데 올 때마다 새로운 아파트가 계속 생기고 있어 미분양이 많을 것이라 예상했다”며 “안 그래도 천안에 사는 지인이 집값이 점점 떨어져 고민이 많다는데 왜 이렇게 많은 아파트를 짓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쌍용동에 거주하는 정규진(남·62·가명) 씨는 “신규물량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강남 집값을 잡겠다며 부동산 규제를 내놓은 바람에 정작 피해는 지방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입고 있다”며 “분명 정부도 이런 상황을 모르지 않을 텐데 왜 아직까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지 의문이다”고 꼬집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교수는 “지방 미분양 사태의 원인은 과잉공급 때문이다”며 “신도시 조성 전 주택 수요조사가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요가 많은 지역의 공급을 늘리고 투기가 많은 지역의 가격을 조정하는 등 각 지역에 특성에 맞는 정책을 펼쳐야 하는데 하나의 정책을 전 지역에 적용하다 보니 이런 부작용이 생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남승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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