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축제에서 어느새 연예인들의 공연은 빠질 수 없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오죽하면 봄·가을 축제시즌을 앞두고 각 대학별 출연진 라인업이 SNS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며 누가 출연했는지에 따라 해당 축제의 흥행을 좌우한다.
축제를 기획하는 총학생회 입장에선 연예인섭외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누구를 섭외했는지가 곧 총학생회 능력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자연히 각 대학 총학생회들의 섭외경쟁은 해를 거듭할수록 치열해진다. 대행업체를 통해 섭외를 진행하며 수천만원을 쓴다.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대학들은 평균적으로 축제 예산 중 43%인 3400만원을 연예인 섭외비용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는 이 같은 예산문제를 해결하고자 연예인공연에 유료티켓을 판매한다. 비용충당을 하겠다는 복안인데 부작용이 뒤따랐다. 바로 암표문제다.
고려대학교 축제 ‘입실렌티’와 연세대학교 축제 ‘아카라카’가 시작되기 몇 주 전부터 온라인에는 두 대학의 티켓을 판매하는 글이 수두룩하다. 대학들이 재학생에게 티켓을 우선 판매하면서 일부 학생들이 티켓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표를 팔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명백한 불법행위다.
건국대학교도 비슷한 문제가 존재했다. 학교 측이 배부한 ‘재학생 우선권’을 재학생들이 외부인에게 1만원에서 많게는 5만~6만원까지 웃돈을 주고 판매하고 있었다. ‘재학생 우선권’은 건국대 학생이 외부인보다 3시간 먼저 공연장에 입장할 수 있는 티켓으로 무료다.
취재 중 만난 몇몇 학생들은 “어차피 공연에 관심이 없어서 많은 학생들이 표를 팔고 있다”며 “오히려 축제기간을 통해 용돈을 벌 수 있어서 축제기간이 기다려진다”고 밝혔다. 문제는 젊음과 열정의 상징인 대학교 축제가 어느 순간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학생들은 불법을 저지르고 전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문제가 지속되자 학교 측은 난감해졌다. 사실 학교가 학생들을 통제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사실상 막을 방법이 없다’는 방관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자칫하다가는 축제 분위기를 망칠 우려가 있고 암표를 파는 이들 또한 재학생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법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 또한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1980년대 젊음의 상징이었던 대학축제가 어느 순간 상업적으로 변질되었다. 대학들은 연예인을 섭외를 시작하면서 손쉽게 학생들의 마음을 얻었지만 축제의 순수성은 퇴색됐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학들은 지금의 문제를 발 벗고 개선해야 한다. 그것이 학생들에게 사랑받는 축제를 만드는 길이다. 바로 눈앞의 이익을 위해 대학축제의 본질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나광국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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