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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서울시 녹지축 사업

청정서울 수백억 예산 있는데 사업비 떠넘기기 ‘왜’

타 사업 예산확보 위한 들러리 사업…사전연구부족, 생태계혼란 우려

김형진기자(hjkim@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06-28 13: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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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녹지축 사업을 두고 충분한 사전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주먹구구식 추진은 자칫 생태계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사진은 서울 관악구 호암로 에코브리지 모습 ⓒ스카이데일리
 
서울시가 시행중인 녹지축 사업을 둘러싼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전시성 행정의 전형적인 행태라는 비판 여론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녹지축 사업이 동물의 ‘로드킬’ 방지와 환경보존이라는 당초 취지와 달리 선진국 기준을 따라가는 데만 급급해 충분한 사전연구는 물론 효과분석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업 규모에 비해 막대한 예산을 책정한 데 대해 강한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녹지축 사업’은 도로와 건물로 인해 단절된 산과 녹지공간을 서로 연결해 야생동물의 생태계를 복원하고 길게 이어진 생태 숲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녹지축별로 고르게 연결로를 설치해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녹지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취지다.
 
녹지축은 △외곽 주요산과 자연지형에 따라 둥글게 형성된 ‘환상녹지축’ △남북을 잇는 ‘남북녹지축’ △환상녹지축과 남북녹지축의 지선으로 뻗어나가는 ‘산림지선축’ 등으로 각각 구분된다.
 
학계·시민단체 “기존 보도에 나무 좀 심으면 될 텐데…예산 208억원 어디 쓸껀가”
 
서울시는 지난 17일 총 20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019년까지 △은평구 서오릉고개 녹지연결로(환상녹지축) △관악구 호암로 녹지연결로(산림지선축) △신림6배수지 녹지연결로(〃) △강남구 개포2·3단지 녹지연결로(〃) △강남구 개포로 녹지연결로(〃) 등 끊어진 녹지축 5곳을 연결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서울시는 ‘남북녹지축’인 무학재 녹지연결로와 ‘산림지선축’인 양재대로 녹지축, 방학로 녹지연결로 등 총 3곳을 개통한 바 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그런데 이번 녹지축 사업 계획을 두고 생태학계와 부동산학회, 시민단체 등의 반대가 만만치 않아 주목된다. 이번 녹지축 사업이 사업규모에 비해 막대한 예산이 책정 됐을 뿐 아니라 실적위주로 전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5년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서울로 7017’ 사업의 경우 전문가들은 150억원의 예산 책정을 주장한 반면 서울시는 600억원을 책정해 각계로부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서울시가 도시생태 건강증진, 걷기 좋은 녹지조성, 시민참여 공원운영 등을 목표로 진행 중인 ‘2030공원녹지사업’ 예산확보를 위해 녹지축 사업을 무리하게 끼워 넣다 보니 효과대비 예산이 과다 책정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030공원녹지사업’의 2020년까지 사업비용은 1조6000억원이다.
 
익명을 요구한 S대학 교수는 “녹지축 사업은 몇 백억원이 들어갈 만큼 방대한 사업이 아니다”며 “보다 많은 공원녹지 사업예산 확보를 위해 공원녹지 사업안에 녹지축 사업을 억지로 끼워놓은 느낌이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가 내놓은 사업안도 주먹구구식으로 사실상 녹지축 사업은 공원녹지 사업을 위한 들러리용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녹지축 관련 연구를 진행했던 서울여대 이창석 교수는 “멀쩡한 건물을 부수고 녹지를 만들 수 없는 만큼 드문드문 가로수만 심어져 있는 기존 보도에 폭이 좁은 숲길 즉 ‘녹색길’을 조성하면 끊어진 녹지축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며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녹지축 공사 및 녹지공원화 사업은 이미 구시대적인 발상이다”고 비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은 “누가 봐도 녹지축 사업은 ‘공원녹지기본계획안’의 부분 사업으로 보인다”며 “막대한 예산이 드는 만큼 차라리 행복주택 등 공공임대주택 관련 사업에 예산을 우선 배당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녹지축 사업을 포함한 서울시의 녹지화 정책은 다분히 전시행정이다”고 평가했다.
 
수백억 예산 책정해놓고 민간 재건축 단지에 사업비용 전가 ‘왜’       
     
▲ 서울시가 추진중인 녹지축 사업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타 사업의 예산확보를 위한 명분 쌓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재건축 단지조합에게 사업 비용을 전가한 것으로 나타나 이러한 주장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대모산 전경 ⓒ스카이데일리
 
서울시는 녹지축 사업에 대해 막대한 예산을 확보하고도 일부 재건축 단지를 대상으로 녹지축 사업비를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녹지축 사업이 다른 사업의 예산확보를 위한 명분에 불과하다는 주장에 무게감을 싣고 있다. 일례로 개포 2·3단지 재건축조합은 내년 2월 개통되는 대모산과 개포근린공원을 연결하는 길이 52m, 폭 30m의 대형 녹지연결로 에코브리지(생태통로) 공사비 70억원을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조합원은 “처음에는 공원 조성 사업에 드는 비용만 알고 있었지만 슬쩍 에코브리지 비용까지 전가시키더라”고 말했다. 시행인가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인 한 조합 관계자는 “소문을 들어서 안다”며 “녹지를 위한 정책은 바람직하지만 사업비를 민간에 부담지에 하다 보니 조합 입장에선 참 힘들다”고 한숨을 쉬었다.
 
전문가들은 녹지축 사업에 대한 보다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장정구 녹색연합 사무국장은 “사람들이 다니는 길을 환경 보전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폐쇄할 수는 없지만 도로의 기능을 이미 상실한 곳은 폐도를 시켜야 산림생태계를 유지시킬 수 있다”며 “도로의 복원이 가능한 시점이 됐을 때 훼손된 자연을 어떻게 복구시킬 수 있을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석 교수는 “서울과 같은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기온역전층 및 열섬현상 등 다각도의 연구가 필요한데도 이번 서울시의 사업은 구체적인 근거가 없는 실정이다”며 “자칫 생태계의 혼란만 불러일으킬까 우려스럽다”고 꼬집었다.
 
[김형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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