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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826>]-NH농협은행
이대훈 왜이러나…계약직만 경력·학벌 따져 뽑는다
NH농협은행 “공채와 단순 비교는 무리”…정규직 전환도 지지부진
나광국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7-24 00:06:42
‘블라인드 채용’은 문재인정부의 핵심 기조인 일자리정책의 일환으로 진행 중인 채용 방식을 일컫는다. 차별적 요소를 배제하고 직무능력 중심으로 보다 평등한 채용을 꾀하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지난해 하반기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시작된 블라인드 채용은 점차 민간 기업에까지 확대됐다. 은행권 역시 정부의 정책 기조에 적극 동참했다. 주요 시중은행은 상·하반기 공개채용에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채택했다. 입사지원서에서 사진은 물론 학력, 경력사항, 자격증 등의 내용을 빼 버리고 면접을 진행 할 때도 수험번호로 자기를 소개하도록 하는 등의 방식을 도입했다. 그런데 최근 유독 NH농협은행만큼은 정부 정책 기조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더욱이 비정규직 채용 과정에서만 이름, 학력, 학점, 경력사항 등 전 근대적인 채용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어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겉으로는 정부 정책 기조에 발맞추는 척 하면서 뒤로는 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화살은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을 향하는 분위기다. 스카이데일리가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을 둘러싼 잡음과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 등을 취재했다.

▲ 최근 이대훈 NH농협은행을 둘러싼 잡음이 일고 있다. 정규직은 정부 정책 기조에 발맞춰 열린채용을 진행하고 있지만 유독 비정규직 만큼은 학력, 자격증, 경력사항 등 전 근대적인 채용 방식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NH농협은행 본점 ⓒ스카이데일리
 
최근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의 경영 행보가 물의를 빚고 있다. 금융권 전반에 걸쳐 문재인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춰 채용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립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유독 NH농협은행(이하·농협은행)은 정부 정책과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농협은행은 정규직 채용에 있어서는 채용비리 근절에 발맞춰 각 금융사들이 도입하고 있는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채택했지만 비정규직 채용에 있어서는 여전히 과거의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이 대부분인 상시 채용에 있어서는 학력과 학점·자격증은 물론, 심지어 고등학교 석차까지 기재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은행의 이러한 채용 행태는 지난해 말 불거져 나온 금융권 채용비리 사태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금융권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만한 사안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 정책 기조에 발맞춰 나가고 있는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발목을 잡을만한 사안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특히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발맞춰 시중은행들도 비정규직의 정규직으로 전환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농협은행은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이 일찌감치 정규직 전환을 마친 것과는 대조적으로 농협은행은 아직 정규직 전환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과 학점, 심지어 고등학교 성적까지…“왜 비정규직만 전근대적 채용 방식 고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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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해 7월 ‘블라인드 채용 추진방안’을 통해 공공기관과 지방 공기업에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평등한 기회와 공정한 채용절차로 그동안 불투명하고 불공정했던 공공기관의 채용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취지에서였다. 이후 정부 기조에 발맞춰 국내 주요 민간 기업들도 블라인드 채용에 적극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말 채용비지난해 말 채용비리로 홍역을 치렀던 은행권 역시 ‘열린채용’을 선언하면서 추락한 신뢰 회복을 위해 차별 없는 블라인드 채용 도입을 적극 추진했다. NH농협은행도 예외는 아니었다. 평등한 고용을 표방하며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도입했다.
 
▲ NH농협은행 상시채용 사이트 화면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서류전형부터 면접전형까지 블라인드 채용방식을 적용했다. 입사지원서에는 연령, 학력, 전공, 학점 등을 작성할 수 없고 주민등록번호나 생년월일 대신 생일만 적도록 했다. 인턴경험과 학력 그리고 경력사항 등은 자기소개서로 대체됐다. 면접전형에도 수험자 이름대신 일련번호로 자신을 소개하도록 했다.
 
그런데 농협은행의 블라인드 채용 방식은 어디까지나 ‘정규직’에 국한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채용에 있어서는 기존의 악습으로 지적될 만한 사안들을 그대로 적용했다. 계약직과 산전후대체직 등 비정규직 입사지원서에는 △사진 △이름 △생년월일 △주소 △자격증 △ 근무경력사항 △최종학력사항 △학점사항 등을 적도록 했다.
 
특히 학력란에는 검정고시 및 편입여부, 출신 대학교의 소재지, 주·야간 및 본·분교까지 구분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주의사항에 “2년제에서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한 경우 전문대란에 2년제 대학을, 두번째 대학교란에 입학구분 ‘편입’을 선택하라”고 구체적으로 안내하기까지 했다.
 
학점도 꼼꼼히 따졌다. 전문대와 대학교(편입/주·야간)가 나눠진 가운데 모든 학기 평점을 소수점 둘째자리까지 기록하도록 했다. 심지어 고등학교 성적은 석차(등수/총원) 입력을 필수사항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뿐 아니라 정부 정책과도 엇박자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농협은행은 국내 주요 은행 중 비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아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채용절차는 다를 수밖에 없다. 정규직의 경우 전국에서 공채로 진행해 필기시험도 있고 서류전형도 있어 검증할 단계가 있다”며 “하지만 비정규직의 경우 영업점 단위 채용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검증할 시험이 존재하지 않아 학력, 경력사항 등을 따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집합소’ 오명 NH농협은행…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지지부진
 
금융권 등에 따르면 최근 주요 시중은행들은 문재인정부의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 추진에 발맞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이 일찌감치 정규직 전환을 마쳤고 기업은행도 최근 3300여명의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을 결정했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이런 가운데 그동안 ‘비정규직 집합소’라는 비판을 받아 온 농협은행은 유독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농협은행의 행보는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의지와도 역행한다는 점에서 화살은 이대훈 농협은행장을 향하는 분위기다. 김 회장은 지난 3월 정부 세종청사에서 개최한 취임 2주년 브리핑에서 “전체 비정규직 5200여 명 가운데 3214명을 올해 점진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현재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지주와 농협경제지주 등 26개 계열사에 총 3만5000여 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7700여명 가량이 비정규직이다. 농협중앙회 산하 기업 중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곳은 농협은행이다. 지난해 말 기준 농협은행 전체 직원 1만6795명 가운데 비정규직은 3177명에 달했다. 비율로 따지면 18.91%다. 타 시중은행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은행은 전체 직원 1만8279명 가운데 비정규직이 1057명으로 비율은 5.78%에 불과했다. 우리은행은 전체 1만4458명 중 613명(4.23%), 신한은행은 전체 1만4174명 중 755명(5.32%), 하나은행은 전체 1만3546명 중 492면(3.63%), IBK기업행은 전체 1만2904명 중 344명(2.66%) 등을 각각 나타냈다.
 
주요 시중은행이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해 비정규직 비율을 점차 줄여나가고 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RS직군이나 개인서비스직군으로 별도로 신설해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은 별도의 직급을 만들어 정규직화 했다. 한국씨티은행과 기업은행은 각각 345명, 3000여명의 비정규직을 모두 기존 인사 체계의 정규직으로 편입키로 했다.
 
그러나 가장 높은 비정규직 비율을 기록했던 농협은행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변화의 움직임 없어 ‘전환 의지 자체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타 시중은행에 비해 정부 정책에 발맞추는 노력도 부족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농협은행 비정규직 중 상당수는 퇴직 후 재취업자, 창구파트타임 직원 등 정규직으로 전환할 필요가 없는 인원이다”며 “아직 정확한 정규직 전환 계획은 없지만 정규직 검토 대상은 500여명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나광국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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