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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물컵 갑질’ 등 재벌·중견기업 오너 일가의 안하무인 행태에 대한 비판 여론이 한껏 고조된 가운데 국내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한 일본계 기업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져 파문이 일고 있다. 해당 기업의 한국인 CEO는 직원들에게 폭언을 일삼는가 하면 친·인척을 특혜 채용하고 부당한 이득까지 챙겨준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을 둘러싼 각종 구설수가 내부 직원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자 해당 CEO는 서둘러 사직서를 제출하며 사태를 무마하려 했지만 직원들의 공분을 사그라들지 않는 모습이다. 사태를 촉발시킨 책임을 물으며 직원들에 대한 사과와 함께 그동안 회사에 미친 손실까지 책임지고 보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폭언을 넘어 친·인척의 주머니까지 챙겨준 충격적인 사건의 주인공은 선석문 한국SMC공압 전 대표다. 한국SMC공압은 공기압기기와 보조기기 등 자동화 제어기기의 수출입, 제조 및 판매를 목적으로 일본 법인인 SMC가 전액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일부 직원들은 일본계 기업의 CEO를 맡으며 한국인 직원들을 탄압한 선 전 대표를 과거 일제시대의 친일파에 비유하는 등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병신XX” “개같은X” “모가지를 비틀어 죽여야해” 등 폭언 일삼은 일본기업 한국인CEO
스카이데일리가 한국SMC 내부 직원들로부터 제공받은 음성 녹음파일은 선 전 대표가 직원들에게 호통을 치는 목소리로 시작된다. 녹음파일 내에서 직원들이 선 대표라 주장하는 인물은 “병신XX”, “개같은X” 등의 욕설은 물론 “모가지를 비틀어 죽여야해” 등의 살벌한 언행도 서슴지 않았다.
해당 파일이 직원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져나가며 자신을 둘러싼 비판 여론이 일파만파로 확산되자 선 전 대표는 직접 사과문을 올리는 등 부랴부랴 사태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직원들의 흥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사과에서 진정성이 전혀 묻어나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SMC공압 한 직원은 “원래는 선 전 대표는 화상회의를 통해서도 욕설과 막말을 서슴지 않았으나 음성 녹음파일이 확산되자 서둘러 화상회의 녹화를 할 수 없도록 했다”며 “이는 문제를 진정성 있게 해결하려고 하기보단 감추기 급급한 모습으로 비춰졌고 직원들은 더욱 분노했다”고 귀띔했다.
결국 선 사장은 지난 22일 사직서를 내고 27일부터 회사에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직원들의 공분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사태를 촉발시킨 책임을 물으며 직원들에 대한 사과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다른 직원은 “선 전 대표가 물러나긴 했지만 기존 임원들이 그대로 남아있어 여전히 회사에 영향력을 미칠 확률이 높다”며 “논란이 잠잠해지면 언제 또 다시 경영일선에 등장할 지 알 수 없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사태를 이렇게 키워두고 직원들을 향한 진심 어린 사과 없이 훌쩍 떠나는 것은 분명 잘못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직원들이 모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에서는 연봉동결문제 및 불합리한 업무 강요 등의 문제 사안을 해결해줄 것을 사측에 요구하기 위해 노조 설립 여론까지 형성된 상황이다”고 말했다.
특혜 채용 및 부동산 임대 웃돈 거래 의혹…회삿돈 이용한 친·인척 챙기기 물의
선석문 전 대표가 친·인척을 특혜 채용하고 부당한 이득까지 챙겨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선 전 대표를 향한 내부 직원들의 원성이 높아지면서 특혜 채용 논란의 주인공인 선 전 대표의 친동생 선모 씨는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
특히 직원들은 선모 씨가 근무시간에 색소폰을 부는 등 근무태만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퇴근시간 후 불렀던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결국 선모 씨가 회사를 떠나면서 사측의 주장도 신빙성을 잃게 된 상황이다.
선 전 대표의 동생과 함께 근무했다는 한 직원은 “선모 씨는 현장직원임에도 출·퇴근 카드도 찍지 않고 일을 했으며 회사는 그를 위한 개인 휴게실까지 만들고 에어컨까지 설치해줬다”고 증언했다. 이어 “선모 씨 외에도 회사에 선 전 대표의 친인척 상당수가 채용됐는데 제대로 된 채용 절차를 거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선 전 대표가 친·인척 소유 건물에 회사 영업소를 입점시켜 임대료를 챙겨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국SMC공압 광주영업소는 선 전 대표의 여동생 선모 씨와 그의 남편 소유 건물에 입점해 있다.
선모 씨와 남편 배모 씨는 광주 광산구 신창동에 위치한 빌딩을 지난 2002년 11월 매입했다. 해당 빌딩은 대지면적 492.8㎡ (약 149평), 연면적 734.02㎡( 222평)규모로 시세는 약 23억원이라는 것이 인근 부동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국SMC공업은 지난 2010년 245.04㎡(약 74평) 규모로 된 건물 2층 전체를 전세로 임대계약한 후 지속적으로 연장해 오고 있다.
일련의 논란과 관련, 한국SMC공압 관계자는 “직원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점이 많다”며 “(출·퇴근카드의 경우)회사의 기밀사항이고 직원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해명할 필요가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친인척 채용부문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는 부분이 있으면 조치를 취하기 위해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SMC공압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 내내 선 전 대표의 특혜 의혹에 대한 내용의 정확한 사실을 밝히길 꺼려하는 모습을 내비쳤다. 특히 광주영업소 입점특혜에 대한 질문에는 “몰랐던 사실을 알려줘서 고맙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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