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용품을 내세운 대형유통업체의 반려동물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자체적인 브랜드를 론칭한 이들 업체들은 다양한 제품과 함께 프리미엄 용품을 선보이며 ‘다양화’와 ‘고급화’ 전략을 통해 시장 선점을 꾀하고 있다. 반면 펫 업계는 ‘대기업의 영세상권 죽이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유통업계, 반려동물 용품 브랜드 론칭 추세 가속화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보유한 대형 유통업체들은 반려동물 인구 1000만 명을 넘어서는 추세에 맞춰 자사 유통망을 통해 자체 브랜드를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백화점 업계 중 최초로 반려동물 브랜드를 내놓은 곳은 갤러리아 백화점이다. 갤러리아는 반려동물과 함께 백화점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쇼핑 편의를 위해 지난 2012년 2월 반려동물 용품 브랜드 ‘펫부티크’를 선보였다.
‘펫부티크’는 펫 푸드와 의류, 하우스, 산책용품, 장난감, 목줄·리드줄 등 반려동물 관련한 전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전담 바이어가 상주해 국내외에 알려지지 않은 반려동물 용품 브랜드를 발굴하고 소개하고 있다.
영국의 반려동물 용품 브랜드 ‘문고 앤 머드’의 클래식 배드와 국내 브랜드인 ‘코카스 빈’의 애견용 카시트 등 다소 생소한 용품들이 인기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반려동물의 백화점 출입이 제한된 만큼, 고객이 쇼핑을 하는 동안 반려동물을 2시간 무료로 돌봐주는 ‘돌봄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국내외 브랜드 발굴과 더불어 PB상품 개발을 위해 패션, 액세서리 디자이너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민경국 갤러리아 백화점 커뮤니케이션팀 대리는 “펫부티크는 최근 3년간 연 평균 10% 이상 매출이 오르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내외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들여와 소개하는 일을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2013년 반려동물 용품 매장 ‘루이독’을 론칭해 현재 압구정 본점, 무역센터점, 판교점 등 5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 2016년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에 애견용품 매장 ‘H-Pet’을 오픈하며 반려동물 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루이독’은 의류, 펫푸드와 함께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잡화와 생활용품을 주로 선보이고 있는데, 반려동물 용품의 고급화 추세에 맞춰 높은 단가의 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론칭 이후 현대백화점의 반려동물 관련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특히 반려동물 실내용품의 경우 같은 기간 20.5% 상승했다.
방미리현 현대백화점 홍보팀 대리는 “반려동물이 입는 릴렉스 티셔츠와 펫간식인 한우떡심과 치킨이 많이 판매된다”며 “현재 매장별로 월 평균 매출이 5000만 원 이상을 상회할 만큼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월 강남점에 반려동물 브랜드 ‘집사’를 론칭하며 뒤늦게 시장에 합류했다. ‘집사’는 반려동물 용품 판매와 컨설팅을 접목시킨 펫 컨설팅 전문매장이란 점을 내세워 기존 브랜드와의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판매되는 상품은 펫푸드 등 500여 종 이상이다.
‘집사’는 펫 컨설턴트 4명이 상주해 반려동물의 종류와 건강상태, 생애주기에 적합한 맞춤상품을 추천하고 반려동물 행동문제 등의 상담을 진행한다.
롯데백화점 측은 “반려동물의 나이나 건강상태에 따라 추천상품이 달라 컨설턴트 들이 도움을 준다”며“쇼핑 온 고객들의 반려동물의 산책을 대행하는 서비스도 실시 중이다”고 전했다.
대형유통업체들, 자체유통망 통해 시장 점유…영세업자 “대기업 횡포” 반발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자체 유통망을 보유한 대형 유통업체들은 다양화·고급화한 반려동물 브랜드를 론칭하며 시장에 진출했다. 이들 유통업체들은 폭넓은 유통망을 통해 빠르게 브랜드를 확산시키고 있다.
신세계이마트는 지난 2010년 ‘몰리스 펫샵’을 론칭했다. ‘몰리스 펫샵’은 반려동물 용품 판매와 미용, 호텔·데이케어, 분양 등 모든 서비스를 한곳에서 제공하고 있다.
이마트는 또 반려동물 브랜드 ‘엠엠독스’와 ‘엠엠캣츠’를 ‘몰리스’로 리뉴얼해 반려동물 전용간식, 배변패드 등 다양한 PB 상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몰리스 펫샵’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반려견 이름인 ‘몰리스’에서 따왔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구성점 입점을 시작으로 현재 35개 매장이 운영중이다. 파미에스테이션, 센텀시티몰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도 매장이 위치해 있다.
롯데마트는 2012년 송파점에 ‘펫 가든’ 오픈을 시작으로 현재 28개까지 매장을 확대하는 한편, 반려동물 장례서비스도 최초로 도입했다. 홈플러스는 2013년 ‘아이 러브 펫’을 열고 반려동물 용품 시장에 진출했다.
BGF리테일의 편의점 브랜드 CU는 지난 1월 자체 브랜드 ‘하울고’를 론칭, 현재 100여개 편의점에 별도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하울고’는 기존에 편의점에서 판매하던 사료, 간식뿐만 아니라 수제간식, 장난감, 배변봉투 등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반려동물용 장난감의 경우 편의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시지와 김밥, 아이스크림의 모양으로 출시해 흥미를 높였다. 지난 13일 출시한 반려묘 전용 장난감은 고양이가 좋아하는 연어 모양으로 제작하고. 고양이의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캣닢(개박하)을 넣어 디테일을 살렸다. 또 추석 특별상품으로 해먹과 하우스를 판매하고 있다.
하울고 론칭 이후 CU의 반려동물 관련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55.7% 성장했다. 한 자릿수에 불과하던 비식품 분야의 매출은 같은 기간 14.3% 증가했다. 펫푸드 판매 비율은 85.7%로 여전히 높다.
유철현 BGF 리테일 홍보팀 대리는 “CU의 전체 매출 비율로 살펴보면 아직 부족하지만, 하울고의 론칭 덕분에 반려동물 용품 매출이 크게 올랐다”며 “차별화된 브랜드를 통해 프리미엄 상품을 선보이면서 편의점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반려묘 장난감에 이어 상품 라인업을 넓혀갈 계획이다”며 “판매 상품이 늘어나면 입점 점포 역시 확대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반면, 대형 유통업체의 시장 진출은 대기업의 횡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반려동물 시장이 확장되고 있지만, 대기업이 자체 유통망을 통해 수익을 독점하면서 영세업자들의 매출은 오히려 줄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펫산업소매협회는 지난 5월 동반성장위원회에 반려동물 용품점(펫샵)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한 가운데, 현재 적합여부를 심사 중이다.
김성일 펫저널 대표는 “반려동물 용품 시장은 전통적으로 중소기업들이 유통을 해오던 구조였는데, 대기업이 뛰어들면서 시장이 잠식돼 영세상인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며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은 제품 생산과 수출에 집중하고, 유통은 영세업자들이 하는 구조를 통해 상생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한빛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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