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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포스코 하청업체 갑질 논란

포스코 하청업체의 눈물…“위험천만 노동 댓가는 갑질”

추가 공사 발생 시 어영부영 구두계약 후 ‘비용 후려치기’ 빈번

강주현기자(jhka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12-21 17:3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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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부당 행위, 이른바 ‘갑질’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정부 차원에서도 ‘갑질 근절’에 나서고 있다. 김상조 공정위원장 역시 갑질근절을 공정경제 구현의 최우선 정책과제로 제시하고 강력한 법 집행과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다. 공정위 내에 소상공인과 하도급업체에 대한 불공정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하도급갑질 벌점제도를 강화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선 여전히 갑질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 관행처럼 굳어진 갑질 문화가 근절되기까지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철강기업 포스코와 1차 협력업체가 2차 협력업체를 상대로 갑질을 일삼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여론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포스코와 협력업체 간 갑질 공방에 대해 취재했다.

▲ 최근 포스코의 1차 협력업체가 2차 협력업체를 상대로 공사비용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등 갑질을 일삼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 배경에 관행처럼 굳어진 포스코의 업무처리 방식을 지목하는 목소리가 나와 특히 주목된다. 2차 협력업체에 대한 1차 협력업체의 갑질이 포스코로 인해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포스코센터 ⓒ스카이데일리
 
최근 포스코의 1차 협력업체가 2차 협력업체를 상대로 갑질을 일삼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내 노후설비 교체공사에서 2차 협력업체인 ‘씨엘이엔지’가 1차 협력업체인 ‘동방플랜텍’의 지시대로 공사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사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해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포스코 안팎에선 이번 하도급 공사비 문제의 발단이 포스코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표면적으로는 포스코 협력업체 간 갈등으로 보이지만 원천적인 문제는 불합리한 포스코의 하도급 계약과정에 있다는 지적이다.
 
하도급업체 간 공사비 미지급 문제가 그간 꾸준히 반복돼왔지만 포스코 협력업체에서 제외되는 등 보복이 두려워 공론화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게 포스코 하도급업체들의 주장이다. 그럼에도 포스코는 나 몰라라하는 태도를 보여 파장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추가공사비 받지 못했다” vs “합당한 비용 지급 끝냈다“
 
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씨엘이엔지는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포스코 1차 협력업체인 동방플랜텍이 발주한 광양제철소 노후설비 교체 및 배관 공사 등 총 4개 공사에 2차 협력업체로 참여했지만 제대로 된 공사비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사 진행 과정에서 추가·수정공사도 73건 수행하면서 추가 공사비용으로만 18억7000만 원이 발생했는데 실제 수령한 금액은 4억 원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이강오 씨엘이엔지 대표는 “공사비가 미지급돼 협력업체에게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처할 정도로 회사가 큰 손해를 봤다”며 “포스코와 동방플랜텍이 시키는대로 일했고 공사 진행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을 요구하고 있을 뿐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어떤 업체가 손해보는 게 뻔한데 18억 원이 넘는 공사를 진행하겠나”고 강조했다.
 
▲ 씨엘이엔지에 따르면 광양제철소 보수·교체 공사를 진행하면서 추가 비용이 발생할 때마다 동방플랜텍에 보고한 뒤 공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추가비용을 지급하겠다던 동방플랜텍은 준공 이후 말을 바꿔 터무니없는 금액만을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스카이데일리
 
이 대표는 “공사를 진행하면서 추가비용이 발생할 때마다 동방플랜텍에 보고했고 현장담당자가 책임지고 비용을 지급하겠다고 호언장담해 공사를 진행했다”며 “그런데 준공이 끝나자 현장담당자가 갑자기 말을 바꿔 자신에겐 권한이 없으니 재무담당자와 말해보라고 책임을 떠넘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동방플랜텍 재무담당자는 공사비가 부풀려졌다며 공사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동방플랜텍은 씨엘이엔지가 공사비를 부풀렸다며 공사비를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동방플랜텍 관계자는 “우린 공사에 들어간 비용을 합리적으로 계산해 지급했고 오히려 우리가 손해를 본 부분도 있다”며 “해당 공사비를 지급할 이유도 근거도 없기 때문에 지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문제가 더 커진다면 법적 절차를 밟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변의 반응은 씨엘이엔지의 주장에 좀 더 귀 기울이는 모습이다. 동방플랜텍의 하도급 공사비 미지급 문제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포스코는 동방플랜텍에 광양제철소 3냉연 PCM 노후설비 교체와 3열연ECS 배관 철거 공사 등을 발주했다.
 
당시 동방플랜텍으로부터 하도급받았던 비엠씨 역시 공사 중 추가비용이 발생했지만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비엠씨 대표는 “공사를 진행하면서 추가 발생한 비용에 대해 포스코와 동방플랜택에 정산을 요구했지만 온전히 정산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포스코 하도급업체 피해사례 부지기수…보복 두려워 한숨만
 
다수의 포스코 협력업체들은 이번 씨엘이엔지와 동방플랜택 공사비 문제가 포스코의 불합리한 업무처리 방식에 기인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포스코가 발주한 공사를 진행하면서 손해를 본 업체가 비단 한 둘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 대표에 따르면 씨엘이엔지가 공사 중 추가발생한 비용을 온전히 지급받지 못한 건 포스코가 발주한 공사의 계약 특수성 때문이다. 포스코는 대단위 공사계획을 실시하고 있는데 공사 진행 중 추가비용이 발생한 부분에 대해 따로 계약을 맺지 않고 있다. 당장 추가비용이 발생했을 때 정산 여부는 구두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하청업체 입장에선 지속적인 관계유지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 씨엘이엔지는 과거 포스코와 직접 계약한 공사에서도 비용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공사를 다 마친 후 포스코는 전혀 다른 기준으로 공사비를 측정해 5000만원의 비용을 지급할 뿐이었다. 그마저도 당초 계약을 할 당시 관여하지 않았던 동방플랜택이 지급했다고 전했다. 사진은 포스코 담당자가 사인한 씨엘이엔지 작업지지서 [사진=씨엘이엔지]
 
이 대표는 포스코로부터 직접 지시받은 공사비용도 아직 받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 대표는 “2016년 4냉연 2CAL 공사를 진행하면서 CASING 손상이 확인돼 예상투입공수, 공정표 등을 작성해 포스코 담당 팀장에게 보고한 후 확인받아 해당 공사를 진행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작업지시서엔 포스코 담당자의 사인까지 기재돼 있는데 공사가 끝난 후 포스코는 뒤로 빠지고 공사에 관여하지 않았던 동방플랜텍이 비용을 지급했다”며 “그마저도 발생한 공사비에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었다”고 토로했다.
 
포스코 2차 협력업체 중 한 곳인 비엠씨 대표 역시 “포스코 공사를 맡을수록 남는 건 빚뿐이었다”며 “포스코가 지나치게 높은 수준의 안전관리 비용을 요구하기 때문에 하청업체들의 피해가 누적되는 부분도 있는데 정작 그에 맞는 금액을 정산해 주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포스코가 공사비용 절감을 위해 협력업체를 쥐어짜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협력업체 간 불거진 하도급 문제와 관련해 포스코 측은 자신들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는 동방플랜텍에 비용 지급을 마친 상황이다”며 “해당 문제는 동방플랜텍과 씨엘이엔지의 분쟁 문제기 때문에 포스코가 관여할 바가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포스코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도급법은 사안에 따라 원사업자가 2차 하청업체에게 대금을 지불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1차 하청업체가 2차 하청업체에게 대금을 지불하지 않는 등의 경우 2차 하청업체는 원사업자에 대금 지불을 요구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하도급법 14조 1항에 의하면 1차 하청업체가 2차 하청업체에 대금을 지불하지 못할 경우 등에 2차 하청업체는 원사업자에 대금을 요청할 수 있는 법안이 있다”며 “법에 의거해 원사업자가 2차 하청업체에 대금을 지불하지 않는다면 하도급법 등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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