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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3기 신도시 허와 실(上-1기 신도시)
“1기신도시 재건축·재개발 시 3기신도시 없어도 된다”
산본·일산 등 주택 노후화 심각…재건축될 경우 서울인구 분산효과
곽성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1-14 00:06:00
지난해 말 정부는 남양주 진접, 하남 교동, 과천시 과천, 인천 계양 등에 3기 신도시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서울 인구를 3기 신도시로 분산시켜 서울의 높은 집값을 잡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정부의 3기 신도시 조성 움직임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만만치 않아 주목된다. 3기 신도시 예정지 주민들은 물론 기존 1·2기 신도시 주민들까지 입을 모아 개발 반대를 외치고 있다. 특히 1·2기 신도시 주민들은 기존 주택의 노후화 문제와 교통·생활 인프라 확충 문제 등을 해소하면 자연스레 서울 인구 분산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정부의 3기 신도시 추진 배경에 다른 의도가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 역시 정부가 신도시를 추진하기 보다는 기존 1·2시 신도시의 문제점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정부 3기 신도시 추진의 허와 실’을 금주 이슈포커스 주제로 선정하고 기존 1·2기 신도시들이 겪고 있는 부작용과 전문가들의 대안 등을 3편에 걸쳐 보도한다.

▲ 정부가 3기 신도시를 추진 중인 가운데 90년대 초반 가정 먼저 택지개발이 된 1기 신도시 주민들 사이에선 거센 반발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3기 신도시 조성 전에 1기 신도시의 ‘노후화’ 문제 해결이 먼저라는 반응이다. 현재 30년이 다 돼가는 1기 신도시의 아파트들은 외벽균열·배수관·급수 문제 등 노후화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1기 신도시 중 한 곳인 산본신도시 한 아파트 단지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이철규 부장|곽성규·조성우·강주현 기자]최근 정부의 3기 신도시 조성 계획 발표 이후 1990년대 초 개발된 1기 신도시 주민들의 원성이 높게 일고 있다. 1기 신도시의 노후화 문제가 급선무라는 반응이 일고 있다. 현재 1기 신도시들은 교통망이나 생활기반시설 등이 이미 갖추어진 상태지만 아파트 등 주택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들은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재건축·재개발을 추진하면 3기 신도시 조성 목적인 서울 인구 분산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툭 하면 물새는 지하주차장…정부 재건축·재개발 규제로 벙어리 냉가슴만”
 
산본 다산주공 3단지는 1992년 산본신도시에서 가장 먼저 지어졌다. 이후 일대 지역에 아파트가 우후죽순처럼 들어섰다. 현재 산본신도시 내 아파트 대부분은 지어진지 30년 가까이 된다. 3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아파트들의 노후화도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아파트의 건물 외벽 균열부터 시작해, 배수관·급수관 문제 등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입구에서 만난 다산3단지 주민 50대 민모 씨는 “외벽이 너무 노후화돼 한달 전에 외벽만 리모델링했다”며 “건물 내부는 거주자들이 알아서 비용을 들여 수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리모델링 허가라도 나면 다행이다”며 “다른 인접 아파트들은 정부의 안전검사 강화 정책 때문에 건물이 낡아도 주민들이 직접 비용을 내는 리모델링도 마음대로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30대 남성 주민은 “2003년도에 입주했는데 들어오고 나서 배관도 교체하고 수도관도 고쳤다”며 “그나마 내 집은 괜찮지만 지하주차장에 물이 새기 일쑤고 아파트 내 주차공간도 부족한 상황이다”고 불편함을 털어놨다. 이어 그는 “아파트 노후화가 심해 자주 수리가 필요하고 다른 지역에 비해 관리비도 많이 나오는 걸로 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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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산본신도시의 산본역 역세권 아파트인 충무2차 아파트 또한 노후화가 심각했다. 배관 등이 건물 외벽으로 노출된 곳도 존재했다. 20년 전부터 이곳 아파트에 살았다는 84세 거주민 할머니는 “그동안 녹물이 많이 나오고 해서 수도관을 자주 고쳤다”며 “곳곳에서 문제가 끊이지 않아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충무2차 아파트 관리소장은 “아파트 외벽의 크랙(금간 것)만 봐도 정도가 심한 편인데 아무래도 당시 급하게 짓다보니 콘크리트에 바다모래가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며 “낡은 외벽을 지켜보는 주민들은 안전 문제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약 27년 전쯤 지어진 아파트다 보니 배관이 땅에 매립돼 있어 배관 노후화가 제일 심각하고 난방도 고쳐야 하는데 70~80억 정도가 소요돼, 손도 못 대고 있는 상황이다”며 “당장 급수·급탕 문제가 시급해 주민들이 33억원의 장기수선충당금을 들여 고쳤지만 나머지는 그냥 땜질 하듯이 조금씩 고쳐 쓰고 있는 상황이다”고 한숨을 쉬었다.
 
주민들의 불편함은 공공기관과 근처 부동산 업자들에게도 전해지고 있었다. 산본동 도시정책과 관계자는 “신도시지역에 오래된 아파트 하자보수 관련 재건축 문의가 시민들로부터 많이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산본신도시의 S부동산 관계자는 “노후화된 아파트라 불편한 점이 많아 이사 오는 사람도 적은 편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1기 신도시인 일산의 상황도 비슷했다. 대다수의 주민들이 건물 노후화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다. 이곳 주민들은 강촌 호수마을을 비롯한 신도시 1기 아파트들이 20년 이상 되다보니 수도관의 노후와 문제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주민들이 보일러 배수관이나 엘리베이터 등을 자체적으로 수리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일산 내 한 부동산 관계자는 “이곳에 오래된 아파트들의 경우 리모델링도 못하고 대부분 수리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 1기 신도시에 자리한 노후 아파트 주민들은 크고 작은 하자로 인해 계속해서 비용을 들여가며 고쳐쓰고 있다. 이들의 불편은 공공기관을 민원을 통해서도 많이 전달되고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인 재건축 진행은 요원한 상황이다. 사진은 지난 1992년 산본신도시 개발당시 지어진 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일산 지역은 아파트 외에도 신도시 개발 때 함께 지어진 빌라들도 노후화가 심한 상태다. 건물주들은 자체적으로 내부를 리모델링해 전세로 내놓거나 매매하고 있다. 일산 대화동 소재 빌라 주인 송종호 씨(남·75)는 “이전에 살던 사람이 워낙 난방비가 많이 나온다고 해서 내부를 모두 리모델링해서 재임대를 내놓은 상태다”라고 말했다.
 
일산 백석동 소재 한 빌라에 거주했던 김정순(여·가명) 씨도 “올 여름까지 백석동 빌라에 살다 가을에 신축으로 이사했다”며 “전철역 인근이라 지하철을 이용하긴 편했지만 집이 워낙 오래돼 춥고 어두워 어쩔 수 없이 대출을 받아 이사하게 됐다”고 전했다.
 
“교통·생활 인프라 이미 훌륭…재건축만 하면 서울 인구 몰릴 텐데”
 
1기 신도시 주민들은 이미 교통이나 생활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만큼 건물 노후화 문제만 해결되면 충분히 3기 신도시 조성 목적인 서울 인구 분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큰돈을 들이지 않고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는 대책을 정부가 외면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3기 신도시 조성에 또 다른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 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부동산114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1기 신도시의 20년 이상 노후 아파트는 전체 아파트(26만9899가구) 중 94%에 달하는 25만4871가구다. 25년 이상 된 아파트도 73%(19만7046가구)에 달한다.
 
산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이곳 주변의 교통과 생활 인프라는 참 좋다”며 “때문에 서울에 아이들 교육문제 때문에 나가서 살다가 다시 돌아오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에 아파트를 지을 때 중간에 공간들도 많이 비워놨기 때문에 재건축을 할 경우 몇 동을 더 추가로 지을 수도 있다”며 “산본 지역 노후 아파트 재건축만 정부 차원에서 추진해도 충분히 서울 인구 분산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 1·2기 신도시는 아파트 노후화 문제는 심각하지만 교통과 인프라는 세월이 흐르면서 충분히 갖춰져 편하다는 주민들의 의견이 많았다. 아파트 재건축 시 지금보다 더욱 많은 인구가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사진은 지하철 역사와 쇼핑몰이 연결된 산본역 ⓒ스카이데일리
  
산본신도시 충무주공 아파트 관리소장은 “여기는 교통 등 인프라는 원래부터 좋았는데 최근 GTX도 들어와 초역세권이 됐다”며 “현재 15층~20층에 불과한 낡은 아파트들을 30~40층으로 재건축 한다면 서울 사람들이 대거 몰려들 것이다”며 “인구가 유입되면 기업들도 들어오고 일자리도 많아질 것이다”고 기대했다.
 
스카이데일리가 직접 취재한 결과, 실제로 1기 신도시의 교통과 인프라 등은 손색없이 잘 갖춰져 있는 곳이 많았다. 생활에 불편함을 전혀 느낄 수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일례로 산본신도시의 산본역의 경우는 역사를 통해 아울렛 쇼핑몰로 자연스럽게 연결돼 있기도 했다.
 
다수의 전문가들도 1기 신도시의 주택 노후화 문제를 해결하면 정부가 3기 신도시를 통해 이끌어내려는 효과가 충분히 나타난다고 입을 모았다. 산본신도시 J부동산 관계자는 “재건축을 해야 한다”며 “현재 신도시 지역의 15층~25층 정도의 아파트들을 재건축을 하면 단지를 묶어 40~50층까지 올릴 수 있고 아파트 가격도 같이 올라갈 것이다”고 주장했다.
 
일산신도시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1기 신도시 재건축이 시급하다면서도 자조적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일산은 호재가 많은 곳이라 부동산 가격 상승요인이 있지만 정부의 정책으로 상승세가 꺾인 상황이다”며 “재건축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이고 리모델링도 한 10년 후에야 이뤄질 것 같다”고 전했다.
 
[곽성규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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