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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3기 신도시 허와 실(中-2기 신도시)
3기 신도시 축포에 가린 고립무원 2기 신도시의 눈물
교통·생활 인프라 조성 지지부진…3기 신도시 소식에 집값 추락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1-14 00:05:00
▲ 정부가 3기 신도시 조성 계획을 발표한 이후 2기 신도시 거주민들의 불만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아직까지 2기 신도시 개발조차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3기 신도시까지 조성하는 것은 섣부른 처사라는 지적이다. 2기 신도시 주민들은 교통난과 생활 인프라 미조성 등에 대한 불편함을 지적했다. 3기 신도시 조성으로 인해 2기 신도시가 외면 받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전했다. 사진은 김포 한강신도시 전경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이철규 부장|곽성규·조성우·강주현 기자]  최근 정부의 3기 신도시 조성 계획 발표된 이후 기존 2기 신도시 주민들의 불만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2기 신도시조차 반쪽짜리에 그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 상황에서 3기 신도시 조성까지 추진하게 되면 2기 신도시는 영영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일고 있다.   
 
2기 신도시 주민들은 “정부가 3기 신도시를 발표하기 전에 교통난 해결, 생활 인프라 조성 등 2기 신도시 조성을 마무리 지었어야 했다”며 “정부는 아니라고 하지만 3기 신도시 발표로, 사실상 2기 신도시는 버림받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어떠한 정치적 목적에 의해서 3기 신도시 조성을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 섞인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교통·생활 인프라 턱 없이 부족…정부 관심 멀어진 2기 신도시”
 
경기도 화성시에 자리한 ‘동탄2신도시’는 정부의 2기 신도시 조성 계획에 발맞춰 탄생한 곳이다. 2008년부터 개발이 진행된 동탄2신도시는 2기 신도시 중 가장 많은 16조1144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11만 호가 넘는 주택이 조성됐다. 2기 신도시 중 규모가 가장 크다는 점에서 개발 초기부터 상당한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규모가 큰 만큼 개발 속도도 더딘 편이었다. 여전히 동탄2신도시는 완벽한 도시의 모습을 갖추진 못한 상태다. 교통망 확충은 물론 생활 인프라 조성도 완료되지 않았다. 일찌감치 이곳에 자리 잡은 주민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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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2신도시에서 만난 김정근(36·남·가명)씨는 “동탄1신도시와 달리 동탄2신도시는 인프라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며 “특히 교통이 너무 불편해 서울로 출퇴근 하는 것은 물론 동탄 내에서 이동할 때도 죽을 맛이다”고 토로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이어 “학교가 부족한 것도 문제다”며 “경기도 내 학교들의 한 학급당 평균 학생 수는 25명 정도인데 동탄은 40명에 달하는 곳도 많고 유치원도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학생수가 많은 것에 비해 외고나 과학고 등 특목고도 없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운정신도시도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운정신도시는 2003년 첫 삽을 뜬 이후 오랜 기간에 걸쳐 개발이 진행됐다. 오는 2023년 개발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13조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투입해 9만호에 이르는 주택을 조성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곳 역시 부족한 인프라와 부실한 주택공사 등으로 인해 주민들 불만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운정신도시에 거주하는 우상민(25·남) 씨는 “출퇴근 시간에 서울을 오가는 일이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며 “교통편은 한정돼 있는데 이용하려는 사람이 너무 많아 오랜 시간 줄을 서도 버스를 탈 수 없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 외 다른 지역을 오고가는 것이 굉장히 불편해 말이 신도시지 사실상 외딴 시골 마을이나 다름없다”며 “아파트도 대규모로 조성되다 보니 곳곳에 하자 흔적이 보이는데 언제 해결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김포시에 위치한 김포한강신도시 거주민들도 교통망 미확충, 생활 인프라 부족 등으로 인해 불편함을 호소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이곳은 2002년에 시작해 2017년에 끝났어야 했다. 하지만 당초 예정된 완공시점이 1년이 넘게 지난 현재까지도 한창 개발이 진행 중이다. 곳곳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있으며 지하철 개통도 완료되지 않았다.
 
주민들은 지지부진한 개발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했다. 김포한강신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이예금(24·여) 씨는 “개통된다는 지하철은 아직도 구축되지 않아 버스만 이용해야 하는데 사람이 너무 몰려서 이용 자체가 어렵다”며 “택시도 부족한 탓에 버스를 제외한 대중교통이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외 다른 지역을 오고가는 교통편이 없다는 점을 비롯해 영화관, 병원 등 생활시설도 없거나 부족한 편이다”고 덧붙였다.
 
이곳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정난(46·여·가명) 씨도 “평일엔 사람들이 서울로 출·퇴근하고 주말에는 놀러가기 바쁘니 한강신도시는 유령도시에 가까운 수준이다”며 “사람이 없다보니 장사가 잘되지 않는데 3기 신도시 발표 등으로 인구 유입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는 입장을 전했다.
 
▲ 아직 개발이 한창인 2기 신도시 주민들은 지지부진한 개발 속도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했다. 부족한 교통편 때문에 매일 같이 교통난을 겪어야 하며 생활 시설 등도 확충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사진은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개발이 한창인 파주 운정신도시와 김포 한강 신도시, 버스를 타기 위해 몰린 시민들, 개통을 기다리고 있는 김포 한강 신도시 지하철 출입구 ⓒ스카이데일리
 
경기도 양주에 위치한 양주(옥정·회천)신도시도 지난해 완료되기로 했던 당초 계획과 달리 여전히 대규모 공사가 진행 중이다. 아파트 공사가 한창인 이곳에서 만난 한 노인은 “택시는 말할 것도 없고 버스도 지나다니지 않아 추운 날씨에 움직이기가 너무 불편하다”며 “정부는 3기 신도시 사업을 벌이기 전에 2기 신도시 개발이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2기 신도시 관할 지자체들 역시 주민들이 겪는 불편함에 공감을 표하고 자체적으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하지만 지자체 스스로 해결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게 주민들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파주시청 관계자는 “현재 운정지구에 오가는 M버스와 마을버스 등의 증차를 위해 유관기관 등과 지속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포시청 관계자는 “도서관이나 공원 조성뿐 아니라 각종 문화시설 확충 계획을 진행 중이다”며 “의료시설을 비롯한 사회복지 시설 확충과 유치를 위해서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7월에 지하철이 개통되고 하반기에 신설 예정인 M버스 노선이 마련되면 거주민들이 겪는 교통난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속적으로 서울시와 협조를 통해 교통 문제 등을 해소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주시청 관계자는 “옥정지구의 경우 상하수도, 도로 공사 등이 90% 이상 작업됐고 연내 마무리 할 계획이다”며 “교통문제는 7호선이 착공되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회천지구는 2025년 내로 대지조성공사 등이 마무리 될 것이며 GTX 노선이 시민들의 교통 문제를 해소해줄 것이다”고 덧붙였다.
 
“반쪽짜리 1·2기 신도시 두고 3기 신도시 조성 추진 제 정신인가”
 
부동산업계 안팎에서는 3기 신도시 개발이 2기 신도시 소외 현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 섞이 반응이 나오고 있다. 2기 신도시 사업이 마무리되지 않은데다 곳곳에서 문제점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개선이나 해결책 마련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3기 신도시 조성 소식이 알려진 이후에는 부동산 시장에도 침체 기류가 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포 한강신도시에 위치한 한 부동산 관계자는 “안 그래도 한강신도시 부동산을 알아보러 오는 사람이 없었는데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발길이 뚝 끊겼다”며 답답한 마음을 호소했다. 그는 “매매는 말할 것도 없고 전세나 월세 등도 모두 수요가 없다”며 “집주인들이 전세가와 월세 보증금 등의 가격을 1000만원 이상 낮췄음에도 거래가 안 돼 부동산 문을 닫을 지경이다”고 토로했다.
 
▲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2기 신도시를 찾는 발길이 점차 줄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3기 신도시 조성 전 2기 신도시에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김포 한강 신도시 비어있는 상가(위)와 동탄 신도시 내 비어있는 상가들 ⓒ스카이데일리
 
이어 “집 거래가 이정도인데 상가 또한 공실이 넘쳐나고 있다”며 “교통이 불편한 데다 인프라 구축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3기 신도시까지 생긴다 하니 사람들이 굳이 이곳에 올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고 성토했다.
 
동탄2신도시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동탄 신도시 내 부동산 관계자는 “분양 나온 아파트만 불티나게 팔리는데 이는 ‘있는 사람’들이 아파트를 확보해 나중에 차익을 확보하기 위함이 아니겠느냐”며 “결국 있는 사람들만 계속해서 이윤을 취하고 정작 집이 필요한 사람들은 원하는 집을 얻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2기 신도시 조성은 보다 보완이 필요한 정책이다”고 밝혔다. 이어“1·2기 신도시를 이렇게 벌려놓고 또 3기 신도시 정책을 벌이는 정부가 제정신인가 싶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3기 신도시를 조성하기에 앞서 기존 2기 신도시를 보다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2기 신도시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교통난은 선행적으로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2기 신도시 교통망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3기 신도시 사업을 추진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본다”며 “현재 2기 신도시 주민들이 교통난을 겪고 있음에도 이를 외면한 채, 정부가 3기 신도시 정책을 펼치는 건 해당 지역 주민들의 불만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는 2기 신도시 개발과 보완을 외면하지 말고 해당 지역 주민들의 불편과 불만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가 대대적으로 조성한 신도시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면 종국에는 해당 지역들이 슬럼화될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다”며 “정부는 새로운 신도시를 조성하기에 앞서 기존 신도시들의 문제를 보완할 지원정책을 수립하는 등, 2기 신도시에 산적한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주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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