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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초]-조가영 ‘인트리’ 봉사자

“미혼모가 평등하고 행복한 사회 만들고 싶어요”

미혼모를 향한 차가운 시선 극복 후…인식개선 위한 활동에 집중

나광국기자(kkn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3-19 02: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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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가영(사진) 씨는 31살이 되던 해 미혼모가 됐다. 처음에는 아이를 낳은 후 입양을 보낼지 고민했지만 이후 마음을 다잡고 미혼모가 될 것을 결심했다. 하지만 그 길은 너무니 힘들고 어려웠다[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대한민국의 모든 어머니는 4개의 등급으로 구분된다는 말을 들었어요. 1등급은 남편이 살아있는 어머니, 2등급은 남편과 사별한 어머니, 3등급은 남편과 이혼한 어머니, 4등급은 남편이 아예 없는 어머니였죠. 미혼모가 어머니 중 가장 낮은 등급인 셈이죠”
 
“하지만 저는 모든 어머니는 똑같다고 생각해요. 단지 어머니가 되는 과정이 달랐을 뿐이죠. 미혼모는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저 다른 형태의 어머니라고 생각해요. 저는 이러한 인식이 우리사회에 하루빨리 정착됐으면 좋겠어요”
 
서울 지하철 1호선 대방역 인근에 위치한 카페 인트리에서 만난 조가영(35·여) 씨는 변화된 미래를 만드는 미혼모협회 ‘인트리’에서 인식개선 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시에 등록된 비영리 민간단체인 인트리는 한자의 ‘사람인(人)’과 나무를 뜻하는 영어 단어 ‘트리(tree)’를 합친 단어다. 즉 ‘한 사람이 한 아이를 커다란 나무처럼 기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인트리는 미혼모들을 위해서 상담·인식개선 운동·교육사업·네트워킹사업·자립지원 사업·제도개선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인식개선 운동의 일환으로 SNS를 통해 미혼모에 대한 인식개선 내용을 홍보하거나 뮤지컬을 제작한다. 또한 교육사업으로 중·고등학교에서 어머니와 가족의 역할에 관한 성교육을 진행하거나, 갓 출산한 미혼모를 대상으로 육아교육을 시키기도 한다.
 
남자친구와 친어머니에게 외면 받은 임신…직장에선 해고 통보까지
 
‘인트리’에서 활동 중인 조 씨 역시 미혼모다. 그녀는 보육교사로 일하던 중 사귀던 남자친구를 만나 임신을 하게 됐다. 당시 그녀의 나이는 31살이었다. 임신을 하기 전까지 비혼주의자였던 조 씨는 남자친구와 합의 아래 아기를 낳지 않으려 했다.
 
▲ 미혼모가 되기 전 보육교사로 일했던 조가영 씨는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으로 인해 직장에서 권고사직을 권유 받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인트리’에서 미혼모에 대한 인식개선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남자친구도 아기를 낳지 않기를 원했어요. 그래서 저희는 낙태를 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죠. 그런데 남자친구가 갑자기 연락이 안됐어요. 당시 남자친구는 아이가 본인의 아이가 맞는지 의심스럽다는 등 여러 이유를 들면서 만남을 회피했죠. 때문에 낙태를 하기 위해선 어머니와 아버지의 동의가 필요했죠. 그래서 전 낙태조차 할 수 없었어요”
 
조 씨는 출산을 결심한지 7주가 흐른 시점에서 여동생에게 임신사실을 처음으로 털어놓았다. 하지만 친어머니에게는 차마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 결국 7개월이 흐른 후에야 그녀는 어머니께 사실을 털어 놓았다. 그녀의 어머니는 아이를 낙태하던지 입양을 보내기 전까지는 다시 만날 생각을 하지 말라며 조 씨를 외면했다.
 
“어머니는 제가 미혼모가 된 이후, 어떤 삶을 살게 될지 걱정하신 것 같아요. 실제로 제가 직장에 임신사실을 알렸을 때, 사회가 어떻게 미혼모를 바라보는지 바로 알 수 있었어요. 제가 보육원 원장님께 미혼모가 된다는 사실을 알리지 원장님은 저에게 권고사직을 권유했죠”
 
“비슷한 시기에 다른 보육교사도 임신을 했지만 그 보육교사는 출산휴가와 유가휴직도 받았죠. 남편이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어요. 사실 남자친구와 결혼하고 이혼을 한 뒤 아이를 키울까도 생각했어요. 미혼모보다 이혼한 여자가 사회에서 받는 시선이 덜 차갑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당당한 엄마가 되기 위한 발걸음…다양한 자립활동 지원
 
“그래서 전 출산 후에도 혼자 아이를 돌봐야 했죠. 그땐 오로지 이 세상에 연결된 하나의 선만이 남아 있었죠. 아이와 저, 이 하나의 끈 이외에 저에게 도움을 준 유일한 손길은 정부가 2주간 지원해주는 산후조리사가 전부였죠. 하지만 전 서럽고 힘들기보다 어떻게 하면 아이와 함께 살아갈 수 있을지에만 집중했죠”
 
▲ 조가영 씨는 미혼모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원보다는 자립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스로 자신감을 되찾아 한사람의 사회 구성원으로 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미혼모들에 대한 사회 편견을 RO는 것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사진=인트리]
 
조 씨는 혼자 아이를 키우면서 그동안 모아두었던 모든 돈을 소진했다. 따뜻한 세상이라 했지만 그녀에겐 너무나 차가웠고 세상은 부정의 시선을로만 모자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녀는 혼자 아이를 돌보고 경제활동을 해야 했기에 넉넉한 삶을 누릴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지인을 통해 미혼모를 위해 돈을 지원해주는 단체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이것이 조 씨가 미혼모 인식개선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였다.
 
“처음에 몇 군데 미혼모 단체에 전화를 했어요. 하지만 예상과 달리 저에겐 지원을 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죠. 생각보다 지원기준이 까다로웠죠. 그러다 ‘인트리’를 만났어요. 최형숙 인트리 대표님은 다른 단체와 다르게 자신이 미혼모로 살아왔기 때문에 다른 미혼모는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지원을 약속해 주셨죠”
 
인트리에서 미혼모에 대한 교육을 받고 인식개선 활동을 진행하면서 조 씨는 스스로 품고 있었던 인식을 바꿀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미혼모가 된 이후 사회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많이 받았어요. 아이를 낳으러 갈 때부터 출산증명서·출생신고서를 작성할 때마다 항상 아이의 아버지에 대해 묻곤 했죠. 사실 아이를 임신했다고 모두 남편이 있는 건 아니잖아요”
 
“제 자식은 절대 미혼모의 자녀라는 이유로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삶은 힘들 수 있지만 미혼모, 미혼모 자녀라는 사실이 이유가 돼서는 안 되죠. 그러기 위해서 저는 지금 미혼모에 대한 인식개선 활동에 집중하고 있어요.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고 싶죠”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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