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난국을 돌파하기 위한 배수진으로 EU와의 합의안이 3차 승인투표에서 통과된다면 총리직을 사임하겠다고 27일(현지시간) 선언했다.
메이 총리는 ‘1922위원회’ 보수당 평의원 모임에 참석해 28일 혹은 29일 실시 예정인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에서 당내 의원들의 지지를 호소하며 총리사임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영국 의회는 메이 총리가 유럽연합(EU)와 합의한 브렉시트 합의안 채택을 놓고 이번 주 제3차 승인투표를 가질 예정이다. 지난 1월 중순과 3월 12일, 두 차례에 걸쳐 치러진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에서는 1차 230표, 2차 149표 차이로 부결된 바 있다.
메이 총리는 이날 보수당 평의원 모임에서 “우리 국가와 우리 당이 그동안 시험을 겪어왔다. 이제 거의 때가 왔다. 우리는 새로운 장을 시작하고 보다 밝은 미래를 건설할 준비가 거의 끝났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하지만 그 전에 우리는 끝내야할 당면 과제가 있다”면서 “우리 당의 분위기에 대해 매우 분명히 들은 바가 있어, 브렉시트 협상의 두 번째 국면에서 새로운 접근 방식과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요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브렉시트 합의안이 통과될 경우, 정부가 단독으로 브렉시트를 다음 단계로 성급히 밀어붙일 것이라고 염려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 “정부가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하지만 우리는 합의안을 통과시켜 브렉시트를 이행해야한다”면서 “국가와 당(보수당)을 위해 옳은 길을 가기 위해서 내가 의도했던 것보다 일찍 총리직을 떠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총리는 이어 “여기 있는 모든 의원들에게 합의안 찬성을 당부한다”면서 “이로써 영국민들의 결정에 따라 원만하고 질서있게 EU를 떠나는 역사적 의무를 완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의 ‘조건부 총리 사퇴’ 발언이 있은 후 보수당은 즉각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CNN은 27일(현지시간) 메이 총리의 ‘사퇴’ 발언으로 그동안 브렉시트 강경파 입장을 취했던 일부 보수당 의원들이 합의안에 찬성할 뜻을 보였다고 조지 프리만 의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메이 총리의 합의안을 강력하게 비판했던 보리스 존슨 의원이 마음을 바꿔 합의안에 찬성할 계획으로 알려졌고, 리스-모그 의원은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이 기권만 한다면 합의안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제3 승인투표는 이번 주 내로 실시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존 버커우 하원의장은 동일 회기 내에 같은 사안을 투표에 상정할 수 없다는 법규를 근거로 승인투표를 실시하려면 “(합의안의) 상정 내용에 상당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 하원은 27일(현지시간) 브렉시트 대안 8개 옵션을 놓고 ‘의향투표(indicative vote)’를 실시했으나, 과반수 찬성을 얻은 옵션이 단 한 개도 나오지 않아 모두 무산됐다.
의회가 선택한 8가지 대안 중 브렉시트 자체를 철회하는 옵션의 경우 찬성 184, 반대 293표를 얻었다. 또 브렉시트 의향을 다시 묻는 제2국민투표 실시 옵션은 찬성 268표, 반대 295표로 선택되지 못했다.
이와 같은 하원의 표결 결과에 대해 스티븐 바클레이 브렉시트 장관은 결국 “메이 총리의 협상안이 최선의 옵션이다”는 결론이라고 주장했다.
[박선옥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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