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재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지주사인 한진칼을 중심으로 계열사를 경영하는 구조였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의 최대주주인 한진칼의 최대주주(17.84%)였고 다른 계열사 지분도 일부 갖고 있었다.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아들 조 사장,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을 상속하려면 10월까지 상속을 받겠다는 의사 표시를 하고 상속세 1차분(분납 시)을 내야 한다.
과세 당국에 따르면 상속세는 조 회장이 사망한 시점의 앞뒤 2개월씩 4개월 치 평균 주가를 과세 기준으로 삼는다. 여기에 주당 20%를 할증해 최종 확정된다.
예를 들어 한진칼의 종가(주당 3만400원)가 4개월 치 평균 주가라면 여기서 20%를 할증한 주당 3만6480원이 과세 기준이 된다. 조 회장의 보유 지분(1055만3258주)을 곱하면 3850억원이 과세 기준이다. 상속세 최고 과세율 50%를 적용하면 1925억원이다. 만약 평균 주가가 오르면 과세 금액은 더 커진다. 실제로 8일 한진칼 주가는 20% 넘게 올랐다.
경영권을 상속받을 경우 주식가치의 30%를 가산하게 돼 있어 최종 상속세는 더 많아질 수 있다. 문제는 조 회장의 지분을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삼남매가 나눠 받든, 조 사장 등 한 명이 상속하든 세금을 내고 나면 지분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가장 최근 그룹 경영권을 승계한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이 꾸준히 지주회사 지분을 늘려 오다 아버지 고(故) 구본무 회장 별세 이후 지분 일부를 상속받아 경영권을 확보했다. 상속세는 5년 동안 분할 납부하고, 주식담보대출과 계열사 지분매각 등으로 자금을 마련했다.
반면 조 사장의 경우 상황이 좋지 않다. 구 회장이 비교적 승계 준비의 여유가 있었던 반면 조 사장은 수년간 일가의 ‘갑질 논란’과 실적 하락에 시달렸다. 행동주의 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의 경영권 위협과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발동 등이 더해지면서 승계를 준비할 여유가 없었다
특히 한진칼 지분 13.47%를 소유한 2대주주 강성부펀드의 존재는 빼놓을 수 없는 변수다. 강성부펀드는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경영 참여를 선언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12.68%였던 한진칼 지분을 장내 매수를 통해 12,47%로 높였다. 일각에선 ‘지분 교통정리’가 되지 않는다면, 3남매 중 일부가 강성부펀드와 손잡고 경영권을 노리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한진그룹은 조 회장의 유고에도 당장 그룹 계열사 경영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열린 한진칼 주총에서 조 회장의 측근인 석태수 대표이사가 사내이사에 재선임 됐고, 조 사장이 한진칼의 대표이사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조 사장은 지난해 말 조 회장이 미국으로 출국한 뒤 올해 시무식을 직접 주재하는 등 그룹 경영을 직접 챙겨왔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조 사장이 당장 공석이 된 그룹 회장직을 승계해야 하는 건 아니다”며 “당분간 석 대표이사와 조 사장의 공동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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