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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제조업 위기

공장의 눈물…서민정부 포퓰리즘 정책에 서민 밥줄 ‘뚝’

경기악화·최저임금인상·근로시간단축 삼중고…공장부지·기계 매각 행렬

나광국기자(kkn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5-13 17: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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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3년차에 접어든 문재인정부는 경제정책에 있어 최악의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취업자 증가 폭이 9년 만에 최소로 그친 것도 뼈아픈 부분이다. 수출도 5개월째 감소해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전체 산업의 업황 BSI는 74를 기록했다. 업황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지수로 100보다 낮으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하는 곳보다 많다는 뜻이다. BSI가 낮게 나온 데에는 제조업 부문의 불안이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제조업 업황 BIS는 75에 그쳤다. 실제로 제조업 중심지역은 핵심 산업의 붕괴로 지역경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문을 닫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고 경영에 어려움 겪고 공장을 임대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조차 최악의 경제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는 상황이다. 스카이데일리가 ‘대한민국 제조업 1번지’로 불리는 시화국가산업단지와 남동국가산업단지를 찾아 이곳의 현재 상황과 기업 관계자, 근로자 등의 반응을 현장취재했다.

▲ 최근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KDI가 12일 발표한 경제동향에 따르면 1분기 제조업 국내공급은 전년 동기 대비 4.1%나 줄었다. 이는 201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사진은 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제조업체 ⓒ스카이데일리
 
정부가 근로자와 가계 소득을 늘려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발표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득주도성장으로 인해 오히려 서민들의 소득이 감소하고 중견·중소기업은 경영난을 겪게 됐다고 경고하고 있다. 중소·중견 제조기업의 경우 타격이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의 여파로 업종을 막론하고 인력난과 인건비 부담 증가 현상을 겪고 있다.
 
중소 제조업 생산 9년 만에 감소…줄어드는 공장만큼 쌓여가는 중고기계
 
서울대 경제학부가 발표한 ‘2018년 최저임금 인상의 고용효과’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이 제조업 고용 악화에 끼친 영향은 61%였다. 제조업 현장에서는 우리나라의 불안한 경제상황이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산업단지에서 만난 제조업 근로자들은 정부가 무리하게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시행한 이후 경기다 더 나빠졌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에 위치한 ‘시화국가산업단지’는 총면적 16.6㎢으로 중소기업 중심의 부품·소재 전문 산업단지다. 이곳은 반월국가산업단지·남동국가산업단지와 함께 3대 중소기업 산업단지로 꼽힌다. 입주기업은 대부분 제조업체다. 최근 이곳에선 산업현장에서 커지고 있는 제조업 위기를 엄살로 치부하기엔 상황이 심각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를 향한 규탄이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시화국가산업단지에서 전자부품 제조회사를 운영하는 최선호(58·남) 씨는 “지난달 프레스 기계 12대를 모두 팔았다”며 “지난해부터 일감이 없어지면서 빚만 계속 늘어나 사업을 접고 공장을 임대로 내놓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고 말했다.
 
▲ 제조업체들은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발표된 이후 체감 경기가 더욱 악화됐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경기도 시흥시 시화국가산업단지와 인천시 남동구 남동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제조업체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이어 그는 “영세한 기업 대표들은 사업을 접고 싶어도 대출 청산이 어려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가뜩이나 경제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정부가 임금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정책을 실시하면서 주변에 있는 대부분의 제조업 기업들은 상황이 악화됐다”고 토로했다.
 
근로자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긴 마찬가지였다.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에서 근무하는 박진수(38·남) 씨는 “사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은 보기에는 좋은 정책이지만 제조업 현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정책이다”며 “회사는 정부의 정책 발표 이후 경영상태가 악화되면서 근로자를 줄이고 기계를 중고판매점이 처분하기 바빴다”고 말했다.
 
이어 “제조업에서 근무하는 근로자 입장에선 기업의 실적이 상승해야 고용이 보장되고 월급도 더 많이 받아 좋은 일이지만 정부가 기업을 살리기 보단 근로자 중심으로 정책을 만들다 보니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게 됐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근로자의 몫이 됐다”며 “정부가 인기몰이에 급급해 만든 경제 정책 때문에 근로자는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말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인천광역시 남동구 논현동·남천동·고잔동에 있는 남동국가산업단지에서 절곡기·절단기·선반·밀링·프레스 등 중고기계 교환 및 매매업을 30년간 해 오고 있는 양형남(61·남) 씨는 “최근 중고기계 시장에 중고기계가 예년보다 2배정도 늘었다”며 “대부분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공장 문을 닫거나 규모를 축소하면서 기계를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번은 중소기업 사장님이 직접 찾아와 기계를 팔면서 눈물을 보였다”며 “중고기계를 받아 되파는 입장에서 봐도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중고기계를 매입해 청소만 해놔도 하루 이틀 만에 다 팔려 나갔는데 지금은 중고기계를 판매하는 곳들도 문을 닫는 실정이다”고 토로했다.
 
먹고 살 걱정에 시름 깊은 국민들…체감경제와 괴리 큰 대통령 시각
 
중소 제조업체들이 사업을 줄이면서 공장 매각이나 임대 매물도 늘어나는 추세다. 공장의 일부를 부분 임대하거나 아예 공장을 매각하고 더 작은 규모의 공장을 임차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최근 시흥시 시화국가산업단지 인근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공장 임대 시세가 꾸준히 하락하는 추세다. 매물이 쌓이면서 3.3m²당 월 2만5000~2만8000원 선이던 공장 월 임대료가 지난해 7월 이후엔 2만~2만5000만원 선으로 떨어졌다.
 
▲ 전문가들은 대외적인 경제악화와 더불어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제조업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한다. 사진은 시화국가산업단지와 남동국가산업단지에 내걸려 있는 공장임대 현수막 ⓒ스카이데일리
 
시화국가산업단지 인근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 중인 이선자(53·여) 씨는 “최근 제조업체 사장님이 1만6528m²인 공장의 절반을 임대로 내놨다”며 “매출은 떨어지는데 인건비 부담이 늘어 공장을 쪼개서 월세라도 받기위해 임대로 내놓고 있지만 임차 수요가 없어 몇 개월째 공실이다”고 말했다.
 
제조업체의 공장 가동률이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지고 생산한 제품들은 수출을 하지 못하고 재고로 쌓여가고 있는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글로벌 무역 분쟁과 국·내외 경기 악화,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실패 등의 영향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어려워진 대외환경에 정부의 정책실패까지 겹치면서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홍순영 한성대학교 특임교수는 “최근 정부의 주 52시간 근로,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부담은 커진 반면 전체 경기가 살아나질 않아 중소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올해는 대외 여건도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중소 제조업계가 받을 충격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노동시장 규제로 가장 타격을 받은 사람들은 저숙련 노동자와 여성, 청소년, 노인 등이다”며 “노동시장 규제로 경제활동 무대가 줄어들면서 취업시장의 약자로 분류되는 이들이 취업 대열에서 탈락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조업이 무너지는 등 소득이 줄어든 것이 현재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우 교수는 “일반적으로 경제 상황이 악화됐을 경우 자영업자나 제조업계가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다”며 “현 정부는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진 못할망정 오히려 서민들이 살기 힘든 상황을 만들고 있는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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