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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제2의 IMF가 온다(中-목포·군산)

호남의 눈물…“나라 망한다던 IMF시절 보다 죽을 맛”

조선·자동차 위기에 지역경제 붕괴…정부 관심에도 체감경기 최악

박광신·조성우기자(jsw5655@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5-07 0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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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남 지역이 극심한 경기 침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조선업과 자동차산업의 부진으로 인해 지역경제 또한 크게 침체된 상태다. 지역민들 역시 IMF 보다 더욱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사진은 목포 삽진산업단지에 위치한 한 조선소 전경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이철규·박광신 부장, 조성우·강주현 기자]  호남지역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조선과 자동차 산업 중심 도시인 전남 목포와 전북 군산의 경우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 연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역민들은 IMF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시기를 맞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끝없는 침체에 보이지 않는 희망…조선업 메카 목포의 눈물
 
통계청이 발표한 ‘19년 3월 산업활동 동향 및 평가’에 따르면 현재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와 향후 경제 상황을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가 금융위기 여파가 지속되던 지난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극심한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목포·해남·영암지역에 대한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 지정’을 2년 연장하기로 결정하는 등 위기 극복을 위해 총력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들 지역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가 발표한 ‘2019년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에 따르면 광주·전남 제조업 업황BSI는 75로 기준치 100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5월 제조업 업황전망 기업경기실사지수(이하·BSI)는 69로 지난달 전망 대비 1p 하락했다. 광주 제조업 업황BSI 역시 지난 1월 56에서 2월 65, 3월 68, 4월 75 등으로 상승하긴 했지만 기준치 100에는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 삽진산업단지는 전남 목포 조선업의 심장이라 불리는 곳이다. 목포 지역 경제를 견인했던 이곳은 최근 조선업의 불황으로 활력을 잃은 상태였다. 조선건조장 대부분은 비어있으며 부품 회사의 공장 라인 역시 멈춰있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사진은 삽진산업단지에 위차한 조선 관련 기업 내부 모습 ⓒ스카이데일리
 
이들 지역의 실제 상황은 지표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가 찾은 전남 목포 삽진산업단지(이하·삽진산단)는 활기를 잃은 모습이 역력했다. 삽진산단은 40여개의 조선관련 기업이 자리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건조장은 비어 있었으며 부품 관련 회사의 공장 라인 역시 멈춰져 있는 곳이 상당수 존재했다.
 
삽진산단에 위치한 한 중공업체 관계자는 “최근 조선업이 살아나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지만 이곳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수주를 해도 당장 배를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감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지원이 있다고 해도 체감적으로 느껴지진 않는다”며 “오랜 기간 조선업에 종사했지만 요즘엔 정말 힘들다”고 토로했다.
 
조선업 불황으로 인해 지역경제까지 흔들리고 있다. 관광객 덕분에 주말에는 사람이 제법 있는 편이지만 목포·영암 등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겨 평일에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목포시의 최대 번화가였던 ‘차없는 거리’는 퇴근 시간이었음에도 몇몇 노점 상인을 제외하곤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한집 건너 한집은 임대 표시를 붙여놓은 상태였다.
 
▲ 조선업 불황은 목포지역 경기침체로 이어졌다. 국내 유명 재래시장인 자유시장(사진 위쪽)도 조선업의 침체로 사람의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목포에서 가장 번성했던 상권인 ‘차 없는 거리’ 조차 인적이 드문 편이었다. ⓒ스카이데일리
 
목표역 인근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다는 송진선(여·44) 씨는 “차없는 거리의 경우 평일에는 손님을 찾기 어렵고 주말에도 간간히 사람이 있는 정도다”며 “예전에는 항공점퍼를 입은 사람들이 많이 왔는데 요즘에는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송 씨는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버티지 못하고 목포를 떠나고 있는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국내 유명 재래시장인 목포 자유시장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남진 야시장’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지만 주말을 제외한 평일에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양광석 자유시장 상인회 회장은 “자유시장은 음식으로 유명해 그나마 타 재래시장보다는 상황이 낫다”며 “하지만 조선업 불황의 타격을 완전히 피해가진 못했다”고 밝혔다.
 
양 회장은 “남진야시장이 열리는 금요일과 토요일은 관광객들로 인산인해지만 평일에 방문하는 사람은 많이 줄었다”며 “특히 지역 사람들이 사줘야하는 공산품 등은 큰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목소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 지정이 연장됐지만 어려운 점이 개선되지는 않고 있다”며 “목포 지역 중심 산업인 조선업이 붕괴된 상태이기 때문에 지역경제가 사실상 위기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부유한 동네는 옛말…조선·자동차 부진에 군산경제 붕괴 초읽기
 
▲ 전북 군산은 조선업과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및 조선업 불황으로 과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풍기고 있다. 다수의 자동차 관련 기업들의 공장은 멈춘 상태였으며 조선업 관련 회사들도 활력을 잃은 상황이다. 사진은 가동을 멈춘 자동차 부품 회사(왼쪽)와 비어있는 한국GM 군산공장 사무실 ⓒ스카이데일리
 
전북 군산은 한때 경제적으로 윤택한 지역으로 이름을 알렸다. 조선업과 자동차 등 국가 기반 사업을 바탕으로 지역 경제가 번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군산은 실업률이 높고 살기 어려운 지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지난해 한국GM 군산공장 폐쇄와 더불어 조선업의 불황으로 조선소들마저 문을 닫았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로 직원들이 군산을 떠나게 됐으며 인근 협력업체들 역시 거래처를 잃어 도산 위기에 봉착했다. 군산에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위치해 있지만 아직까지 일감 절벽을 해소하지 못해 활기를 띄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스카이데일리가 군산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가동을 멈춘 공장들을 여럿 목격할 수 있었다.
 
지역경제를 지탱하던 산업들이 무너지면서 지역경제도 붕괴되고 있다. 군산 공설시장에서 야채가게를 운영하는 이옥분(여·69) 씨는 “공장지대는 물론 시장도 마찬가지다”며 “평일에는 정말 사람구경하기도 힘든 지경이다”고 밝혔다. 이어 “나라가 망한다던 IMF시절에도 이정도 까진 아니었다”며 “그나마 주말에 관광으로 오던 손님도 점점 줄어들고 있어 진짜 나라에서 뭐라도 해주지 않으면 굶어 죽게 생겼다”고 말했다.
 
▲ 전북 군산의 지역경제는 IMF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곳곳에는 실업자가 넘쳐나고 지역 상권은 붕괴 직전에 직면해 있다. 대부분의 상인들은 경기가 어려워 장사가 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사진은 군산 지역의 한 재래시장 ⓒ스카이데일리
 
군산근대역사박물관 근처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이필순(여·63)씨 역시 “점심시간에 공장근로자들을 본 게 언제인지 모르겠다”며 “예전엔 점심시간이면 줄을 서서 먹곤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관광객들에 맞춰 메뉴를 바꿔볼까 생각해봤지만 근처 맛집들도 문을 닫는 판이라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온승조 군산상공회의소 부장은 “경기가 너무 어려워 정말 죽을 지경이다”며 “상생형 일자리 공모추진 등 지역 노사정협의회와 공조를 통해 활로를 모색 중이나 희망임금기준 등이 애매해 노동계와 의견조율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GM사태로 고통을 받고 있는 지역인 만큼 중앙부처에서 우선투자배려가 이뤄지지 않는 게 아쉽다”며 “한국GM공장의 경우 MS오토텍에서 공장인수 의사를 밝혀 6월중 계약을 마무리 할 예정인데 현재 보험사에서 인정하는 자동차 대체부품 산업 활성화 등 자구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광신·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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