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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카이데일리는 ‘대한민국 안보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전문가들을 초청해 긴박하게 돌아가는 한반도 주변 열강들의 패권전략과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 짚어봤다. 사진은 스카이데일리 주최 ‘대한민국 안보 이대로 괜찮은가’ 좌담회 모습 [사진= 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박선옥 부장, 김진강·배태용·이지영 기자]지난 2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과 도널드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와의 동맹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미국과의 장기전에 돌입한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얻기 위해 전통적인 외교관계로 회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수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무역전쟁을 비롯해 남중국해·동중국해에서의 군사적 대치 등 미국과 최악의 관계로 치닫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 북한의 지정학적·군사적 가치는 매우 높다. 중동과 동유럽의 분쟁에 개입하고 있는 러시아 역시 반대편 동북아지역에서의 영향력 유지를 위해 북한과의 스킨십이 필요하다. 북한은 이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면서 핵무기를 활용해 대미협상력을 더욱 높여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현재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북·중·러의 동맹관계 강화에 한 치의 물러섬이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데다 자칫 국제사회 패권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의 패권대결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과거 러시아의 핵 위협 지켜본 북한, 언제든 핵사용 준비 돼 있다”
스카이데일리는 ‘대한민국 안보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전문가들을 초청해 긴박하게 돌아가는 한반도 주변 열강들의 패권전략과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 짚어봤다. 지난 19일 개최한 좌담회에는 홍관희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전성훈 前통일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홍관희 교수: “9.19 남북 군사합의가 계산된 제한전(制限戰)을 유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한국에 대해서 무력을 통한 전면전을 쓰거나, 계산된 제한전을 도발할 가능성이 있는 반면에 무력을 배경으로 사용하면서 대한민국의 내부를 분열시키고, 특히 국내 북한 지지세력을 앞세워 연방제 통일을 선동하고 있다. 이것을 북한의 관점에서 보면 무력사용 통일과는 다른 비폭력, 비무력 적화통일 전략이 된다. 이에 대한 의견을 말해달라”
전성훈 前통일연구원장: “몇 년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기습점령 했다. 영토를 탈취해 이를 기정사실화하는 러시아의 전략 행태에 대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는 우려를 갖고 있다. 확전을 피하기 위해 먼저 확전시키는 이른바 에스컬레이션(규모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전략) 전략이다”
“러시아의 영토확장 의욕에 대해 나토(NATO)와 미국은 개입에 나서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나토가 핵을 사용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나토의 의지를 꺾으려 할 것이다. 확전을 막기 위해 먼저 확전시키는 전략이다. 미국이 개입하려고 할 때 러시아가 먼저 선제적 핵 공격을 감행하는 것이다”
“나토의 개입의지를 꺾는 이 전략을 북한이 카피하고 있다. 북한은 이 전략을 한반도에 적용시키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핵이 없다. 정부는 남북 군사합의 보다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문성묵 센터장: “북한은 대화 테이블을 만들어 상대방을 안심시키면서 뒤로는 핵탄두 소량화, 미사일 역량강화, 300mm 방사포 같은 재래식 무기를 강화하는 조치를 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겉으론 평화를 지향하고 핵 군축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기만전술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6.12 북미정상회담과 지난 2.27 하노이 회담 때는 이 전술이 안 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돌아선 것에 대해 김 위원장은 좌절했을 것이다. 북한이 최근 긴장을 고조시키는 이유는 하노이의 실패를 만회하고 자신들의 실패 책임을 외부로 돌리려는 시도다”
박휘락 교수: “과거 소련이 60년대에 나토 공격을 위해 핵무기와 재래식 전력을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세워둔 계획이 자료에 의해 발굴된 적이 있다. 우리 국민들은 북한의 핵무기 사용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오산이다. 북한이 핵을 갖고 있다는 것은 핵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인 만큼 우리나라도 이에 대비해야 한다”
홍관희 교수: “대다수의 국민들은 북한이 핵을 쏘면 미국의 반격을 받아 완전히 무너질 것이므로, 김정은 정권이 차마 핵사용을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술적으로 핵사용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얘기 아닌가”
전성훈 前통일연구원장: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은 미국 하와이와 LA까지 사정거리를 두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은 북한에 핵을 발사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가 핵공격을 당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전술핵을 갖다 놓자는 것이다“
“북한과 스킨십 강도 높이는 시진핑, 목적은 한반도를 중국 영향력 아래 두는 것”
홍관희 교수: “시진핑이 생각하는 북한의 관계는 어떤가. 시진핑이 북한을 대미 앞잡이로 내세워 미국을 견제하려 할 가능성이 있지 않는지?”
문성묵 센터장: “중국의 목표는 대한민국을 미국의 영향권에서 중국의 영향권 내로 돌려놓는데 있다. 한미의 결속력을 이완시키려는 북한의 이해와 맞아떨어진다. 지금도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 시 주석의 방북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되면 다행이지만 그것과 다른 방향 일 것이다”
전성훈 前통일연구원장: “미·중 전쟁에서 북한이 어느 편에 서 있느냐가 중요하다. 중국으로서는 북한을 놓칠 수 없다.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북한의 핵은 서울과 워싱턴을 향하고 있어 중국이 할 일을 대신 해주고 있는 셈이다”
박휘락 교수: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해 남침계획 검토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대비를 해야 하지만 절대로 안한다. 우리 국민성이 그렇다. 임진왜란, 6.25 때도 다 이상 없다고 했다”
홍관희 교수: “지금 세계에선 AI(인공지능)를 이용한 로봇, 드론 등 신무기가 개발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AI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군사전략의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 분쟁에서 중국의 화웨이가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일삼는 데 대해 미국은 생사를 걸고 막아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미·중 패권전쟁을 기술 패권전쟁이라고 부르는 이유인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박휘락 교수: “화웨이에 관해서는 미중 간의 패권경쟁 차원에서만 분석하고자 하는데, 애당초 화웨이가 ‘백 도어(backdoor)’ 프로그램을 심어두고 사용자에 관한 모든 정보를 필요시에 활용하려고 시도한 것 자체가 잘못이고, 그러한 프로그램을 사용해서는 곤란하다. 하웨이를 미·중 패권 경쟁으로만 봐서는 곤란하다는 말이다”
“현재 미국과 중국이 대결하고 있는데 이것은 과거 미·소 대결과는 다른 점이 있다. 과거 미·소 대결은 강력한 핵무기를 가진 나라들의 대결이었다. 그러나 중국의 핵무기는 러시아에 비해 강하지 않다. 중국은 미국에게 있어서 과거의 소련만큼 강력한 군사적 상대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 미·소 대결과 달리 중국이 국지전을 사주할 가능성이 높다. 즉 중국은 미국의 힘을 소모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국지전을 유발시킬 개연성이 높다”
문성묵 센터장: “지난 1979년 중국은 미국과 수교한 이후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중국의 경제발전은 미국 덕분에 이뤄졌다. 미국은 중국을 도와주면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중국은 중화세계 질서를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경제발전에 기초한 군사력 강화시키고 있다. 미·중 패권 경쟁은 기술전쟁이다. 중국의 놀라운 발전에 미국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미·중전쟁은 길어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생각해봐야 한다”
“미·중 간 패권경재 속 한국은 동맹국 미국 편에 서는 과감한 선택해야”
홍관희 교수: “북한을 놓고 미·중 간 시나리오가 복잡하다. 북한 핵문제는 해답이 없다는 말이 회자될 만큼, 해결이 어렵다. 북한과의 협상은 전부 실패했다. 북한이 진실이 아닌 기만작전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앞으로 한국의 외교노선은 어떠해야 하는가”
박휘락 교수: “영국, 캐나다, 대만은 이미 화훼이를 보이콧하며 미국편에 섰다. 한국 정부는 중국을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다. 외교부장관도 한·미·일 3국 간 협력은 하지 않는다면서 일대일로에는 참여한다는 등 친중 노선을 선언했다. 그런데 실제로 한·중관계도 좋아진 것은 없다. 문재인 대통령도 최근 한중 문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어느 국가와도 확실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전성훈 前통일연구원장: “한국은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한다. 대한민국의 탄생 자체가 미국을 선택해서 얻은 결과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고민할 사안이 아니다. 미국을 선택해 나라를 지키고 이 원칙하에 중국과도 협력해야 한다. 미국과 같이 가면서 중국과 대응하고, 확고한 의식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성묵 센터장: “우리가 G20 반열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경제발전을 이룬 데는 미국과의 동맹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제발전은 자유를 누릴 기초다. 원칙과 사실과 가치에 입각해 결정해야 한다. 경제가 먹는 문제라고 한다면 안보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다”
“한국은 미국과 함께 자유민주라는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중국은 공산당 일당독재다. 현실적으로 중국은 우리 편이 아니라 북한 편이다. 하지만 한국은 미국에게 신뢰를 잃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한국을 압박하고 회유하면 끌려 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홍관희 교수: “아주 좋은 말씀을 집약적으로 해주었다. 한미동맹 중심으로 가야된다고 생각한다. 자유시장경제, 자유민주주의 가치가 중요하다. 한미동맹은 가치동맹이다. 중국은 조공을 대외정책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국가 이익 관점에서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은 한반도에 영토적 야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멀리 떨어져있고 영토적 야심이 없어 동맹국가로서 좋은 점이 있다. 한국은 미·중 간에 선택을 하는 쓴 약을 삼켜야한다. 중간은 없다. 한국은 중국의 도전을 막는 미국 주도 국제연합에 가담하는 쓴 약을 삼켜야한다”
[김진강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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